풀빛 그림 아이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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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합니다. 과거에는 동물의 '야생성' 때문에 무서워했다면, 엄마가 된 지금은 '책임감' 때문에 무섭습니다. 생명을 길러내는 존엄과 책임을 배웠기 때문일까요? 정이 드는 것이 무섭고, 책임을 다하지 못할까 무섭습니다. 종종 유기된 동물에 대한 뉴스를 보거나, '공장형 애완동물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사람의 잔인함에 대해 화가 나고 슬펐습니다. 언제인가 킨더랜드의 그림책 “63일”을 읽었을 때 아이에게 설명할 말이 없어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워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인간의 충직한 친구 '개'를 이야기한 그림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슬프고 먹먹한, 그래서 다 읽고도 마지막 장을 쉬이 덮지 못한 책입니다. '매미'와 '잃어버린 것'들을 출간하신 숀 탠 작가님의 신작, '개'입니다.

 

이 그림책은 참 특별하게도 글씨와 그림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어느 페이지에는 글씨만, 어느 페이지에는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일러스트는 장면의 변화가 크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인류의 역사를 다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늘 사람의 곁을 지켜온 충직한 친구임을 어린아이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전 페이지를 꽉 채우는 일러스트임에도 답답한 느낌이 아닌 잘 만들어진 필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같은 구도 위에 그려진 풍경의 변화, 개와 사람의 변화를 지켜보다 보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 이 책에 담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담담히 적인 문장들은 마치 나레이션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담담히 이어지는 문장들은 읽다 보면 눈물이 고이는데, 특히나 시간이 우리에게서 도망치는 듯하다는 작가의 문장은 책을 다 읽고도 덮지 못할 만큼 여운이 짙었습니다. 문장 안에는 인간과 개가 지나온 시간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우리의 미래에 개가 없다면, 공존해줄 동물이 없다면 어떡해야 하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공존'이라는 갈무리에 이 책을 넣은 것은 순전히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공존이라는 단어로 개들에게 '희생'이나 요즘 유행한다는 '추앙'을 강요해온 것은 아닌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 긴 역사 속에서 인간과 개는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에도 개와 인간이 공존하려면 인간이 이기심을 버리고 타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우리는 다시 걷고 있다.' 작가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우리가 걷는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잊지 않고 '우리'라는 단어 안에는 인간과 수많은 생명이 포함되어 있음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진짜 '공존'하기 위해 말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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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보건실 이야기
김하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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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예쁘다가 아닌 아름답다가 어울린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하나 밖에 없는 귀한 손이다. 하물며 꼼지락 꼼지락 무얼 배우는 아이들의 손은 두말해 무얼할까. 나는 오늘도 아름다운 손으로 아이들의 귀한 손을 치료한다. (p.94)

 

우리 꼬마는 종종 손가락에 알록달록한 밴드를 붙이고 온다. 워낙 오리고 붙이고 하는 만들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벤 건가 싶어 보면 거의 보이지 않는 크기의 상처일 때가 많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대부분의 어린이가 밴드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아이 유치원 보건 선생님은 거의 모든 아이가 선생님과 포옹을 하고 하원 할 만큼 인기가 많으셔서 의아했다. 담임선생님이나 도서관 선생님도 아니고 보건실 선생님이 왜 저렇게 인기가 많으시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 의문이 이 책을 읽으므로 풀렸다. 아이들에게 보건 선생님은 그냥 상처를 치료하는 분이 아니었다. 손이 벨 때의 놀람도, 친구가 밀친 상처도, 넘어지며 생긴 마음의 스크래치까지도 치료하는 분이었다. 치료받으며 마음을 터놓기에, 마음도 상처도 곪지 않게 돕는 분이었다. 

 

얼마 전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 이제는 학교에 '선생님' 반 '교육공무원' 반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분이 반, 그저 월급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반이라는 의미에서였다. 그러나 오늘 이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이 오만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다칠만한 것들을 찾아 행정실을 귀찮게 하는, 작가 같은 선생님들이 아직은 더 많지 않을까. 우리 아이의 친구들이 하원을 하며 선생님들을 안아주고 온다는 것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마음조차 내어주시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는 보건실은 정말 '피가 날 만큼' 다쳐야 가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의 아이들이 작은 상처에도 보건실을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봤다. 아이들이 상처 치료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인지, 마음을 터놓을 곳이 적기 때문인지. 이렇게 따뜻한 눈을 가진 선생님이 많기를 바라면서도,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어서 보건실에 가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의 맥락에서 말이다. 실제 글 속 '보낼 수 없는 아이'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집에 아무도 없어 일찍 학교에 와서 보건실에 누워야 했던 아이. 이런 아이가 전국에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니 코가 시큰했다. 

 

학교 창문에 들어온 햇살 같은 글에, 아이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일러스트를 더해, 마치 따뜻함 두 숟가락을 꿀꺽 떠먹은 듯한 이 책을 읽고 나니 온 마음이 따뜻해진다. 20년간 보건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상처와 마음을 치료해오신 시간이 따뜻해서 나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그가 만난 어떤 아이는 아직도 아프겠지만 대부분 아이는 괜찮아졌을 것이다. 그 '괜찮음'에는 분명 작가가 준 약과 마음이 함께 작용했음을 글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이라는 필터를 끼고 바라보기에 더 따뜻했을 아이들이다. 고운 눈으로 보았기에 고왔을 아이들임을 알기에 '학부모'의 마음으로 작가에게 고마움이 느껴진다. 우리 아이도 살아가며 늘 따뜻함 필터를 낀 선생님만 만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오늘은 작가의 글을 빌려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수 있기를. 그리고 아이들의 작은 아픔도 제때 발견해 도와줄 수 있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p.178)” 그리고 모든 아이가 보건실이든 가정이든 어느 한 곳에서라도 마음껏 아플 수 있는 곳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껏 아파도 되는 엄마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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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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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했고 좋은 피드백을 받을 일이 있다면 크든 작든 보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작은 보고가 쌓여 평판을 만든다.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추후에 착오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구나 이 정도쯤은 하는 일’이라고 여기지 말자. 칭찬도 셀프, 어필도 셀프다. (p.17)

 

'말'이 직업이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람을 보면 반사적으로 웃고 말끝에 'ㅇ'이 붙는다. 물론 그로 인해 오해를 받는 예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말투는 나에게 플러스가 되었다. 직접 겪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끄덕끄덕'을 참 많이 했다. 말을 하는 자체가 어려운 이들에게는 비법서가 되고, 선천적으로 말을 잘하게 타고난 이들은 '잘 전달하는 법'을 익히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기에 건강한 말이 자신감과 에너지를 채운다'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내 말을 내가 제일 먼저 듣는다는 생각을 왜 해보지 않았던 걸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이 듣는 말이기에 더 잘 말해야 하고, 더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말하면서 정작 나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것 같아 반성의 마음이 들기도 했고. 

 

이 책은 '업무적인,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말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열심히 일해놓고도 말주변이 없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이 책을 무조건 만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가까운 사이에도 적용이 가능할 이야기가 많았고 발성이나 톤을 훈련하는 법도 있어서, 일상생활에서도 '기품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나 거절의 비법은 여러 번 다시 읽을 만큼 유익했다. 말을 잘하는 사람도 거절은 어려운 법이고, 거절로 인해 관계가 악화하기도 하기에 더 실질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명하게 거절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삶은 우선순위를 정리해놓았을 확률이 크다. 한정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거절하지 않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무례한 것이다(p.104)”라는 부분을 읽으며 나에게 무례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앞으로 나에게 무례하지 않기 위해, 또 타인에게 무례하지 않기 위해 거절의 비법들을 열심히 공부해야지. 

 

소통은 결국 교감이다. 말을 잘한다는 건 혼자 청산유수 떠드는 게 아니다. 공을 던지고 받는 것처럼 대화도 잘 던지고 받는 게 중요하다. 말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차근차근 단어를 고르면서 자신의 호흡으로 이야기하면 된다. 경험치가 쌓이고, 말주변이 조금씩 늘다 보면 어느 순간 ‘좋은’ 스피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98)

 

좋은 말을 주면, 좋은 말이 온다. 좋은 내가 되면 좋은 네가 오는 것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말들이 긍정될수록, 내게 오는 것들도 긍정적인 것이 오지 않을까. 이 책에 담긴 수많은 긍정의 '핑'들이 많은 긍정의 '퐁'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부지런히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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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시픈 당신에게 - 늦깎이 한글학교 어르신들이 마음으로 쓴 시와 산문 89편
강광자 외 86명 글.그림 / 한빛비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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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글을 알아가던 과정을 오롯이 기억한다. 나는 그 흔한 ㄱㄴ도 가르치지 않은 엄마지만, 우리 아이는 책을 읽으며, 간판을 읽으며, 마트 전단을 읽으며 글씨를 배웠다. 자신의 이름에서부터 내 이름 그리고 가족들의 이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 등의 순서로 글씨를 익히고 거기서 또 다른 글씨를 확장했다. 어느 날 아이가 떠듬떠듬 한 권의 책을 스스로 읽어냈을 때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 손뼉을 쳤었다. 나? 아이고 말해 무얼 해, 엉엉 울었지.

 

다섯 살에 한글을 떼면서도 그렇게 그렁그렁한 눈이 되었는데, 칠순이 되어 한글을 배우면 어떤 기분이 들까. 과장을 조금 보태, 안 보이던 눈이 번쩍 떠지는 심 봉사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글을 배우는 게 눈이 떠지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누군지도 모르는 어르신들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이렇게도 눈물이 날 일인가. 나는 한장 한장, 그들의 글을 읽으며 글씨에도 눈물이 고이고 내용에도 눈물이 고였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얼마나 눌러쓰셨을지 알 것 같아서도 뭉클했고, 문장력 너머의 알 수 없는 감동에 찡했다. 

 

이분들은 보통 예순이 넘어서 글을 깨우치셨다고 한다. 모르긴 몰라도, 어린이들이 글을 배우는 과정보다 더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얀 도화지에 무엇을 그리는 것과 많은 것이 그려지고 구겨지고 굴곡진 종이에 무엇을 그리는 것이 어떻게 비교 거리가 될까. 사실 아이를 낳아 기르기 전에는 글씨를 모르는 기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를 보면서 글씨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구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막연히 생각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야 버스를 타고, 송금하는 '기본'이라 불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은 더 감동이다. 

 

일부러 맞춤법을 교정하지 않았다는 말도, 작은 떨림도 그림도 그대로 옮기고 싶었다는 말도 온전히 공감이 간다. 어르신들은 그저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쓰거나 그린 것뿐인데 그것을 읽으며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공부하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어르신들에게 비친 불평하는 나의 얼굴 때문일 것이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고 감사하지 않고 살아온 것 때문일 거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새삼 깨닫는다. 내가 받은 감동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데, 이 책의 문장들을 내가 발췌하여 기록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원문 그대로를 몇 장 옮겨본다. 부디 어르신들의 주름 하나하나에 새겨진 사랑이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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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
김재식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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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불안함에 휩싸여 잠시 쉬어 가더라도, 주저앉지 말고 걸어야 한다. 조금씩 천천히.남들이 어떤 모습으로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든, 비교하지 말고 내 시간을 내 속도에 맞춰 걸으면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길이 나타난다. (p.62) 


'사랑할 때 알아야할 것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등 1,000만 독자가 사랑하는 김재식 작가의 신작이 2년만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이 책을 받아들고 살피다가 프롤로그의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넌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p.7)” 사실 이 한 문장에서 이미 하루하루가 불안한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가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은 삶의 가치, 미래, 관계에 대해 한층 깊어진 사유의 감성이 담겨있어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았달까.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돼, 나는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까." 라는 작가의 말처럼, 스스로를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루하루가 살아볼만 하지 않을까. 오늘도 작은 고민들로 하루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로를 던져줄 것 같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스러운 분량도 아니다. 132편으로 나눠진 글들은, 132개의 진심이 담겨있어서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 제목도 내용까지 모두 잔잔하게 좋아서 마음이 따뜻했다. 


첫장에서는 스스로를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는 응원이 담긴 글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행복을 멀리에서 찾지 말라는 말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두번째 장은 자신을 더 사랑하게 하는 격려의 글이 가득했는데 단순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해와 공감을 얻었다. 행복의 방향을 바꾸면 더 행복해진다는 4장의 글도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3장이 마음에 닿는 글이 많았다. '빗방울은 살아남아 바다가 된다'는 말처럼 스스로 바다가 되기 위해 깊어지는 인간 내면의 모습을 느꼈다. 



방황해도 괜찮다. 인생은 길다. 꼭 어딘가에 닿아야 하는 건 아니다. 살아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 (p.24)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어려운 건 끊어내야 할 사람들을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한다는 건 단지 감정의 단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에게 불편함을 안겨주는 존재에게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는 일. (p.177)


사실 평소 역사서를 즐겨읽기에 머리가 쉬기 보다는 집중하며 읽느라 '공부하는 독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편안한 책을 읽으며 머리도 쉬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이 책은 모두에게 이런 느낌을 줄 것 같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에 뭔가 남기는. 꼭 어려운 책이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어휘가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자신도 정확히 모르는 단어를 억지로 사용하는 사람보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쉽게 바꾸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달변가라는 생각을 한다.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쉽지 않은 우리 마음을 술술 풀어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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