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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평점 :

열심히 일했고 좋은 피드백을 받을 일이 있다면 크든 작든 보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작은 보고가 쌓여 평판을 만든다.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추후에 착오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구나 이 정도쯤은 하는 일’이라고 여기지 말자. 칭찬도 셀프, 어필도 셀프다. (p.17)
'말'이 직업이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람을 보면 반사적으로 웃고 말끝에 'ㅇ'이 붙는다. 물론 그로 인해 오해를 받는 예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말투는 나에게 플러스가 되었다. 직접 겪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끄덕끄덕'을 참 많이 했다. 말을 하는 자체가 어려운 이들에게는 비법서가 되고, 선천적으로 말을 잘하게 타고난 이들은 '잘 전달하는 법'을 익히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기에 건강한 말이 자신감과 에너지를 채운다'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내 말을 내가 제일 먼저 듣는다는 생각을 왜 해보지 않았던 걸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이 듣는 말이기에 더 잘 말해야 하고, 더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말하면서 정작 나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것 같아 반성의 마음이 들기도 했고.
이 책은 '업무적인,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말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열심히 일해놓고도 말주변이 없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이 책을 무조건 만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가까운 사이에도 적용이 가능할 이야기가 많았고 발성이나 톤을 훈련하는 법도 있어서, 일상생활에서도 '기품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나 거절의 비법은 여러 번 다시 읽을 만큼 유익했다. 말을 잘하는 사람도 거절은 어려운 법이고, 거절로 인해 관계가 악화하기도 하기에 더 실질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명하게 거절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삶은 우선순위를 정리해놓았을 확률이 크다. 한정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거절하지 않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무례한 것이다(p.104)”라는 부분을 읽으며 나에게 무례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앞으로 나에게 무례하지 않기 위해, 또 타인에게 무례하지 않기 위해 거절의 비법들을 열심히 공부해야지.
소통은 결국 교감이다. 말을 잘한다는 건 혼자 청산유수 떠드는 게 아니다. 공을 던지고 받는 것처럼 대화도 잘 던지고 받는 게 중요하다. 말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차근차근 단어를 고르면서 자신의 호흡으로 이야기하면 된다. 경험치가 쌓이고, 말주변이 조금씩 늘다 보면 어느 순간 ‘좋은’ 스피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98)
좋은 말을 주면, 좋은 말이 온다. 좋은 내가 되면 좋은 네가 오는 것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말들이 긍정될수록, 내게 오는 것들도 긍정적인 것이 오지 않을까. 이 책에 담긴 수많은 긍정의 '핑'들이 많은 긍정의 '퐁'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부지런히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