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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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주머니에는 미술 도구값은커녕 일 원짜리 동전 한 닢도 없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그 믹서 또한 당신이 집을 비울 긴 세월, 가난할 수밖에 없는 아내가 괄시받지 않도록 남기고 간 배려였던 것이었다. (p.13)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하고(?), 심지어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도 '읽은 책' 목록을 작성할 때 꽤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진명'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살수' 등 요샛말로 저절로 '국뽕'이 되는 책들이 수두룩하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사실 내가 역사서를 좋아하게 된 까닭에도 그가 한몫했다. '황태자비납치사건'을 읽고 부들부들 떨며 이게 진짜인지, 몇 퍼센트나 진짜인지 묻는 내게 아빠는 “네가 역사책에서 찾아보는 게 더 재미있을걸?”하고 대답해주셨다. 그래서 역사서들을 찾아 읽었고, 읽다 보니 재미있어졌다. 출간된 그의 책을 모두 다 읽었다는 것은 그의 소설을 읽고, 역사서에서 그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여전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그의 에세이라니. 그런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꽤 많은 것을 얻는 나도 생각 부자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소탈한 인간적인 면모와 소설에서도 느낄 수 있던 강단과 소신을 모두 만날 수 있었는데 역시나 마음에 크게 남은 것은 독서를 대하는 그의 자세와 역사적 의식에 대한 소신이었다.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묶인 부분을 읽으며 내가 느낀 것은, 내가 그의 책을 처음 읽을 때보다는 많은 이야기에 대해 내 생각을 가지게 되긴 하였으나, 그런데도 여전히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많단 것이었다. 국·영·수에 밀려 역사가 찬밥신세가 되는 것이, 미래를 두고 볼 때 정말 괜찮은 것인지를 다시 고민하게 했다. 또 아이와의 역사 공부 계속 부지런히 해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있다는 것도 되새겼다.

 

무언가 고백해야 할 것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하는 것이 맞다. 다른 어떤 계산도 해서는 안 된다. (p.40)

 

세상에는 공부 잘하는 길 외에도 다른 길이 얼마든지 있다 생각했던 내가 삐삐에게 권해본 게 타인과의 소통이었다. 긴긴 세월 남과 소통하며 살아온 삐삐의 내면에는 실제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자신만의 어떤 세계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한다. (p.58) 

 

스스로 절실한 노력 없이 남들이 알아서 대접해 주기를, 우리를 대신해 외국의 학자들이 오롯이 밝혀내어 공정히 알려주기를 기대하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무엇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p.203)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숙제를 무사히 마치면 상으로 받는 이야기 한 토막이 바로 과거니까. (p.263)” 충실하게 하루를 살아야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그의 가르침을 다이어리에 옮겨적으며 생각해본다. 우리의 오늘도, 우리나라의 오늘도 충실히 살아내야 한다고. 나의 과거도, 나라의 과거도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으니 말이다. 물론 그 하루하루가 영광의 순간일 수는 없다. 책 제목처럼, 때로는 우리의 하루가 불행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불행도 충실히 살아내야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소설을 읽은 후처럼 마음이 묵직하다. 그는 무겁지 않은 문장과 이야기를 주었는데, 내 마음이 이렇게 묵직해진다. 그의 글은 언제나 그랬다. 이번에도 나는 그의 문장을 곱씹으며 마음의 묵직함을 스스로 하나하나 꺼내 보아야지. 그 시간을 통해 나는 조금 더 깊어지고, 자랄 테니 말이다. 

 

이렇게 숙고하는 시간을 선물해준 작가님과 이 책을 선물해주신 분께 감사를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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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2022.여름 - 53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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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맑고 또렷하다. 내가 그림책에 원하는 것은 실은, 세계의 불가능한 명료성에 대한 나의 갈증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가닿을 수 없는 어떤 정수.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경이로운 세계, 그 생의 초반을 온몸으로 부딪쳐서 살아내는 어린이라는 존재에 경의를 표한다. (p.64, 이수지 작가님) 

 

아마 나와 소통해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의 도서는 그림책이다. (두 번째가 역사서) 아가씨 때도 눈치를 보며 그림책을 야금야금 사 모으던 나였기에 (그림책이 아이들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나, 주 독자층이 아이들이기에, 왜 아이도 없으면서 그림책을 모으냐고 묻는 것이 싫었다) 엄마가 돼서 좋은 점 하나는,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그림책을 사도 된다는 거였다. 그리고 엄마가 되니, 거짓말처럼 그림책도 더 좋아지더라.

 

그런 나의 욕구를 가득히 채워준 책이 있었으니, 바로 자금과 모음의 53번째 계간지, '자음과 모음 53 여름호 - 그림책'이었다. 더욱이 올해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신 이수지 작가님의 이야기도 담겨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되기도 했고. 이지원 작가님의 말처럼, 언제인가 한국 그림책의 역사를 논할 때, 2022년에 출간되었던 '자음과 모음 그림책 호'를 참고할 수 있을 만큼 알찬 내용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언제나 그림책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워줬던 것처럼. 

 

 

부모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동안 저마다의 삶의 방식을 지지받았던 기억, 혹은 아름다운 시각예술 작품으로서 그림책을 발견하게 되었던 인상이 남아있을 것이다. (p.17, 김혜진)

 

드로잉은 연필이 선 하나 긋는 순간에 그릴 것과 그리지 않을 것을 결정하는 무수한 판단의 결과물이다. (p.59, 이수지)

 

그러니 나는 계속해서 책을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내용의 책, 귀중한 나무를 베어 만든 종이가 아깝지 않을 책. 의미가 있는 책. (p.103,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또 이 책을 통해 신인문학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도 있었다. 수상작품 자체도 너무 좋았으나, 심사평이나 수상소감도 꼼꼼히 읽었는데 한 심사평이 마음을 둥둥 울렸다. “좋은 작품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좋게 읽힌다. 하지만 그런 작품이라 하더라도 선호의 강도와 이유는 천차만별이다..(...)이토록 우연한 결과에 크게 휘둘리지 말고 자기 작품에 대한 믿음을 이어나가셨으면 좋겠다. (p.177, 조대한 문학평론가”)라는 말은 아마 수상자 본인뿐 아니라,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자신의 글을 부지런히 품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신념을 기억하게 하는 말이 될 것 같다. 아니, 최소한 나에게만이라도. 

 

묵직하고, 폰트도 작아 오래 읽었다. 긴 세월을 읽다 보니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도 꽤 걸렸다. 그런데도 한순간도 지겹다는 느낌이 없었고, 볼펜을 꼭꼭 눌러 글씨를 쓰듯 마음에 새겨진 문장들이 많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난 여름호였지만, 2022년의 여름도 참 좋았다고 기억될 좋은 시간을 더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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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첫번째 - 2022 시소 선정 작품집 시소 1
김리윤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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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를 굽고 있던 아저씨가 무심히 나를 쳐다보았다. 타코야키를 사려는 건가. 아저씨의 눈빛에 떠오른 질문이 훤히 보였다. 나는 일부러 타코야키 트럭 옆 호두과자 리어커로 걸어가서 호두과자를 샀다. 그렇게 엉뚱한 사람을 실망시켰다. (p.191)

 



2021년 봄부터 시작된 시소프로젝트는 사계절 동안 발표된 시와 소설을 선정하여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발해서 한번, 구성이 신박해서 한번 놀랐다. 이 책을 표현하자면, 어릴 때 선물 받던 과자 선물세트를 받는 느낌이랄까. 시와 소설, 그리고 인터뷰까지. 그런데도 어느 하나 가볍거나 부족하지 않아서 전혀 지루함 없이 휙휙 읽어졌다. 월간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작가님과의 인터뷰가 한층 더 짙은 느낌으로 담겨있었고, 시와 소설이 묘하게 콜라보되어 각각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내주는 느낌이었다. 이것도 부족해 작가의 인터뷰나 선정과정 등을 유투브로도 만날 수 있어 책이라는 한계를 넘어 움직이는 듯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처음 보는 단어들은 노트에 적어두었는데, 그중에는 입 밖에 내서도 안 되고 그 의미를 애써 찾아봐서도 안 되며, 떠올리거나 어른들에게 물어봐서도 안 되는 단어들이 있었다. (p.64) 


 

떡집에서 못 팔고 버린 딱 같은 하루. (p.169)

 


죽음과 생명이라는 게 아주 반대되는 개념인 것 같지만 동시에 공존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p.233) 

 


언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해. (p.294) 



 

 

섬세한 문장들을 시로, 소설로, 인터뷰로, 유튜브로 다양한 방향에서 만나며 앞으로의 우리 문학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변화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되었다. 늘 부족하지만,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서, 왠지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방향의 '읽는 즐거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선물이라도 받은 듯 부자 된 기분으로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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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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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안과 밖을 구별한다. 도루는 그때까지 밖에 있었다. 친해졌어도 경계는 완전히 풀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그날, 달라졌다. (p.77)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내가 감히 작가님들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나, 소설은 저명한 작가님들 책을 읽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로맨스 소설은 더더욱 읽지 않았고, 드라마도 거의 보지 않았었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가진 시간에 비해 읽을 책이 너무 많았던 것? 그러다 꽤 여유 있는 요즘, 그동안 읽지 않았던 소설들을 무지막지하게 읽었다. (이북 구독서비스를 늘 이용해왔으나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이기에 많이 이용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부지런히 이용 중이다.) 여전히 다른 책의 비중이 높고, 스포일러 없이 리뷰를 쓸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10대 이후, 소설의 매력에 다시 풍덩 빠져있달까. 

 

아마도 내가 읽는 책 중 가장 말랑말랑한 책이 아닐까 생각하는 오드리의 책들. 이번에 읽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역시 이미 3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이자, 영화화가 예정된 눈물 펑펑 쏟는 책이라고 하기에 냉큼 읽었다. 물론 나도 콧물을 훌쩍이며 읽었고. 이 도서의 전작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의 스핀오프로, 더불어 읽으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잊히지 않는 첫사랑 그리고 기억장애는 사실 드라마 등의 단골 소재라 혹 진부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으나, 작가 특유의 절절한 러브스토리가 살아있는 데다가, 번역이 매끄러워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는 점도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여름밤은 로맨스 소설이나 추리소설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겨울은 밤이 길고 쓸쓸해 로맨스도, 악몽을 꿀 추리소설도 적합하지 않다. (밤이 긴 겨울에는 대하소설이 짱이다.) 시즌에 적합하여 더욱 매력적인 이 책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될 만큼, 펑펑 눈물 한 번 쏟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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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한빛비즈 문학툰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쿠마 찬 그림, 양지윤 옮김, 크리스털 챈 각색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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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빨강머리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아니 좋아한다는 말도 부족하다. '사랑하는지'로 해두자.- 나와 소통해온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출간된 모든 빨강머리앤을 읽었고,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다. 책장 하나 전부 빨강머리앤으로 차 있을 만큼 나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글을, 빨강머리앤을, e로 끝나는 앤 셜리를 사랑한다. 그런 나를 닮은 까닭일까. 우리 집 꼬마도 어느새 5종류의 빨강머리앤을 읽었는데, 우리 꼬마가 '내가 만난 빨강머리앤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가한, 한빛비즈의 문학툰을 소개한다. 

 

만화책에 대해 색안경을 끼시는 분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잘 선별한다면 만화책은 책을 사랑하게 하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책에서 아동 문고로 넘어가는 중간, 학습만화를 들인 것도 이와 같은 생각에서였다. 덕분에 우리 집 꼬마는 그림책, 학습만화, 아동 문고까지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책쟁이로 성장하는 중이다. 원래도 책 자체를 좋아하는 녀석이지만, 문학툰 빨강머리앤을 10번 정도 반복하여 읽었다.  

 

사실 내가 읽으면서도 원작의 내용과 대화를 가장 잘 살린 그래픽소설이 아닐까 느낄 만큼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꼬마의 마음조차 이렇게 사로잡을 줄이야! 사실 그동안 한빛비즈의 교양툰을 예정해왔는데, 이번 빨강머리앤을 읽으면서도 '한빛비즈가 한빛비즈 했다'라고 여러 번 감탄했다. (재미에만 치우치면 부모님들이 싫어하는 책이 되고, 지식에만 치우치면 아이는 펼치지 않는 만화책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빛비즈는 그 경계선을 참 잘 넘나들며 완성도 높은 '만화'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내용도 원전에 가장 가까운데, 그림 자체도 너무 예쁘다. 빨강머리앤 원작 자체로 상상해보자면 오뚝한 코에 뽀얀 피부 반짝이는 붉은 머리칼이 결코 못났을 얼굴이 아닌데, 우리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앤~”에 너무 세뇌되어 그녀를 못난이로 표현해왔다. (빨강머리에 못생긴 애는 삐삐라고요! 우리 앤은 예뻐욧) 그런데 이 책에선 앤의 사랑스러움이 가득히 표현되어 있다.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 상상할 때의 천진함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그러면서도 익살을 가득 담아내어 군데군데 피식, 웃음이 나게 한다. (길버트 뚝배기 깨는 장면은 여윽시!) 

 

개인적 소망으로는 앤의 모든 서사가 이어져 출간되면 좋겠지만, 사실 이 한 권에도 대중적인 앤은 충분히 들어있어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한 권뿐이라 아이와 서로 읽겠다고 다투기는 했으나(?) 아마 한동안은 우리 집에서 길게, 사랑받게 될 것 같다.

 

어린 시절, 앤처럼 길에 이름을 붙여주고 사물 하나하나 다정하게 부르던 소녀 시절의 나를 소환하였고, 앤셜리에게 또 하나의 소녀팬(우리 꼬맹이)을 만들어준 두근두근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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