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이영주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도 선천적으로 부족하게 태어났다는 불평은 이제 그만하고 뭘 더 노력해야 하는지나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제 모습에 책임을 지려 노력해야지, 무작정 “난 원래 이 모양으로 태어나서 글렀어!”라고 한탄하며 선천적인 것만 탓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p.204)

 

본인이 자신과 사회적 기대에 맞춘 자신 사이에서 어느 쪽이 될지 결정하기 전에 진지하게 생각부터 해보자. 자신이 자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보다 주체적으로 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건지, 아니면 단지 사회에서 기대하는 역할이 되고 싶은 건지 말이다. (p.218)

 

 

늦은 밤,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을 펼쳤다. 수많은 청춘들이 전전긍긍하는 인생고민 32개를 문답형식으로 풀어간 책이기에 내가 청춘일지 아닐지 잠시 고민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매일 '나'를 고민하고 '내일'을 고민하지 않나. 그래서일까. 모두가 잠든 밤, 책 속에서 들은 심리학 수업은 내게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은 4개의 섹션, 32개의 질문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로 살기, 일터에서 나를 소모시키지 않기, 일상 속에서 원만하고 단단하게 살아내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기 등 수많은 사람이 일상을 살며 느끼는 고민들과 걱정을 잘 풀어준다. 그래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위로를, 어떤 페이지에서는 응원을 얻게 되더라. 인생에 대한 고민, 직장에 대한 고민, 사랑에 대한 고민, 자아에 대한 고민을 적절히 배치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위로와 응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양한 주제도 좋았지만 과학적인 근거, 심리학적 견해,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풀어주는 이론, 작가의 생각, 짤막한 조언 등을 적절히 배치한 점이 특히 좋았다. 과학적 근거가 많은 책은 지루하고, 조언이 많은 책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군더더기 없이 딱! 할만한 하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빨리 꿈부터 정하라고 닦달하는 사람들을 향한 쓴소리”와 “나 그대로의 나 vs 사회적 기대에 부합하는 나”편이었다. 얼마전 엄마와 나누었던 대화처럼, 결국은 자신이 바라던 길- 꿈을 향해 가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이야기가 담겨있었기 때문. '주변에서 자신에게 기대한 바를 이룬(p.207)'삶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p.206)'로 사는 삶은 슬프지않나. 그래서 “포부는 무조건 일찍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찾는 걸 멈추어서도 안된다(p.208)”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나도 자기효능감을 잃지 말아야지, 지금 이순간 만큼이라도 통제보다는 꿈을 조금 더 믿어주어야지, 여러번 생각했다. 

 

또 사회가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살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살지에 대한 내용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두 역할을 병행하다가 한쪽에 완전히 책임을 질 수 있는 순간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또 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는 서로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현생사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뉴스 등에서 '자신의 삶만 고수하는 과한 자유주의자'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n포'한 젊은이들'을 많이 본 탓인지 그 둘의 병행을 응원하는 글같아서 힘이 났다. 

 

“잠시 꿈을 이룰 수 없는 사람은 될 지언정, 꿈이 없는 사람은 되지 말자(p.213)”는 작가님의 조언은 책을 덮은 뒤에도 선명히 떠오르는 문장으로 남아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모의 남다른 질문력 -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7단계 질문법
정재영 지음 / 길벗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 아이가 “이 어려운 걸 엄마는 알아요?”라고 질문하면서 반격해도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말고 “엄마도 잘 모르는데, 같이 답을 찾아보면 되지 않겠니?”라고 대꾸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잇어요. 모든 답을 아는 척하는 부모보다는 노력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더 중요한 교훈을 줄 테니까요. (p.200)

 

 

언제인가 한 부모 강의를 갔을 때 강사가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시나요? 어떤 질문을 하시나요?”하고 물었다. 다들 대답을 하지 않자 '빨간 코트'를 입은 한 어머니를 지목했고, 그 어머니는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 “숙제했니?” 등의 대답을 하셨다. 나머지 엄마들도 대단한 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강사의 표정에서 그것을 바라는 질문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는 있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굳이 그런 표정을 지은 강사가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부모는 '확인을 위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질문 능력이 높지 않았기에, 그때 배워온 스킬을 여전히 활용해왔지만 이번에 읽은 『부모의 남다른 질문력』을 통해 더 좋은 질문, 아이의 생각을 깨우는 질문을 배워보았다. 

 

『부모의 남다른 질문력』에서는 아이의 기억력, 이해력, 활용능력, 분석력, 평가능력, 창의성, 성찰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질문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니, 많은 부모님이 읽고 도움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기억력을 높이는 질문'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고급 어휘를 사용해 지능을 높이는 방법, 범주화하기, 어휘력과 배경 지식 향상 등을 바탕으로 아이가 두뇌를 활성화하는 법에 대해 다룬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완벽하게 질문하는 것보다, 아이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혜롭게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즉, 부모가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아이의 생각을 깨워주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 두 번째 '이해력을 높이는 질문'을 읽을 때는 우리 집에서 하는 내용이 많아 복습하는 마음이 들었다. 낭독하기, 비유하기, 설명하기, 내용 구분하고 요약하기 등 독서를 하며 아이와 나누었던 대화가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활용능력'이나 '분석력'을 높이는 질문들은 철학적 사고를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이 많았다. 광고 비평하기, 실용적 교훈 찾기, 교과서 내용 반영하기, 유사성과 차이점 찾기, 인과관계 분석하기, 퀴즈 풀기, 추론하기 등 아이와 사고력을 높이는데 반영할만한 문장들이 많아 참 좋았다. 그 외에도 '평가능력' 높이는 질문 편에서는 진위확인, 잘잘못 평가, 비교평가 등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활동, '성찰 능력을 높이는 질문'은 메타인지 키우기, 감정인 지력 키우기 등의 훈련을 할 수 있는 제시어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도움을 얻은 부분은 '창의력을 높이는 질문'으로 스토리텔링이나 상상, 이야기 생산, 상상 질문 등 우리가 좋아하는 활동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질문들이 많아 좋았다.

 

아마 처음부터 이 책에 나온 대로 질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와 같이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면 분명 아이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부모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노력도 하는 것이 아닐까? 엄마가 말 한마디 바꾸면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그 말을 공부하지 않을 이유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곡자가 강조하는 듣기는 유하는 말에 대한 반응을 살핀다는 의미다. 또한, 남의 말을 제대로 들으면 기대한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먼저 상대의 마음을 안정시켜 왜곡되지 않은, 그야말로 진의를 알아낼 수 있다. 흔히 대화 중에 내 임의로 상대의 본뜻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을 보라는 것은 상대가 무심결에 드러내는 진짜 의미를 보라는 것이지 자기가 만든 왜곡된 형상을 보라는 말이 아니다.

또 하나는 듣는 상대를 신뢰할 수 있어야 말을 한다는 것이다. (...) 숲은 남에게 위험한 말을 전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숲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상대의 진심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p.48)

 

 

한때 '세상을 어지럽히는 책'이라 홀대받았던 『귀곡자』가 세상에 나왔다. 21세기에도 이 책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더라면 우리는 이 책을 만나지 못했겠지만,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나 외교, 군사, 경제 등의 내용을 풍부하게 담고 있기에 분명 취할 바가 있다는 평을 받는 것. 그러니 이 책을 읽을 때는,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뇌물과 매수 등의 내용은 배제하고, 기지 발휘 등 긍정적인 측면의 지혜를 선별하여 읽으면 좋겠다.

 

『귀곡자』는 크게는 4가지, 작게는 10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지는데, 작은 주제가 나누어 이해하기 더 좋다고 느껴졌다. 패합, 반응, 내건, 저희, 오합, 췌마, 비겸, 권, 모, 결이라는 핵심단어로 상황 분석하기, 진의를 파악하기, 마음 결속하기, 위험은 미리 제거하기, 방향 파악하기, 정보 우위 갖기, 상대 장악하기, 말을 힘을 이용하기, 사람 파악하기, 결단하기 등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실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언어 때문에 용어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과연 이런 술수를 배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는 변화가 빠른 현대에 적용할만한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읽으며 가장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은 작은 틈을 미리 막아야 한다는 '저희'라는 부분이었다. 틈이 생기는 조짐은 미리 발생하곤 하는데, 이 틈을 미리 파악하여 물리치거나 막거나, 돌려서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또 한 부분은 기쁨과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아무에게나 감정을 드러내는 과오를 하지 말라는 부분이었다. 최근 또 한 번 사람 관계에 대해 '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고민할 일을 겪었기에 이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즐거운 순간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힘든 순간에도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귀히 여기고, 감정이 격환 순간이라고 하여 속의 말을 다 꺼내지 말아야 함을 또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뛰어난 지혜도 쓰기 나름이라는 작가의 말을 마음에 곱씹어보며, 지혜로운 사람은 못되더라도 몽매한 사람은 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내 마음에 적극적인 (작가의 말대로 음흉한 모사가 아닌, 내 마음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는) 사람으로 살아보려 노력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받은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우리 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존중의 육아법
린다 해트필드 외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감이란 수도꼭지와 비슷하다. 서로가 열려 통하거나 닫혀 막히는 것이 그렇다. 서로를 바라보고, 애정 어린 말을 주고받고, 함께 어울리고, 아이에게 애정을 보일 때 우리는 아이와 교감하고 수도꼭지는 열린다. 잔소리를 하고, 언성을 높이고, 아이의 곁을 떠나고, 무시하고,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때리거나 벌을 내릴 때는 수도꼭지가 닫힌다. (p.75) 

 

 

이 책은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나의 기대감을 마구 자극했다. 요즘 육아서 제목으로 유행하는 “~잘하는 아이”, “~하는 아이”가 아니라 그저 “사랑받은 아이”라니. 사실은 이게 모든 것의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그렇게 만나게 된 『사랑받은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첫 장부터 끝까지- 인덱스가 덕지덕지 붙을 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랑받은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완전히 어린 아이 부모보다 나처럼 '사랑'과 '훈육', '교육'을 동시에 해야 하는 정도의 부모님들이 읽으시면 더 큰 도움을 받을 것 같다. 즉, 똥을 싸도 예쁜 아기일 때보다, 진짜 예쁜 모습도 다른 것에 가려 덜 예쁘게 바라보게 될 때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의 마음을 되새기고, 솔루션을 얻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이 책을 통해 보상과 벌에 대해, 아이의 정서적 욕구와 스트레스에 대해, 아이들의 감정에 관해 공부하고, 아이들의 기질이나 성향에 맞춰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을 배운다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잊고 사는 것들, 또 아이들을 공부시키느라, 훈육하느라 잊어버렸던 중요한 것들을 딱 집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인덱스를 붙이며, 최근 들어 가지고 있던 고민이나 앞으로 아이를 키우며 지키고 싶은 방향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칭찬에 관한 내용이었다. “칭찬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대가는 보통 외부적인 것을 의미한다. 심한 경우 중독과 유사할 정도로 칭찬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p.99)”라는 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부모의 칭찬 속에 부모의 욕구나 아이의 미래에 대한 욕심이 담기는 경우가 있어 그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깎아 먹을 수도 있다니! 적어도 '정상적 범위'의 부모는 내 아이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아서 칭찬을 해왔을 텐데 말이다. “칭찬보다는 격려”를 마음에 새기고, 용기와 격려를 해주는 엄마가 되도록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법에 관한 이야기도 무척 좋았다. 감정이 극에 달할 때 의도적으로 '멈춤' 버튼을 눌러 말을 참고 화를 참는 것, 감정의 정화를 위한 '심호흡; 을 하고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질문'하는 태도는 자기 조절력을 가진 부모를 유지하도록 돕기에 결과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긍정적인 감정을 가르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느껴진다. 그 외에도 부모가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 부모에게도 감정을 진정시킬 순간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것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배움을 얻을 수 있기도 했다. 

 

공감의 4단계에 관한 내용도 너무 좋았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감정 그릇이 되어주는 것, 감정을 구체적으로 꺼내 보는 것, 감정인정어를 활용하는 것 등, 내가 알던 내용을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이 책의 모든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육아법이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랑받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더 많이, 더 제대로 사랑하리라 다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씨가 감정에 주는 영향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햇빛이 자잘하게 나를 감싸는 날은 이유 없이 마음이 들뜨고, 온종일 비 오는 날은 이유 없이 울적해진다. 맑은 날에 울적해지면 날씨에게 미안해지기 마련인데, 비 오는 날은 울적해져도 날씨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또,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는 마음을 뻥 뚫리게 해서 시원하지만, 온종일 내리는 비는 마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제부터 날씨와 시간의 변화에 연연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 모든 날씨가 마음에 와닿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날씨에 민감해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비 오는 날, p.77)

 

 

읽고 나면 책꽂이에 정리하는 책이 있고, 다 읽고 나서도 넣지 못하고 늘 식탁에 두고 틈틈이 펼쳐보는 책이 있다. 아마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완전히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분명 다 읽었는데도 식탁 위의 책꽂이에 두고 오가며 펼쳐보게 되는 책.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의 저자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님은 『그림은 위로다』, 『미술에게 말을 걸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등 다양한 미술서를 출간하셨고, 나 역시 몇 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책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을 고를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일상과 그림을 나란히 투영해 보는 기분이랄까. 많은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예술적인 지식이 부족하기만 한 나지만, 그래도 예술을 가까이하고 싶고, 좋아하는 나에게 '그림'을 조금 더 가까운 대상으로 느끼게 하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해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미술을 감상하고 싶지만 어렵다고 느껴왔다면,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펼쳐보시길. 분명 당신도 '일출'과 '일몰'이라는 특별하고도 평범한 순간(생각해봐라. 분명 해가 지고 뜨는 것은 매일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인데, 우리는 그것들을 '느낄 때마다' 멋진 풍경이라고 말하지 않는가!)을 만나듯, 그림이 특별하고도 일상이 되는 순간을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마치 도시락처럼 그림 하나와 이야기 하나를 담아놓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는 것도 좋고, 그날그날 마음에 닿는 그림을 먼저 보아도 좋다. 나같은 경우는 전체를 읽고 난 후 식탁 위에 두고 오가며 넘겨보고 있는데, 때로는 가만히 그림만 바라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내용을 같이 만나기도 한다. 때로는 나는 어떨 때 오늘의 소중함을 떠올려보는지, 어떨 때 이해와 용서의 마음을 가지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커피 한잔을 마시다보면 나의 하루가 조금 더 풍요롭고, 내 생각이 조금 더 향을 가진다. 문득 작가님이 말하는 '그림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견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최근 내가 가장 자주 바라본 그림은 암브로시우스 보스샤르트의 <꽃다발>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 아래에 “죽음은 피할 수 없고 한 번뿐인 삶이니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적혀있는데, 우리 삶을 피고 지는 꽃에 비유한 것이라 더욱 마음에 닿는다. 이것이 부질없다는 것이 아닌,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삶은 한 번이니, 최선을 다해 피고, 행복하라고 풀이하는 것을 읽으며 그야말로 완벽한 비유가 아닐까 싶어지는 것. 

 

내일은 또 어떤 그림에 마음이 닿을지 모른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니. 다만 어느 페이지에 내 눈이 닿든, 그 그림마다 담긴 이야기가 나를 환영할 것이고- 나는 또 나의 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인생그림으로 하나의 작품을 고르지 못하면 어떤가. 오래도록 좋아한 사임당의 그림 말고도, 다른 그림들도 너무 좋으면 어떠한가. 매일 다른 그림을 야금야금 맛보며 사는 삶도 충분히 행복한 데 말이다. 작가님 덕분에 나도 나의 하루를 그림으로 시작하고 있어 참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