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행복이 어울려 - 얼렁뚱땅 흘러가는 내 인생에서 세심한 행복 찾는 법
세희 지음 / 은는이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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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는 웹툰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쪄면 그냥 책을 읽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웹툰이야, 하는 건방진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스민 장르 하나가 있었으니 “인스타툰”이었다. 웹툰보다 훨씬 짧은 분량, 최대 10페이지. 그래서 부담없이 휙휙 읽을 수 있지만, mz들의 감성대로 짧고 굵은 한방을 머금은 경우가 많았다. 세심일기 또한 나에겐 그렇게 한방의 “킥”같은 인스타툰이었다. 오늘 소개하는 책,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는 세희 작가님의 인스타툰, “세심일기”로 청춘들의 눈물과 웃음,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아닐까 싶다. 

 

유독 세심일기 같은 이야기들이 돋보이는 것은,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냥 내 이야기”같기 때문이다. 화려한 피드도, 자극적인 뉴스도 사실 우리의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그런데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딱 우리같다. 확신없이 흔들리고, 이불을 뒤짚어쓰고 울기도 한다. 때때로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보내기도 하고, 우연히 마주하고서도 의심하고 고민하느라 꽉 쥐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속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결정과 노력을 반복하는 모습도 담고 있어 짠하고 찡하다.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의 한페이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적은 에너지를 그런 곳에 허비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연스레 어른의 생존 방식을 터득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상관없다. 중요한 건, 모든 걸 해결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p.121)” 사실 이건 몇년간 이어온 내 마음같았는데, 마침 이렇게 한발 물러서 살아도 괜찮은지를 고민하던 즈음 읽게 되어 더욱 마음에 닿았다. 

 

아무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읽듯 가벼운 마음으로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만나보길 바란다. 아마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펼치면 어느 한페이지든 당신의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딱 오늘 필요한 만큼의 위로와 응원을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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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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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신이 내려주시는 햇살아래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p.249) 

그래, 진실을 덮어봐야 좋을 게 없겠지. (p.316)

 

 

며칠전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 요즘 책을 좀 덜 보는 것 같다?”

양적으로 따지자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질적으로 따지자면 전혀 아니올시다. 지난주부터 내내 소설로 탑을 쌓아 놓고 지내느라 여러 권을 소개하지 못했을 뿐이다. 어쩌다보니 며칠째 소설을 산처럼 쌓아놓고 있었는데, 어제 소개했던 "회생의 갈림길”과 “캐드펠수사시리즈”가 그것. 오늘은 그 중에서 『죽은 자의 몸값』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죽은 자의 몸값』은 캐드펠수사시리즈의 9번째 스토리. 북하우스 출판사가 강렬한 이미지로 제작한 표지 중 가장 끌려서 이것을 먼저 읽었는데, 읽는 내내 “와, 이게 어떻게 완간 30주년이나 된 문체고 스토리야”를 외치며 감탄을 거듭했다. 물론 당연히 캐드펠수사시리즈는 순서대로 착착 읽는 것이 가장 재미있지만, 이렇게 어떤 시리즈를 꺼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는 『죽은 자의 몸값』에서는 잉글랜드의 내전이 심화되고, 황후와 국황 세력이 충돌한다.  웨일스의 무리는수녀원을 약탈하려고 하나 오히려 포로를 남기게 되는데, 전쟁포로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사망사건까지 일어나며 결국 캐드펠이 등장하게 된다. 캐드펠수사시리즈 대부분이 사건과 인간내면을 고루 다루고 있지만 『죽은 자의 몸값』에는 그런 특징을 더욱 상세히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전이 심화된 상태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전쟁에 대한 묘사도 많고, 극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인상깊었던 것은 살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얼마 전 읽었던 “몬스터”에서도 피해자들 입장에서의 살인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는데, 『죽은 자의 몸값』을 읽면서도 그런 고민이 이어졌다. “살인은 살인이다. 하지만 목숨에 대한 빚은 목숨으로만 갚을 수 있다는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앨리스 일 터였다.(p.315)”를 읽으며 또한번 깊은 고민에 빠져야했다. 

 

『죽은 자의 몸값』를 덮으며 문득, 이런 고민이야 말로 캐드펠수사시리즈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중세를 배경으로, 살인과 사건, 인간의 탐욕과 삐뚤어진 가치관, 궤변과 신념 등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책이니 말이다. 어느새 캐드펠수사시리즈가 완간 3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러나 책 안에서는 그런 세월을 전혀 만나지 못한다. 당장 어제 쓴 책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치밀한 구성, 탄탄한 스토리와 전개는 독자의 마음을 여전히 쥐락펴락 하니 말이다. 전 세계의 독자들 마음을 쫀득하게 만들었던 캐드펠수사시리즈. 책 한권으로 중세의 영국으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그저 편한 자세로 앉아 『죽은 자의 몸값』를 펼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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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의 갈림길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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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은 잘못되었습니다.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렇게 해놓고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결국 아무 일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것도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일이 될 터였다. (P.118) 

 

 

최근 나를 꽁꽁 묶어둔 소설, 『회생의 갈림길』은 넷플릭스 드라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원작소설이라고 한다. 책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나 영화를, 절대 책보다 먼저 보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라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가 너~무 궁금해도 찾고 있던 나는 드디어 그 드라마를 볼 자격이 생겼다. 『회생의 갈림길』을 읽었기 때문. 그런데 사실 책 만으로도 너무 재미있고 몰입도 높아서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아쉬움이 없을 것 같다. 그만큼 『회생의 갈림길』은 몰입도가 높고, 긴밀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난 책 속 어딘가에서 등장인물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이 가을,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한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회생의 갈림길』이다. 

 

사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 되는 바람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 『회생의 갈림길』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원래 유명한 범죄소설 대가다. 나 역시 그의 소설 여러 권을 읽으며 매번 사건에 풍덩 빠지기도 했고, 과몰입하여 세상을 잠시 의심(?)하기도 했다. 이번 『회생의 갈림길』 역시 나를 풍덩빠지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점차 인간다운 면모를 갖춰가는 미키힐러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그가 억울한 감옥살이를 해결해주는 장면을 통해 속시원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회생의 갈림길』의 가장 큰 매력은 미키와 해리의 콜라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는 관찰력을 가진 해리 보슈가 협력하는데, 둘의 능력이 콜라보가 되며 독자들에게 더욱 긴장과 몰입을 안겨주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둘이 각각의 서사에서도 빛났지만, 이렇게 콜라보가 되니 더욱 재미있고 알찬 기분이 들었다. 

 

『회생의 갈림길』의 치밀한 스토리덕분에 꽤 두꺼운 책이지만, 끝까지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회생의 갈림길』이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 현실에서 먹는 고구마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수사상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권력의 부패를 덮기 위해,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덮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회생의 갈림길』를 읽으며 현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우리나라였다면 이런 상황이 어떻게 해결되었을지 상상해보기도 했다. 

 

『회생의 갈림길』은 읽자마자 이 책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고, 세게인들이 열광하는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한편,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탄환의 심판”, 시즌 2는 “다섯 번째 증인”, 시즌3는 “배심원단”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시즌4의 주인공은 『회생의 갈림길』가 되지않을까 생각해보며, 넷플릭스 시리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재미있게 보고계신 분들께 원작 소설도 무척 재미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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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숨은그림찾기 : 강아지 - 찾아도 찾아도 끝판왕 1000개 숨은그림찾기
양혜민.홍혜련 그림 / 한빛에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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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물놀이나 물총놀이, 여행 등으로 하고 놀 것이 많고, 가을에는 밖으로 나다니기 너무 좋아 소풍을 포함한 여러가지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그 다음은, 바로 겨울이다. 물론 겨울에도 눈썰매, 눈사람 등 하고 놀 것이 많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를 키워본 집은 안다. 콧물만 나도 못나가고, 한파만 와도 못 나간다. 또 밤은 어찌나 긴지! 그래서 준비했다. 밤이 길어질수록 꼭 필요한 집콕놀이템! 그 첫번째 친구는 『1000가지숨은그림찾기』 강아지편이다. 

 

한빛에듀의 『1000가지숨은그림찾기』는 바다도물, 강아지, 아이스크림, 탈것, 보물찾기, 몬스터, 고양이 등의 다양한 테마로 준비되어 있기에 아이의 취향을 저격하기 너무 좋고, 구성도 무척 좋아서 정말 숨은그림찾기 끝판왕이라는 말이 딱이다. 우리집도 다양한 숨은그림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1000가지숨은그림찾기』강아지편을 만났다. 아마 무슨 숨은 그림찾기에 “강아지 편”이라고 할만큼 거창한 제목을 붙이냐하겠지만, 『1000가지숨은그림찾기』는 정말 한 권이 통으로 테마를 가지고 있어 취향을 저격하기에 좋고, 주제에 맞춘 귀여운 일러스트가 가득해서 아이와 놀기 너무 좋다. 또 같은 그림찾기, 미로찾기 등도 군데 군데 등장해 정말 지겨울 틈이 없다. 또 이 모든 것에는 나이도가 표시되어 있어서 아이의 연령별로, 집중해야 할 시간별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 활용도 면에서도 훌륭하다. 

 

『1000가지숨은그림찾기』가 특히 좋았던 것은 한 페이지에 꽉 차는 크기로 온 가족이 들여다보고 할 수도 있어 가족게임으로도 손색이 없고 아이 혼자 하기에도 집중하기 더욱 좋다. 

 

우리 집은 외출 할 때 이런 책을 가방에 하나씩 넣어다니곤 하는데, 아이가 대기하는 시간이 생길 때 이렇게 간단한 놀이를 제공하면 엄마의 피로도도 줄어들 뿐 아니라 아이의 집중력, 관찰력 등을 키워줄 수 있어 아주 좋다. 더욱이 『1000가지숨은그림찾기』는 일러스트도 아주 예뻐 그것을 관찰하는 재미도 뛰어나니 꼭 한번 만나볼 것!

 

어느새 길어지는 밤, 추워지는 계절. 아이와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 또 집중력과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꼭 한번 『1000가지숨은그림찾기』를 만나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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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을 지켜라 - 제31회 눈높이아동문학상 판타지 동화 부문 우수상
김우주 지음, 김유대 그림 / 오늘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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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을 지켜라』? 오늘책의 신간, 『악당을 지켜라』는 제목부터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니, 악당을 왜 지켜? 쫓아내야 할 상대 아니야? 3학년에서 6학년,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소설이라 아이가 어려워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일단 제목 만으로도 아이의 관심을 끌었고, 익살 넘치는 일러스트 덕분에 분량이나 작은 글씨에도 신난 얼굴로 『악당을 지켜라』를 마주했다. 

 

『악당을 지켜라』는 눈높이 아동문학상에서 판타지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동물들이 주인공인 흥미로운 소재의 동화다. 『악당을 지켜라』에서는 동물들의 대장들이 모여 못된 짓을 하는 인간들을 심판하는 법이 재정되어 이야기를 펼친다. “악당” 동이 역시 이 심판의 대상. 하지만 “개를 가족으로 두고 있거나 구해준 적이 있는 인간에게는 변호견이 배정된다.”라는 특별조항때문에 동이는 개의 변호를 받는다. 우리의 “개”주연은 이런 고민을 무척 깊이 다루고, 이런 과정들은 동이이게 성장의 기회가 되어준다.  

 

『악당을 지켜라』는 제목과 일러스트 덕분에 가볍게 시작하는 동화다. 물론 문장력도 좋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어휘만 사용하기에, 폰트가 작은 편에도 술술 읽힌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읽힌 것에 비해 마음에 남는 것이 꽤나 짙다.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도, 우리가 주인이라 착각하지만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원래도 타인이나 자연에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하는데, 『악당을 지켜라』를 읽는 내내 의도하지 않아도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더라. 또 “거울형”이 있으면 못된 사람들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악당을 지켜라』의 참의미를 되짚어보기도 했다. 

 

의아한 제목, 익살스러운 일러스트, '오늘책리뷰터클럽'에 포함된 귀염둥이 인형까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고 남기는 것이 많은 동화책이란 생각이 들더라. 분명 다른 아이들도 『악당을 지켜라』를 읽게 된다면 다른 생명에 대해, 나쁜 행동의 책임감에 대해 더욱깊이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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