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심판 보랏빛소 그림동화 8
김지연 지음, 간장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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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책은 모든 아이들이 사랑할 것이다!

(라는 선언문으로 리뷰를 시작해보기는 또 처음이다.)

종종 아이의 책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개념을 입혀줄 수 있는 책이 아니고서는 정말 다양하게 읽어주는 편이기에, 나의 기준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가장 선호하는 분야는 창작동화, 글 밥보다는 숨은 이야기가 많은 그림책- 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아이는? 원래 우리아이는 따뜻한 내용의 그림책을 좋아했다. 엄마가 안아주거나, 꽃이 피거나 등의 감동적인 이야기. 하지만 아이의 취향도 바뀌는지, 요 근래에 와서는 웃긴 책들도 몹시 좋아한다. “파랑이 싫어뿌지직”, “드르렁은 완전히 외울 만큼 읽고 또 읽었다. (특히 북극곰 출판사의 드르렁은 좋아함을 넘어서 사랑하고, 중독 증세다.) 그런 아이에게 또 한 권의 웃긴 그림책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엉덩이심판

일단 표지부터 웃기다. 엉덩이가 심판을 보고 방귀와 똥이 싸운다. 아마 엄마들은 알 것이다. 소재부터 완벽하다는 것을. 우리 꼬맹이들은 똥, 방귀 이 소재만으로도 웃지 않는가! 더구나 똥과 방귀가 서로 더 잘났다며 싸우는 데 그 내용이 어찌나 웃긴지 엄마도 깔깔 넘어간다. 그렇다고 웃기기만 하냐? 아니다. 작가님은 어찌나 대단한지, 그 웃긴 싸움 사이에 똥이 왜 필요한지 방귀가 왜 필요한지 깨알같이 넣었다. 일러스트도 완벽하다. 간장이라는 작가 명처럼, 감칠맛이라도 내려 하셨는지 군데군데 숨은 그림이 더 재미있다. 똥과 방귀가 화해한 장면에서 엉덩이심판은, 휴지를 그곳에 끼고 있다!

엄마도 신나고 아이도 신나는 즐거운 책, 그리고 그 즐거움을 느끼며 아주 자연스럽게 인체의 신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는 아주 멋진 책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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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고 싶은 한국을 빛낸 위인들 -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CQ 놀이북
조아라 지음, 수아 그림 / 엠앤키즈(M&Kids)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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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마음을 해킹이라도 하는 것일까아주 오래도록 품어있던 의문 하나를 누군가 대신 해결해주었을 때 느끼는 기분이 바로 이런 마음일 것이다초등학교 시절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외우며왜 김구선생님은 없지허준김규식 선생님도 없네하고 고민을 했다어른이 되어서는 박태환이나 김연아도 한국을 빛낸 목록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아마 그것은 너무나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그래도 위인이 되려면 사후의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이 의문은 아이가 자라며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을 사랑하는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었다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또 있다고 생각하니 배시시 웃음이 난다.

 

물론 그녀와 나의 생각이 다 겹치진 않는다내가 위인으로 꼽는 이들 모두를 그녀는 포함하지 않았고(일부 포함), 그녀가 뽑은 위인 중 하나는 위인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내가 생각하는 위인이니 이상한 일도 아니고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각각의 위인들마다 간략한 설명과 그림을 그려놓아 아이와 하나하나 연계하여 읽기 좋을 것 같고,  위인전과 연계해서 나름의 책 한 권을 연결해보는 프로젝트도 좋겠다뒤에는 스스로 100명의 위인을 설정할 수도 있어서 더욱 좋은 듯.

 



단순히 놀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이렇게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책을 아이에게 안겨줄 때 아이는 한층 더 성장하고학습하게 되리라 생각한다언제인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모두 글로 쓸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면 아이만의 한국을 빛낸 00명의 위인들” 노래를 만들도록 해야겠다그렇게 외운 것들은 절대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테니아직 아이가 어린데도 위인전과 병행해서 읽으니 아이는 마치 재미있는 전래동화라도 읽는 듯 좋아했다몇몇 인물들의 위인전은 시중에 나와있는 게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부디 그런 책도 출간될 수 있기를!

 

초등학생 자녀가 있으신 분께 완전 추천하는 도서인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더하고 싶은 한국을 빛낸 위인들을 읽으며아이도 나도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

 

 

#한국을빛낸100명의위인들에게더하고싶은한국을빛낸위인들 #한국을빛낸100명의위인들 #조아라 #수아 #앰엔키즈 #책속구절 #책속의한줄 #책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리뷰 #리뷰어 #서평 #서평단 #책읽어요 #책으로소통해요 #북스타그램  #소통 #육아 #육아소통 #책읽는아이 #책으로크는아이 #찹쌀도서관 #딸스타그램 #책으로노는아이 #책속은놀이터 #찹쌀이네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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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발리에서 한 달 살기
김승지 지음 / 블루무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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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아이에게는 엄마 손 꼭 잡고 절대 떨어지지마” 라는 말 대신, “엄마가 지금 무서워서 그런데 엄마 손 좀 잡아주겠니” 라고 하면 아이들은 손을 절대 놓지 않는다고물론 엄마가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그러나 장기여행에서 아이는 훌륭한 동반자이자 친구가 된다. (p.83)



이 구절을 읽는데 눈물이 왈칵 솟았다아이의 온기가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나이기에아이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주기도 하는 철부지 엄마로써 가슴이 찡했기 때문이다이 문단에서 장기여행에서” 라는 말을 빼고 읽어보라그렇게 읽어도 충분히 말이 된다여행뿐 아니라 우리의 삶 역시아이는 분명 동반자이자 친구다아 문장을 읽은   후저자의 글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한층 따뜻하고 부드러움으로 느껴졌다.









-       몇 걸음 걷다가 간신히 머리만이라도 비를 피할 곳이 나타나 잠시 멈춰서 기다리기로 했다덩굴이 길게 내려앉은 좁은 도로에 라이트를 켠 차와 오토바이들이 씽씽 달리고 있었다플립플롭을 신고 간 탓에 두 발가락에 힘이 꽉 들어가고 다리 뒤쪽은 흙탕물이 튀어 엉망이었지만 매력 가득한 그 길은 너무 낭만적이고 멋있었다갑자기 내린 장대비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행복이 북받쳐 올라 조증 환자마냥 목을 젖히고 껄껄 웃어댔다여유로운 여행이 주는 우연이라는 선물장기여행의 이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p.158)




이 말 너무 좋다정말이지 나는 이 부분을 읽다 말고 혼자 소리 내어 이렇게 말했다생각해보라내리는 장대비를 맞아본 기억이 있는가있었다면 얼마나 과거의 일인가또 그 비를 맞으면서 웃은 적이 있던가특히 여행길 가운데서 멈춰서 비를 맞고 있다우리나라 사람들 여행 스타일에 가능한 일인가이 모든 물음에 대부분은 “no”를 택할 것이다그도 그럴 것이 많은 사람의 여행은 국내든 국외든마치 다시는 못 올 테니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고 갈 것이라고 다짐이라도 한 듯 꽉꽉 채운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그 공간을 즐기기보다는 인증샷만 찍고 돌아서는 것이 흔한 일이다아이가 없을 땐 나도 그랬다이 타국을 언제 또 오겠냐며혹은 이 지역을 언제 또 오겠냐며 꽉 찬 일정을 힘겹게 소화했다그래서 돌아보면 그 장면만 마음에 남을 뿐그날의 감상이 남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는 완전히 그 곳을 즐기고마음을 그대로 남겨두고 온 이야기다어쩌면 이게 진짜 여행이다그들이 나눈 대화처럼정말 3 4일이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행복이었을 테다그래서 더욱 특별한 문장으로 느껴졌다.










최근 아이를 데리고 영덕여행을 갔다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해맞이공원을 다 걷지도 못했고해변도로 길을 완주하지도 못했다그럼에도 우리는 느리게 걸으며 비 오는 바다를나무 위의 달팽이를 구경했다아이는 우산을 쓰고 뛰어들어간 목공 체험장이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했다아이가 만든 것은 평소에도 몇 번이나 만든 평범한 목걸이였음에도아이는 비오면 뛰면 안 되는데엄마가 뛰었어요나 비 맞아봤어요” 하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자랑도 했다고.  아이의 말에서도 행복의 포인트를 엿볼 수 있다원래는 뛰면 안 되는 걸 알지만엄마랑 해서 좋았다는 것원래는 맞으면 안 된다고 하는 비를엄마랑 맞았다는 것.










이 쨍한 색감의 책에서(사실 책으론 흔치 않은 형광 표지다.) 난 파스텔톤의 햇살을 얻은 기분이다그 끈적한 더위의 더운 나라” 소식이 아닌바스락대는 호텔 침구에서 느끼는 햇살 같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물론 나는 당장 발리를 여행할 계획이 없어 감상적인 포인트로 이 책을 읽었으나만약 당장 발리를 여행할 사람이라면 정말 다양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을 책이다발리 유명 학교의 서머스쿨 입학정보부터예산이나 숙소 등의 이야기와 마켓이나 약국 등의 생활정보서핑 등의 즐길 거리요가나 마사지 등 엄마를 위한 정보까지 꽉꽉 담겨있기 때문이다한 달이 아니라 단순히 여행을 가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가며 필요한 정보든 다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문득아이와 이렇게 훌쩍 한 달을 떠날 수 있는 여유가 부럽다이 부러움에는 시간적 여유나 금전적 여유 등이 다 포함되어 있지만그럼에도 가장 부러운 것은 그들의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아무리 돈이나 시간이 있어도마음을 낼 수 없는 자는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와발리에서한달살기 #김승지 #300만원 #블루무스 #앤의서재 #책속구절 #책속의한줄 #책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리뷰 #리뷰어 #서평 #서평단 #책읽어요 #책으로소통해요 #북스타그램  #소통 #육아 #육아소통 #책읽는아이 #책으로크는아이 #찹쌀도서관 #딸스타그램 #책으로노는아이 #책속은놀이터 #찹쌀이네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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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이로 키우는 엄마들의 비밀 수업 -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부자로 키운다!
앤디 림.윤규훈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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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는 먹고 사는 문제로 인생입니다. 인생은 편하게 살 수도 있지만 이보다 좀 더 불편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 진로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꿈을 실현할 방법이며 삶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p.61)

이 책의 리뷰를 적기 전에 하나 밝혀두자면, 나는 아이가 꼭 금전적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읽지는 않았다. 사실은 표지에 적힌 부모가 먼저 인식하지 못하면, 내 아이가 다른 아이의 수단이 되고 만다는 자극적이고도 두려운 멘트 때문이었다. 과연 이 멘트 앞에 아무렇지 않을 부모는 몇이나 될까. 물론 진짜 부자 아이로 키우기 위해 이 책을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은 두려움에 이 책을 집어 드는 이도 적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는 어떤 파트는 매우 관심이 갔고, 어떤 파트는 부담스러웠다. 읽기 힘겨웠던 파트는 돈맥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었고, 통찰력에 관한 부분은 관심이 갔다. 어느 책이든 독자에 따라 다른 문장이 마음에 남고, 다른 감상을 남기는 것이기에 혹 내 지인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 책에 대해 한번쯤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

-       부모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과거의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교육을 가르치려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변화되고 있는 사회를 가르치며 미래학에 눈길을 돌려야 합니다. (p.74)

-       세상 모든 아이들은 사랑 받아야 하고, 머리 또한 좋습니다. 물론 입시 공부에 맞는 천재는 아닐 수 있어도 각자의 개성대로 자신의 분야에서는 천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75)

사실 이 파트를 읽으면서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아이는 사랑 받아야 할 존재라는 문장 뒤에 왜 부자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행복하게 살 달란트를 품는다는 말이 붙어야 하는지도 고민스러웠고, 미래지향형 공부를 통해 돈맥은 잡을 수 있겠지만, 과연 그것만이 전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백 년이 지난 고전에서도 우리가 배우는 것은 분명이 있고, 부자의 여부와 행복의 여부가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도서의 앞뒤 문맥을 통해 저자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음을 이해하였으나 다소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장 좋은 것은 본능을 넘어서 습관을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입니다. (p.129)

-       경험을 하되 어떤 경험을 얼마만큼 깊이 있게 했느냐가 중요하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으며 앞으로 어떤 것을 계획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p.130)

이 부분은 마음에 남는 것이 많았다. 아이들의 진짜 적성을 찾고,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계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뒤 편에도 아이들의 역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준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부자라는 단어는 금전적으로 풍족한 사람을 의미하기는 하나 사회적인 개념 상 무엇이든 많이 가진 사람으로 통하기도 한다. “표정부자는 표정이 풍부한 사람으로, “웃음부자는 잘 웃거나 웃을 일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듯 말이다. 이 책도 그렇게 다양한 부자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입시 부자, 인성 부자, 역량 부자, 경험 부자, 용돈 부자, 인맥 부자, 창의력 부자 등 말이다.

부모마다 내 아이가 어떤 부자로 살길 바란다는 마음의 기준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오늘 이 책을 통해 내 아이가 더욱 행복 부자”, “경험 부자”, “창의력 부자등으로 자라주길 바라게 되었다. 아이의 지속적 발전과 역량을 키워준다면 분명 다른 것도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오늘의 당신은 자녀에게 어떤 부자 이길 바라는가? 부디 그 바램이 욕심이 아닌 실현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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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가 그렸어,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김진형.이현주.신동원 지음 / 로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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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질문을 했다는 것은 그것에 관심이 있다는 뜻입니다. 누구나 관심 없는 것보다는 관심 가는 것을 더 빨리 배웁니다. 아이가 질문을 했다는 건 새로운 것을 가르칠 좋은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p.68)


아마, 이 그림을 모르는 엄마들을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심플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많은 엄마들을 울고, 웃게 하는 딸바보가 그렸어”. 나 역시 그라폴리오를 통해 이 작가님의 그림을 꾸준히 봐왔고, 친구들이 딸엄마, 딸아빠가 될 때마다 <딸바보가 그렸어>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를 선물했다. 또 그렇게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마다, 나도 책장에서 그 두 권을 다시 꺼내 앉아 읽으며 또 웃고, 또 울며 하루하루 조금 더 견고한 엄마가 되어갔다. 참 신기하게도 김진형 작가님은 매년, 우리아이의 생일 즈음마다 책을 한 권씩 내신 덕에, 작가님의 책도 3, 우리아이도 36개월이 되었다. 나도 36개월차 엄마가 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이도 나도 저마다의 속도로 잘 자라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       겁이 많은 아이는 잠이 들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좋아하는 인형, 담요 등을 곁에 두어 안정감을 갖도록 돕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고 겁주지 마세요. 겁먹고 불안한 아이는 잠을 못 잡니다. 잠자리에 누운 아이에게 사랑해하며 안아주세요. 잠들기 전 10,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주세요. 부모에게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p.133)

이 문단을 읽을 때,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는 듯 마음에 포만감이 느껴졌다. 아이가 잠들기 전, 그 거룩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잘 알기에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오디오북을 듣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엄마랑 놀이한 것을 떠올리며 깔깔깔 웃는 그 시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그렇게 보낼 수 있을지, 몇 년이 더 지나면 아이가 엄마 방에 가서 자라며 날 떠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이 최대한 늦게 오기를- 부디 오래오래 아이를 안고 잘 수 있기를 기도해봤다.

-       부모가 보기에는 정말 쓸모 없는 것 같아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것일 수 있습니다. 다 해진 담요 한 장이 아이에게는 마음에 안정을 주는 중요한 대상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물건을 버리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버릴 물건과 남길 물건을 구별하면서 범주화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무조건 자기 것을 고집하는 소유욕을 극복했을 때 합리적 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버릴 물건을 스스로 결정하며 자율성과 자기 유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p.177)

나는 아이의 의견에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그러지 못해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적이 있다. 아이가 꽤 자라 더 이상은 미끄럼틀과 볼 풀장이 필요 없다고 여긴 나는 지역 맘카페를 통해 다른 아기에게 물려주었다. 물론 그것을 분해하고 닦는 내내 아이에게 이제 많이 커서, 작은 동생에게 줄 거야. 괜찮지?” 하고 물었을 땐 분명 . 언니라서 줄 수 있어라고 하던 아이가 막상 낯선 사람이 그것을 들고 가니 거실 한구석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그 사람이 나가고 문이 닫히고 나자 아이는 소리 없이 울었다. 아차, 너에게 소중한 미끄럼틀과 이별할 시간을 주지 않았구나. 후회해봐야 이미 지나가버린 일.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다음엔 절대 너의 것을 엄마마음대로 처분하지 않으리라고. 이 책을 진작 읽었더라면 아이에게 그런 상실감을 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나는 너무나 부족한 엄마라, 이렇게 책을 보고 반성하고는 돌아서면 또 무엇인가 하나 부족한 점을 발견해내고 만다.

-       아이가 자기 마음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친구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가 봐. 친구한테 양보하고 싶어? 아니면 기다리라고 할까?” 아이에게 선택권을 넘기고 기다려주세요.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충분히 마음을 표현하고 자기 주장을 하려면 엄마의 믿음직스러운 응원이 필요합니다. (p.245)

이 장은 나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걱정과 똑같기도 했고, 내가 우려하고 있던 부분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문장을 소리 내서 읽어봤다. 잊지 않고 싶어서 진짜 기억하고 싶어서 여러 번 반복했다. 부디 내 아이의 마음을 모르는 바보 같은 엄마가 되지 않기를, 아이가 착하지 않고 싶은 순간, 엄마에게만은 그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도록, 나는 우리 아이 그 자체를 응원해주고 싶다.

40개의 고민과 솔루션 중에 어떤 문장이 당신의 마음을 잡을지는 모르겠다. 정말 단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도 있을 수 있고, 40개의 고민 모두에 공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 나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 순간마다 다른 문장이 마음에 닿게 될지도 모르고. 그러나 분명,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고민하는 순간은 때때로 찾아온다. 어떤 고민은 너무 쉽게 해소되지만 어떤 고민은 지인들의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들에게 육아서가 필요하다. 아기에서 유아혹은 어린이가 되었다고 더는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이의 크는 속도에 맞는 육아서가 꼭 필요하다. 아이는 끊임없이 자라고, 매일매일 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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