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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가 그렸어,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김진형.이현주.신동원 지음 / 로지 / 2019년 6월
평점 :
아이가 질문을 했다는 것은 그것에 관심이 있다는 뜻입니다. 누구나
관심 없는 것보다는 관심 가는 것을 더 빨리 배웁니다. 아이가 질문을 했다는 건 새로운 것을 가르칠
좋은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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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그림을 모르는 엄마들을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심플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많은 엄마들을 울고, 웃게 하는 “딸바보가 그렸어”. 나 역시 그라폴리오를 통해 이 작가님의 그림을
꾸준히 봐왔고, 친구들이 딸엄마, 딸아빠가 될 때마다 <딸바보가 그렸어> 와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를 선물했다. 또
그렇게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마다, 나도 책장에서 그 두 권을 다시 꺼내 앉아 읽으며 또 웃고, 또 울며 하루하루 조금 더 견고한 엄마가 되어갔다. 참 신기하게도
김진형 작가님은 매년, 우리아이의 생일 즈음마다 책을 한 권씩 내신 덕에, 작가님의 책도 3권, 우리아이도 36개월이 되었다. 나도 36개월차
엄마가 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이도 나도 저마다의 속도로 잘 자라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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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은 아이는
잠이 들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좋아하는 인형, 담요
등을 곁에 두어 안정감을 갖도록 돕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고 겁주지 마세요. 겁먹고 불안한 아이는 잠을 못 잡니다. 잠자리에 누운 아이에게 “사랑해” 하며 안아주세요. 잠들기
전 10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주세요. 부모에게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p.133)
이 문단을 읽을 때,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는 듯 마음에 포만감이
느껴졌다. 아이가 잠들기 전, 그 거룩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잘 알기에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오디오북을 듣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엄마랑 놀이한 것을 떠올리며 깔깔깔 웃는 그 시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그렇게 보낼 수 있을지, 몇 년이 더 지나면
아이가 엄마 방에 가서 자라며 날 떠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이 최대한 늦게 오기를- 부디 오래오래 아이를 안고 잘 수 있기를 기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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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보기에는 정말
쓸모 없는 것 같아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것일 수 있습니다. 다 해진 담요 한 장이 아이에게는 마음에
안정을 주는 중요한 대상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물건을 버리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버릴 물건과 남길 물건을 구별하면서 범주화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무조건
자기 것을 고집하는 소유욕을 극복했을 때 합리적 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버릴 물건을 스스로
결정하며 자율성과 자기 유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p.177)
나는 아이의 의견에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그러지
못해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적이 있다. 아이가 꽤 자라 더 이상은 미끄럼틀과 볼 풀장이 필요 없다고
여긴 나는 지역 맘카페를 통해 다른 아기에게 물려주었다. 물론 그것을 분해하고 닦는 내내 아이에게 “이제 많이 커서, 작은 동생에게 줄 거야. 괜찮지?” 하고 물었을 땐 분명 “응. 언니라서 줄 수 있어” 라고 하던 아이가 막상 낯선 사람이 그것을
들고 가니 거실 한구석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그 사람이 나가고 문이 닫히고 나자 아이는 소리 없이 울었다. 아차, 너에게 소중한 미끄럼틀과 이별할 시간을 주지 않았구나. 후회해봐야 이미 지나가버린 일.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다음엔 절대 너의 것을 엄마마음대로
처분하지 않으리라고. 이 책을 진작 읽었더라면 아이에게 그런 상실감을 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나는 너무나 부족한 엄마라, 이렇게 책을 보고 반성하고는 돌아서면
또 무엇인가 하나 부족한 점을 발견해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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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기 마음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친구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가 봐. 친구한테 양보하고 싶어? 아니면 기다리라고 할까?” 아이에게 선택권을 넘기고 기다려주세요.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충분히 마음을 표현하고 자기 주장을 하려면 엄마의 믿음직스러운 응원이 필요합니다. (p.245)
이 장은 나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걱정과 똑같기도 했고, 내가 우려하고 있던 부분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문장을 소리 내서 읽어봤다. 잊지 않고 싶어서
진짜 기억하고 싶어서 여러 번 반복했다. 부디 내 아이의 마음을 모르는 바보 같은 엄마가 되지 않기를, 아이가 착하지 않고 싶은 순간, 엄마에게만은 그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도록, 나는 우리 아이 그 자체를 응원해주고 싶다.
약 40개의 고민과 솔루션 중에 어떤 문장이 당신의 마음을 잡을지는
모르겠다. 정말 단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도 있을 수 있고, 40개의
고민 모두에 공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 나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 순간마다 다른 문장이 마음에 닿게
될지도 모르고. 그러나 분명,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고민하는
순간은 때때로 찾아온다. 어떤 고민은 너무 쉽게 해소되지만 어떤 고민은 지인들의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들에게 육아서가 필요하다. 아기에서
“유아” 혹은 “어린이”가 되었다고 더는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이의 크는 속도에 맞는
육아서가 꼭 필요하다. 아이는 끊임없이 자라고, 매일매일
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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