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심은경 지음 / 담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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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고난 앞에서 무너지고 그 자리에 주저앉지만, 회복 탄력성이 있는 사람은 그 고난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가시가 박히고 깨질 때마다 아프지만, 그 아픔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 단순한 기억력 덕분에 나는 오히려 더 빨리 회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즐겁게 일하며 내 일을 사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단순함을 무기로 삼아 계속 나아가고 싶다. (p.180)

 

 

사실 따지고 보면 “시작”은 동사인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짐은 내 머릿속의 시작은 그저 “출발점”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데도 놀라웠던 깨달음으로 펼친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를 읽으며, 심은경 작가에게는 정말 시작이 동사구나,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안주하지 않고 늘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 그것이 작가님에 대한 총평(!)이다.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는 짤막한 에세이들의 모음이다. 그런데 단순히 에세이라고 말하기에는 장마다 담긴 메시지가 무척 명확하다. 그래서 “처방전” 같다. 가령 첫 장에서는 스스로를 응원하는 방법들이 담겨있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고,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존감의 의미를 잘 짚어준 것. 자존감과 자기애를 혼동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결과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변하는 일이 없다. (p.38)”라고 자존감을 정의해두었다. 이 문장이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고,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은 역시나 “자신”임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의 기반 이야기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작가가 꿈을 향해 성장하는 과정들을 기록해두었는데, “해보지 뭐!”의 마음으로 여러 가지에 도전할 수 있는 작가의 모습이 신선하고 멋있게 느껴졌다. 영어 강사, 책방주인, 1인 출판사까지. 수많은 도전을 차근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감동도 조금 느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에서 가장 마음에 닿았던 것은 네 번째 장이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도 인상적이었고, 나답지 않은 것에 목숨 걸지 말자는 것은 강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결국,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기대나 기준에 얽매여 숨 막히는 삶을 살기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본질을 발휘하며 사는 것이 더 의미 있다. 나답지 않은 것에 집착하는 것은 스스로 힘들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이다.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나를 만드는 길이며,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p.161)”라는 문장을 읽으며,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내게 흡족한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 생각했다. 

 

어느 책에서 사실 돌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은 잔잔한 파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큰 파도에서는 오히려 돌들도 떠올랐다 가라앉지만, 잔잔한 파도에서는 서로들 부딪히며 둥그러진다고. 이 책은 그렇게 스스로 쉼 없이 잔잔한 파도로 자신을 다듬어온 힘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래서 독자도 이 책을 통해 나를 둥글게 다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래도 이 책의 리뷰는, 책의 마지막 줄로 마무리함이 합당할 것 같다.

“결국, 내가 얼마나 뜨겁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일을 즐기며 얼마나 깊이 고민하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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