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천리 동행만리 - 한국콜마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인문경영
윤동한 지음 / 가디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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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은 반드시 드라마틱한 사건과 함께 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날 그야말로 갑자기 예기치 않은 만남을 통해 우연히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큰 경험이나 사건만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기 쉬운데 이는 자칫 잘못하면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흘려보내게 합니다. (P.19) 

 

 

솔직히 윤동한 회장의 책이라는 말을 듣고도 윤동한 회장님이 누군지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우보천리 동행만리』라는 제목에 끌려 이 책을 펼쳐 들었고, 책을 읽은 뒤에야 우리가 익히 하는 수많은 브랜드가 윤동한 회장의 한국콜마에서 나온 제품임을 알게 되었다. 

 

『우보천리 동행만리』.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 함께 만 리를 간다라는 의미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의 신조였던 「우공이산」과 꽤 닮아있는 모습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윤”이 목적인 기업에서 정말 느리게 같이 가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우보천리 동행만리』를 읽으며, 설사 한국콜마에서 『우보천리 동행만리』가 시행되지 못하더라도 이 생각만큼은 우리에게도 가르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성과에만 신경쓰느라 우리 손으로 밀쳐냈던 정도를 회복해야 할 때(P.5)”라는 말이 요즘처럼 닿는 시절이 또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경영인은 아니지만, 나에게 도움 될 것들을 잘 담아두자 생각했다. 

 

 

 

포기하는 삶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사람은 일정  부분 가난한 저금통을 옆에 꿰차고 있어야 삶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할 진정으로 겸손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쓸모있는 가치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P.42)

 

 

가치경영, 사람경영, 독서 경영, 역사경영으로 나뉘는 『우보천리 동행만리』는 평소 내가 가진 생각과 비슷한 결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더 마음에 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윤동한 회장이 독서에 대해 가진 생각은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언어화가 몸에 밴 사람은 자신이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에 불필요한 감정을 싣지 않습니다. 언어화라는 것 자체가 자신의 정상을 만들고 정제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P.183)”이라는 말에 나도 언어를 더욱 귀히 사용하는 사람, 잘 언어화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역사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도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 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실 『우보천리 동행만리』를 읽기 전에는 경영에 관련된 이야기만 담겨있어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히 이 안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것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물론 34년간 경영을 이어오며 3조의 신화를 써온 경영철학도 무수히 들어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마음가짐과 더불어 개인이 삶을 살아가는데 유념했으면 좋은 이야기들도 여러번 등장했다. 그래서 이 책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주들에게도 좋겠지만, 삶의 전환점에 있는 이들에게도 묵직한 깨달음을 준다. 어느새 마흔, 이제 더이상 적지 않은 나이지만 『우보천리 동행만리』를 읽는 내내 '천천히, 하지만 꼼꼼히' 살아가는 단단한 마음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지금을 그저 부지런히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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