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 당신이 몰랐던 반쪽짜리 한국사
최중경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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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의 수명이 길었다고 해서 조선의 시스템이 훌륭했다고 자랑하는 이들도 있는데, 개인이 오래 살았으니 무척 행복했을 거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의 논리 미약이다. 기업의 혁신도 마찬가지다. 기업 활동의 결과치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개선될 전망이 없으면 즉시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살 수 있다. 회계가 투명하지 못해 이익을 자의적으로 부풀리기 시작하면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 (P.148)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자라나는 세대의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을 흐리게 해 그들이 지도자가 되어 동일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때 실패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P.226) 

 

 

학생 때도 한국사를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아무래도 진짜 한국사에 빠지게 된 것은 성적과 무관한 신분이 되고 나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한국사를 조금 더 깊이 읽고, 배우기 시작하며 내가 느꼈던 것은 '깨달음의 기쁨' 등이 아닌 '혼란'이었다. 과연 내가 교과서에서 배운 것은 얼마나 진실일까, 몇 %나 올바르게 배운 것일까, 혼란스러웠다. 물론 이것은 여전히 드는 생각이기는 하나, 자의인지 타의인지 역사는 '누군가의 기록'이라는 유연한 사고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최근 읽은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역시 우리 역사에 대해 또 몇 조각의 혼란과 깨달음과 생각을 나누어주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은 한국사의 여러 장면에서 한국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상황을 더욱 너른 시각으로 보는 사고력을 키우도록 돕는 책이다. 고구려부터 조선, 독립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의 여러 변곡점을 이야기하고, 그에 따른 생각들을 펼친다. 물론 어떤 면은 다소 비약이 심하다고 느끼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긍정을 가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읽으며 느낀 마음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 시대의 역사교육은 “이건 그냥 넘어가고”, “이건 그냥 외우고”의 연속이었지 않나.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해서 넘겨버린 순간들이 우리 아이들의 역사 이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지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하고 싶어졌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그저 역사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닫고, 아직도 비판적 사고 대신 익숙함과 기억에 치중한 역사 공부를 하지는 않았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실 꾸준히 역사서를 읽으면서도 내가 읽는 책들이 얼마나 진실을 반영했는지, 얼마나 왜곡을 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읽으며 지금의 역사 공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대를 바라보고, 이것을 새로운 사고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방향에서 볼 때, 이 책을 읽으며 불편한 마음이 일었던 것도 내가 가지고 있던 틀을 깨기 위함이라 생각하니 발전적인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머지않아 나는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재독해야 할 것 같다. 그때는 조금 더 비판적 시각과 사고로 더욱 치열히 읽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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