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싫어병”에 걸린 아이 엄마, 아빠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나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대화를 나눌 때 종종 그들이 묻는다. “이놈의 싫어병은 언제 끝나요?” 그럴 때면 나는 후후 웃으며 “그다음에도 수많은 병이 있어. “내가내가병”, “몰라병”, “못하겠어병”등….” 그럴 때마다 그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어 보이지만, 사실 돌아보면 싫어병은 귀여운 병이다. (며칠 전 선배 엄마에게 전해 들은 “나 같은 게 병”을 듣고 나니 이런 건 다 귀여운 병 같다.)
아무튼, 귀엽고도 열받는 “싫어병”을 종식할 책을 하나 소재하고자 하니, “싫어병”으로 고생하는 모든 엄마·아빠여,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를 만나보셔라.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는 표지부터 심술이 가득한 꼬마녀석이 등장한다. 이 녀석은 올리버. 눈떠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그놈의 싫어만을 외친다. 무슨 말을 하든, 입만 열면. 이 닦기도 싫고, 밥도 싫고, 장난감 정리도, 바른 자세도 다 싫은 올리버는 점점 고집쟁이가 되어간다. 편식은 당연하고 주변에 친구가 없는 것도 당연해질 무렵- 올리버에게 강적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긍정 왕 체스! 체스는 거의 모든 것을 좋다고 하는 긍정적인 어린이다. 어른들의 말씀을 따라 장난감 정리도 척척, 즐거운 얼굴로 놀기도 척척, 동물을 돕는 것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목욕도 척척 해낸다. 놀랍게도 우리의 올리버 역시 처음에는 싫다고 하던 것들을 체스와 함께 해내며, 내일은 “싫어” 대신에 “좋아”를 외쳐보리라 다짐하며 잠이 든다.
사실 올리버 정도면 귀여운 악동이지만,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가 아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꽤 크다. 자신의 “싫어”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도 모르고 그냥 습관처럼 싫다고 하는 애들이 무척 많기 때문. 그런 아이들 대부분은 긍정적인 대답과 마음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만 배우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걸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 모두의 가정에는 체스 같은 긍정 왕이 없기에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같은 그림책이 더 필요한 것 아닐까?
아이와 함께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를 읽으며 올리버와 체스 중 누구와 친구 하고 싶은지, 그러면 너는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다 보면 10명에 9명은 체스처럼 긍정적인 모습과 대답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내일 아침엔 다시 투정을 부릴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 우리는 또 한 번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를 만나 올리버의 심술 맞은 얼굴을 보여주면 되지 않나.
개인적으로 요즘 모 방송 때문에, 개선될 수 있는 아이들까지 “금쪽이”라는 단어로 묶어버리는 것 같다. 사실 방송에 등장할 만큼의 금쪽 이들은 단순히 상담 등의 치료로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우리 아이도 상담으로 나아질 수 있어”라고 착각하는 부모가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제대로 배우면 그러지 않을 아이들도 “혹시 금쪽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더 나빠지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 같은 책이 더 많은 곳에서 읽혔으면 좋겠다. 금쪽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진짜 착한 마음을 배울 틈도 없는 많은 아이가 진짜 좋은 자신의 모습을 꺼낼 수 있도록 말이다.
『싫어는 아주아주 힘이 세!』를 통해 많은 아이가 긍정의 힘을, 긍정의 마음이 묻어나는 자신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보며, “좋아는 아주아주아주 힘이 더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