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초등 온라인 글쓰기의 기적
오수민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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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원하는 만큼 시간을 주세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아이는 끙끙거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 멋진 글을 쓰는 날도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때 아이는 한 단계 성장합니다. 딴짓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올라 그러는 것일 수 있으므로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세요.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 쓸거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하니까요. (p.124) 

 

 

입학하고 맞은 첫 방학, 숙제는 일기 쓰기 뿐이었다. 우리 때처럼 '탐구생활'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가 김이 빠졌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정말 신나게 놀아보자! 며 방학 내내 열심히 놀았다. 흡족하게 논 날에는 일기를 쓰자며 자유롭게 두었더니, 개학 후 되찾아온 일기장에는 '물결'이 가득했다. 촌스럽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찾다가 물결만 가득한 일기장에 “설마, 맞춤법을 검사하신 건가?”하고 놀랐다가 이내 감동하고 말았다. '감정'을 적은 부분들에 물결표시를 해주셨던 것. 자신이 일기를 잘 쓰지 못해 일기장에 파도가 치는 줄 알았던지 “멋진 일기”에 표시해주신 거라고 말해주었더니 아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의 일기를 다시 읽으며(훔쳐보며) 우리 아이가 이렇게 멋진 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고 감격스러웠다. 

 

혹자는 나에게 똑똑한 아이를 왜 그렇게 놀게만 하냐고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뭔가 강요하여 가르칠 생각이 없다. 그냥 역사와 문학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 그래서 어린이집 시절부터 역사를 이야기처럼 들려줬고, 한글도 제대로 못쓰던 때부터 그림일기를 그리게 했다. 낙서에 가까운 그림이지만, 그것을 설명하며 아이는 이야기꾼이 되어갔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된 지금, 이제는 좀 제대로 글을 써보자,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생각을 글로 쓸 수 있는 것은 살아가며 힘들 때마다 꽤 힘이 되곤 하더라. 그래서 아이도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는 나같은 마음을 가진 부모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된다. 아이들이 직접 말하는 글쓰기의 두려움과 즐거움, 글쓰기의 동기부여, 글을 쓰는 즐거움, 글쓰기로 마음 다잡기, 글쓰기로 소통하기 등 '요즘 아이들'에 맞추어진 글쓰기 교육을 망라하기 때문. 

 

나 역시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를 읽으며 우리 아이에게 어떤 방향으로 글쓰기를 알게 해주어야 할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기준을 잡기도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내 아이 글쓰기 교육은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도 다소 막연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를 읽으면서 놓치고 있던 부분을 확인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다양한 팁을 얻기도 했다. 

 

아이의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를 추천하는 이유는, 먼저 아이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볼 수 있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 강요하면 독이 된다. 글쓰기를 독으로 만들기 전에 아이의 글쓰기 성향,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확인해볼 수 있어 방향을 잡기 좋았다. 

 

두 번째로 군데군데 삽입된 '알쏭달쏭 상담소'를 통해 여러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의 글을 교정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은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있던 의문이었기에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며 마음에 내용을 새겼다. 세번째로 무척 섬세한 글쓰기 강좌를 제공하는 점이 좋았다. 사실 나는 평생 뭔가를 써온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쓰는 것'과 '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더욱 체계적인 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또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에는 온라인글쓰기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요즘 아이들의 성향, 챗GPT기반글쓰기 등 변하는 세상에 맞춘 실질적 교육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정작 날마다 글을 쓰고, 글을 배울 수 있던 학창시절에는 몰랐지만, 내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무척 감사한 일이다. 마음이 아플 때 하다못해 일기장에라도 감정을 퍼낼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를 기반으로 우리 아이에게도 글쓰기라는 친구를 쥐여주어야지.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책,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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