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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나방주 ㅣ 튼튼한 나무 51
김래연 지음, 하니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6월
평점 :

엄마, 아빠는 네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한단다. 원하는 걸 이루지 못했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p.95)
선거를 치르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나다운 게 뭔지 찾을 수 있었다. 이제야 뜻하는 바를 이룬 것 같았다. (p.117)
'세상에서 제일 운 나쁜 아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동화. 사실 처음에는 뭔 아이들 책을 이런 말로 시작하나 했나.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꽤 많았나 보다. 많은 아이는 이 문장에 꽤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회복 탄력성이 없으니 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어떻게 하면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채우고, 회복 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까. 가능할지 모르지만 많은 아이가 『떴다, 나방주』를 읽고 방주처럼 딛고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보았다.
『떴다, 나방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 도울 방에 두루 주 자를 쓰는 방주란 아이의 선거 일대기를 그린 책이다. 아이들도 가장 극적인 순간에 놓이게 하는 선거, 그 안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과 경쟁, 후회와 깨달음을 고루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의 세상도 작은 사회라는 말을 느끼게 할 만큼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찾아볼 수 있었던 점에서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고, 더 좋은 본을 보이는 어른이 되어야지 결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킹메이커까지 있다니! 아이들의 세상도 진짜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축소판이구나)
『떴다, 나방주』는 초등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읽으면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라는 경쟁 구도 속에서 아이들이 킹메이커를 고용하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하고, 선심성 보여주기를 하기도 한다. 서로를 비방하기도 하고 친구를 응원하기도 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고 느끼게 되기도 하는 것. 하지만 『떴다, 나방주』의 가장 멋진 점은 어른이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나아지는 것. 방주도 처음엔 욕심으로 다소 보여주기 행사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 진짜 멋진 모습인지를 깨달아가기에 아이들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준다.
친구와의 관계나 학급에서의 어려움, 또 경쟁 구도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떴다, 나방주』를 읽는다면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러스트가 무척 귀엽고 예쁜 것은 덤! 알차고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재미와 교훈이 가득한 『떴다, 나방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