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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기다리는 숲 -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 수상작
파비올라 안초레나 지음, 문주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5월
평점 :

아이와 환경에 관한 책들을 자주 읽는다. 아이가 환경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나 역시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잊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부지런히 읽는다. 이번 주에는 동물권(우리는 동물권리에 진심@봄나무)에 관한 문고 도서와 환경파괴에 관련한 그림책 하나를 읽었는데, 오늘은 그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인간의 이기심에 어두워진 숲을 온전히 느끼게 하는 『아침을 기다리는 숲』은 반복하여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언제나처럼 일러스트를 먼저 감상하고자 『아침을 기다리는 숲』을 펼쳤는데, 숲이 불타는 장면에서 아이가 눈물을 글썽였다. 불씨인 줄도 모르고 다가서는 동물들을 보며 사람들은 너무 나쁘다고, 같이 살아야 하는 지구를 혼자서만 욕심낸다며 무척이나 속상해했다. 불타는 숲 사이의 동물들 표정이 너무 슬퍼서, 아이의 속상함이 온전히 전해져서 나도 슬펐다.
『아침을 기다리는 숲』은 내용을 함께 읽을 때 더욱 가슴 뜨거워진다. 동물들의 관점에서 쓰인 짧은 문장 속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들은 파괴된 환경에 대해, 오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겨우 찾아온 아침 역시, 태초의 아침과는 다름을 느끼며 우리가 인간의 이기심에 죄책감과 책임감이 동시에 든다.
하지만 『아침을 기다리는 숲』은 파괴의 온상과 슬픔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더디지만 노력으로 아침이 찾아올 수 있음을, 다시 동물들의 터전을 되찾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책의 후반에서는 희망을 엿보기도 하고, 나아질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와 함께 『아침을 기다리는 숲』을 읽고 아마존 숲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산불, 우리나라에도 일어났던 산불 사진을 검색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동물들을 보고, 산불의 원인이나 환경을 파괴하는 여러 요인을 찾아보기도 했고. 하지만 나 역시 작가님처럼, 아이에게 공포와 슬픔만을 전이시키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기에, 환경을 지키고 숲의 보호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도 찾아보았다. 물론 우리가 당장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지는 않더라도, 그런 의식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분명 내일은 더 나아질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 아침, 아이와 다시 『아침을 기다리는 숲』을 펼쳐 읽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씨, 나무 그늘이 없는 숲의 동물들을 걱정하는 아이의 모습에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디 많은 가정에서 『아침을 기다리는 숲』을 읽고, 작가님이 하신 말씀처럼, “그들이 하는 일을 지지하고 알리는 것으로 위대한 일에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길.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이 참혹하고 슬픈 어둠이 아닌, '아침'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