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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탈리 2 : 도대체 사랑이 뭘까? ㅣ 괜찮아, 나탈리 2
마리아 스크리반 지음, 김경희 옮김 / 한빛에듀 / 2023년 4월
평점 :

지난번, 『괜찮아 나탈리, 네 모습 그대로 충분해』를 읽고 난 후 우리 아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 여전히 생생하다. “나도 나의 모습 그대로 예쁘고 멋진 사람이에요. 엄마도요”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장점이 많은 아이가 자신의 매력도 모르는 채 종종 자신감 없는 말을 할 때 마음이 내려앉는 것 같았는데,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니! 그렇게 나탈리는, 우리에게 그냥 그래픽 노블 속 주인공이 아닌 응원이고 친구였다.
그런 나탈리의 두 번째 이야기를 우리가 안 볼 수 없지!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라는 제목, 하트 뿅뿅하는 표지로 찾아온 두 번째 이야기는 이성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1권에서도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어려움을 헤쳐가는 과정 등이 실제 학교생활에서 겪을만한 상황들을 잘 묘사했기에 2권에 대한 기대가 컸다. 더욱이 우릴 때와는 달리 아이들의 이성 교제 연령이 낮아졌으니, 오히려 제대로 된 개념이나 교육은 더욱 필요한 것 아닌가!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에 서는 사랑에 빠진 나탈리가 맹목적으로 데릭이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 좋아한다. 우리의 좋은 친구 조이는 “그러다 네가 누군지도 잊어버릴라(p.25)”라며 우려를 표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나 데릭은 '친구로서' 나탈리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실연의 상처를 입은 나탈리는 슬퍼한다. 하지만 나탈리는 이내 상처를 극복하고 친구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등, 또 한 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권과 마찬가지로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 역시 대화거리가 풍성했다. 이성 친구 혹은 동성 친구를 사귀면서 그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자신 본연의 모습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옷이나 취향도 '나의 스타일'이 더 중요함에 관해 대화할 수 있었다. 또 내가 좋아하지만 나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 '더' 소중한 친구 등 아이들의 마음이 엇갈리고 상처받는 상황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를 읽은 후 가장 뜻깊었던 시간은 '친구'와 '목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펼쳐본 것. 일부러 어릴 때는 친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나에게 아이는 “친구도 중요하지만, 매일 하는 일을 하고 난 후에 놀고 좋아하고 즐거워해야 한다”라고 야무지게 자기 생각을 전달해주더라. 그동안 읽어온 책들이 허투루 쓰이지 않았음을, 우리 아이도 나탈리처럼 자신의 생각과 생활을 키워갈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혹자는 그래픽 노블이 그저 만화책이라 생각하시겠지만,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처럼 꼭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민감하게 느껴질 이야기를 다루면, 오히려 그래픽 노블이라서 더 편하게,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사랑 이야기를 궁서체로 하면 재미없잖아요?)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를 통해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나 자신과 우정의 소중함까지 잊을 만큼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배우기도 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나'를 얼마나 소중한 가치로 두어야 하는지도 알려줄 수 있는 멋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