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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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가 강조하는 듣기는 유하는 말에 대한 반응을 살핀다는 의미다. 또한, 남의 말을 제대로 들으면 기대한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먼저 상대의 마음을 안정시켜 왜곡되지 않은, 그야말로 진의를 알아낼 수 있다. 흔히 대화 중에 내 임의로 상대의 본뜻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을 보라는 것은 상대가 무심결에 드러내는 진짜 의미를 보라는 것이지 자기가 만든 왜곡된 형상을 보라는 말이 아니다.

또 하나는 듣는 상대를 신뢰할 수 있어야 말을 한다는 것이다. (...) 숲은 남에게 위험한 말을 전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숲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상대의 진심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p.48)

 

 

한때 '세상을 어지럽히는 책'이라 홀대받았던 『귀곡자』가 세상에 나왔다. 21세기에도 이 책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더라면 우리는 이 책을 만나지 못했겠지만,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나 외교, 군사, 경제 등의 내용을 풍부하게 담고 있기에 분명 취할 바가 있다는 평을 받는 것. 그러니 이 책을 읽을 때는,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뇌물과 매수 등의 내용은 배제하고, 기지 발휘 등 긍정적인 측면의 지혜를 선별하여 읽으면 좋겠다.

 

『귀곡자』는 크게는 4가지, 작게는 10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지는데, 작은 주제가 나누어 이해하기 더 좋다고 느껴졌다. 패합, 반응, 내건, 저희, 오합, 췌마, 비겸, 권, 모, 결이라는 핵심단어로 상황 분석하기, 진의를 파악하기, 마음 결속하기, 위험은 미리 제거하기, 방향 파악하기, 정보 우위 갖기, 상대 장악하기, 말을 힘을 이용하기, 사람 파악하기, 결단하기 등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실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언어 때문에 용어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과연 이런 술수를 배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는 변화가 빠른 현대에 적용할만한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읽으며 가장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은 작은 틈을 미리 막아야 한다는 '저희'라는 부분이었다. 틈이 생기는 조짐은 미리 발생하곤 하는데, 이 틈을 미리 파악하여 물리치거나 막거나, 돌려서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또 한 부분은 기쁨과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아무에게나 감정을 드러내는 과오를 하지 말라는 부분이었다. 최근 또 한 번 사람 관계에 대해 '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고민할 일을 겪었기에 이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즐거운 순간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힘든 순간에도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귀히 여기고, 감정이 격환 순간이라고 하여 속의 말을 다 꺼내지 말아야 함을 또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뛰어난 지혜도 쓰기 나름이라는 작가의 말을 마음에 곱씹어보며, 지혜로운 사람은 못되더라도 몽매한 사람은 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내 마음에 적극적인 (작가의 말대로 음흉한 모사가 아닌, 내 마음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는) 사람으로 살아보려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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