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추구하다 ㅣ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2월
평점 :

제갈량은 계책만 내놓은 참모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제갈량은 자신이 군사를 지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는 유비와 제갈량이 처음으로 힘겨루기를 한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컸다. 기회는 오직 한 번뿐이다. 만약 제갈량이 이때 권력을 이양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참모'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후 다시는 권력을 쥘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이 중요하다. 이 '처음'은 유비가 절대로 거절할 수 없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적절한 때였다. (p.97)
▷ 기회는 빨리 눈치채고 잡으려는 사람에게 잡힌다. 준비된 자의 몫이기도 하다. 무작정 팔을 벌리고 서 있다고 기회가 저절로 품에 안기지 않는다. (p.107)
학창시절 재미있게 읽은 책들을 꼽으라면 삼국지를 뺄 수 없다. 물론 책이 아니라도 게임이나 만화 등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삼국지를 알고, 그 안의 캐릭터도 이미 모두에게 익숙할 듯. 그래서 이 책을 보고 많은 이들에게 편안하게 심리학을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제갈량으로 심리학을 이야기한다면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수많은 사자성어나 일화를 떠올려보니 '삼고초려'의 진중함이나 간곡함, '와룡봉추'에서는 때를 기다리는 철저한 준비성 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고, 장소와의 말싸움에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찾는 침착함이나 평정심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책 속에서 만난 제갈량은, 삼국지에서 만날 때보다 배울 면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 40편가량의 이야기를 통해 4가지 굵은 주제를 풀어가는데, 제갈량이 스스로 값을 만든 방법, 시기를 적절히 활용한 법, 자신의 재주를 온전히 활용하는 법,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는 법 등 소위 '사회생활 만랩'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지혜롭고 현명한 캐릭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것을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그것으로 인간관계에서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했다. 또 각 이야기의 끝에는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기'라는 꼭지가 마련되어 읽은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먼저 가지는 이들도 꽤 있는데, 그저 삼국지의 일화를 가볍게 읽다 보면 여러 가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 좋다. 2천 년 전의 영웅들에게서 우리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우리의 사례를 비교하여 생각할 수 있음이 놀랍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편안하기도 하다고 느껴졌다.
한편,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는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의 첫권으로 조조 편도 최근 출간되어 있으며, 관우, 유비, 손권, 사마의 편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