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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런 습관이 있습니다 - 내신·수능 1등급 우등생들의 자기주도학습 공부 비법 ㅣ 바른 교육 시리즈 24
신영환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평점 :

아침 시간에 투자하면 하루를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길 바란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성공한 사람에게는 확신이 있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의심이 있다.” 그러니 아침 시간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루틴을 만들면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바란다. (p.177)
학창시절, 내 또래라면 누구나 싫어했을 그 말.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나는 그다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었음에도 저 말은 이유 없이 기분이 별로였다. 마치 저 말에는 “나는 교과서로만 공부해도 성적이 좋은 건데, 너희는 왜 같은 책을 봐도 성적이 좋지 않아?”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있다고나 할까. (그조차 열등감에 기반했겠지만)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닐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 시절에는 공부만 잘해도 인생이 바뀔 수 있었고, 사교육 없이도 성적이 좋은 '개천의 용'들이 꽤 있던 것 같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에 성적을 위한 공부를 시킬 일도 없거니와, 생각도 없다. 그러나 이 책에 인덱스까지 붙여가며 열심히 읽은 것은 무엇이든 '습관'을 만들어주면 활용 가치 있게 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우등생'이 주인공이기에 제목이 '공부'지만 사실 저 칸에는 거의 모든 긍정적인 단어들이 다 들어갈 수 있다. 반복의 힘은 그런 거니까.
첫 번째 장에서는 자신만의 루틴을 잘 만들어 입시에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논술 쓰기 100일의 힘'으로 “고등학교 때 만든 글쓰기 루틴 덕분에 사회 현상 및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풀어내는 힘이 생겼다. (p.43)”라는 말이 평소 가졌던 신념과 일치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문해력에 관련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단순히 아이의 이해력을 높이고 세상 보는 눈을 넓히고자 관심을 가진 영역이 곧 성적과도 연관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는 기분이었다.
루틴의 효능과 형성방법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나는 비교적 규칙적인 성향이라 내가 세워놓은 생활 방식을 벗어나는 일이 크게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습관도 마찬가지다. 비록 처음에 습관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내가 해온 행동들이 이미 관성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성의 방향은 바뀔 수 있다. 원래 있던 힘보다 더 큰 힘을 가해 바꾸면 된다. (p.115)”의 문장에 동의하는 바다.
사실 이쯤부터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꼭 성적이 아니라도 아이에게 긍정적인 습관들을 심어주려면 초등학교 입학 전이 적기라는 말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8세만 되어도 자기 생각이 강해져 부모의 말보다는 자신의 관성을 따른다고. 지금 우리 아이에게 무엇이든 꾸준히, 끝까지 하는 습관을 들여줄 수 있다면 아이가 어떤 삶을 살든, 큰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다행히 7살이 될 때까지 앉아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잘 들여주었기에, 이젠 그것을 기술적으로 발전시켜 줄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이 입시 이야기만 했더라면 나는 진작 덮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도' 들어있었다. 즉, 입시를 넘어 인생을 잘 사는 루틴을 제시하는 거다. 아이가 어른으로 가는 한 관문이지, 인생의 전체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좋았다.
이 책의 장점을 정리해보자면, 반복의 힘을 기르는 법을 매우 상세히 제시하고 있어 바른 습관을 들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 어려운 것이 아니라 따라 시작해볼 만 루틴들을 제시한다는 것, 가끔 루틴을 깨도 괜찮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는 것이었다. 자칫 입시전쟁에 자신과 아이를 몰아넣고 앞만 보게 강요하는 엄마들에게 가끔은 숨 쉬게 해도 된다고, 잘 들인 루틴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원래도 루틴의 힘을 믿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은 덕에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고, 우리 아이에게도 건강한 습관을 들여주는 게 얼마나 큰 영양제가 될지 깨닫게 했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귀한 선물, 좋은 습관. 이 책 덕분에 노력하는 엄마에 한 발 더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