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 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클래식 클라우드 14
허나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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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여러 요인들에 의해 쉽사리 흔들릴 수 있으니 말이다.(p.44)





아이를 가진 당시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아이에게 늘 기원하는 말이 하나 있다햇살 같은 사람으로 살라는 것아이 주변에 늘 빛이 가득해 따뜻하게 사랑 받으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아이가 주변에 빛이 되어 따뜻함을 전하길 바라는 마음그 모두가 담긴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일까아이의 미술전집을 들이고 나서 가장 먼저 보여준 책이 모네였고단행본으로 사들인 화가 관련 서적도 모네가 가장 많다권력이나 신분에서 벗어나 주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하고일상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은 사람센 강의 풍경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햇살이 조명처럼 캔버스를 비추는 자신만의 '화실'에서 그림을 그려왔던 빛의 화가모네.

 

사실 많은 이들이 모네의 '수련'을 그의 대표작으로 기억하고 알기에우리는 그의 삶보다는 그가 그린 그림의 색감아름다움빛 등을 기억한다그래서 내게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4번째 이야기 <모네>는 그의 작품 이면의 것들을 알게 하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       이 그림을 그리면서 모네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여전히 화가의 길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파리에 남겨진 임신한 연인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더 이상 고모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상황 등이 답답하지 않았을까? (p.70)

 

부모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고그렇지 않아도 곤궁하던 삶이 그로 인해 더욱 곤궁해진 상황에 모네는 어떤 마음이었을까그의 마음을 더듬어보자니 내 마음이 고단해지는 기분이 든다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와 산모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아버지의 지원금이 끊겨 더는 금전적인 수단이 없었으며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액자 값 밖에 되지 않는 싼 가격에 그림을 팔아야 하는 수모를 당하며 모네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왜 사람의 고통은 따로따로 이겨낼 만큼 오지 않고 이래저래 겹쳐서 오는 것인지 고민스러웠다혹자는 그런 압박이 그를 더 대단한 화가의 자리에 앉혀놓았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왜 우리는 예술가들의 정적 지점을 굳이 "헝그리 정신"에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그런 묵직한 마음 때문일까그의 환한 그림이한층 더 예술적으로 심도 있는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가 그렇지만이번 <모네>는 더욱 심도 있게 풀어간 느낌이라 읽는 내내 모네의 마음이 되는 듯했다생생한 묘사덕분인지 누군가는 모네처럼 생라자르역을 통해 파리로 들어오고 누군가는 파리를 떠나갔다는 문장에서는 괜히 울컥한 마음이 들어 한참이나 역 풍경 사진에 시선이 머물러있었다.

 

 

 






-       초록 대문으로 들어와 분홍색 벽으로 된 집의 노란 다이닝룸에서 함께 하는 저녁 시간은 어땠을까이토록 여러 가지 색이 한데 모여 있으니 언뜻 산만한 분위기를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빛의 화가 모네의 집답게 이 다양한 색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보는 이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p.191)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즈음이 모네에게는 호시절이 아니었을까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호시절을 가지고 사는데그 무렵의 기억은 사람이 사는 동안 살아갈 힘을 주고이겨낼 원동력을 주고버틸 의지를 준다고 생각한다아마 모네에게는 지베르니에서 살아가는 시간들이 그러지 않았을까그래서 이 무렵의 그림들이 그토록 따뜻하고아름답고 화려한 색을 지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어쩌면 스스로 행복했기에 그의 그림을 보는 타인도 행복하지 않았을까그래서 그 그림들이 유명해지지 않았을까내가 나의 호시절을 떠올리면 웃음이 먼저 나듯모네에게도 그런 시간이지 않았을까.

 

 

 

-       30여 년을 함께해온 동반자인 알리스의 죽음으로 모네는 그 어느 때보다 무력감을 느꼈다카미유가 죽은 후 현실을 견디기 어려웠던 그가 홀로 그림을 그리며 떠돌던 시기를 묵묵히 기다려주던 여인이 알리스였다그녀가 없었더라면 아마 모네는 카미유가 없는 상황을 버텨내기 힘들었을 것이다알리스는 자신의 아들과 모네의 아이들 모두를 따뜻하게 품어준 좋은 엄마였으며모네의 예술을 이해하고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인 정원을 함께 가꿔온 동료였다알리스의 부제는 모녀에게 삶의 중요한 버팀목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p.227)

 

사람에게 상실이 주는 무력감을 익히 안다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잃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이러한 내용을 읽고 모네의 그림을 보니그 시기 전후의 그림 느낌이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물론 그림은 꼭 알아야 보이는 것이 아니라그저 느끼면 그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모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그의 그림들을 보니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그의 삶 굽이굽이에 그림이 이렇게 달라졌구나이렇게 깊어졌구나이렇게 탁해졌구나그렇게.

 

모르겠다나는 여전히 모네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다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모네라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지고그의 그림을 온도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그가 빛으로 세상을 보여줬듯 말이다.

 

우리는 그의 그림을 빛으로 기억한다그의 일상이 빛이었던 어둠이었던 그저 그의 그림을 빛으로 이야기한다문득생각해본다그는 우리가 그를 빛으로 기억하는 게 좋을까아니면 그의 어두움도 알아주길 바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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