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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뜨지 않는 하늘은 없어
미셸 슈렝크 지음, 박은결 옮김 / 알맹 / 2019년 5월
평점 :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해선 모든 것을 잃어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이런 말이 적혀있다.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고. 아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말인가. 얼마나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한 순간이 떠올랐다.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몇 개의 문장들. 과연 그때 내가 그 문장들에 대답을 했다면, 나의 오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과 같았을까, 아니었을까. 가지 않은 길은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종종 나는 생각해본다. 그때의 나를 되돌려보고 싶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용기라는 놈은 점점 작아지는 법이다.

-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 “아주 간단해. 별이 뜨지 않는 하늘은 없으니까.” (p.15)
-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누구든 자신의 집이 어디인지 알게 되지.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느냐, 혹은 그 길을 갈 만한 용기를 낼 수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야. 결국엔 그게 핵심이거든. (p.27)
-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 어떤 것들은 변함없이 그대로 남지. (p.145)
- 나는 내 인생에서 수많은 것들을 밀쳐냈고, 수년의 세월을 흘려 보냈지만 이제 더는 일 초도 그냥 흘려 보내고 싶지 않다. (p.170)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 책은 봄의 사랑이 아니다. 가을과 겨울, 그 어중간한 사이. 어쩌면 딱 지금의 이 날씨 같은 사랑이다. 딱 오늘 같은 날씨의 사랑.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묵직했다. 요즘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는 미혼모의 사랑임에도 햇살이 반짝이는 봄 같은 사랑인데, 이 책은 마치 가을의 끝자락을 쥐고 있는 사랑처럼 느껴진다. 어느 날 떠나버린 연인을 우연히 다시 재회하고, 여전히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연인은 별이 뜨지 않는 하늘이 없듯 그녀만을 기다렸음을 표현한다. 오늘 같은 날씨에 떠오르는 포근한 니트처럼 가만히 그녀를 안아준다. 그런데도 왜 가을 같냐고? 그들은 너무나 아프게 잃은 사랑이 있고, 그 여백을 채우지 못해 빙빙 돌아 오래 걸려 서로에게 돌아왔다. 둘이 함께 해도 여전히 서로의 상처를 만져주어야 하고, 안아주어야 한다. 책 표지에 적힌 “너무 달지도, 너무 쓰지도 않은” 이라는 말이 문득 와 닿았다.
돌이켜보면 봄 같은 사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그런 봄 같은 사랑은 더 짧고, 더 드물어서 아름답게 남겨지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주변에는 오히려 가을 같은 사랑이 더 많다. 아프고, 쓸쓸하고, 짠한 그런 것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그래서 더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우리 이야기 같아서,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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