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기반 뼈 때리는 팩폭, 돈의 인문학
조던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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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미국 기업에 투자하자”

“돈은 찍어낼 수 있지만, 일자리는 그렇지 않다”

『돈의 인문학』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부분이라 공유해볼까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미국이 왜 이렇게까지 돈을 풀까’라는 질문을 단순히 인플레이션이나 금융정책의 문제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13장 〈일자리 빼앗아 오는 나라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읽으면서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명확했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돈의 가치가 아니라, 자국 내 일자리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 특히 칩스법IRA법을 예로 들며 이 흐름을 설명한다. 겉으로 보면 중국 견제, 기술 패권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세계 최상위 기업들의 공장과 고용을 미국 땅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반도체 회사들에게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이유도 결국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미국 사람을 고용하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달러는 연준이 찍어내면 되지만, 일자리는 그렇지 않다”는 논지였다. 돈을 과도하게 풀면 화폐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지만, 미국은 단순히 돈만 푸는 것이 아니라 돈이 실물 경제와 연결되도록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을 세우고, 생산을 하고, 사람이 일하게 만들면서 달러의 위상을 오히려 더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은 단순한 투자 이야기를 넘어 경제 구조 전체를 이해하게 만든다.

책은 여기서 과거 사례를 끌어온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일본 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을 때, 미국은 관세를 때리기보다는 수출 자율규제라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은 적은 물량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고급차 전략을 선택했고, 그 결과가 렉서스였다. 이후 혼다는 아예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웠고, 결국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존재가 되었다. 규제는 사라졌지만, 일자리는 미국에 남았다.

이 흐름 속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본의 물량 제한 틈을 타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했고, 반도체 산업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됐다. 책에서는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관계를 예로 들며, 경쟁과 공존 속에서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한다. 단순한 기업 서열이나 점유율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된다.

이 장의 결론은 GDP와 GNP의 차이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한 나라 국민이 어디에서 돈을 벌든 상관없이 GNP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느냐가 핵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돈을 벌어 쓰는 것보다, 국내에 공장을 세워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설명은 지금의 미국 정책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힌트를 준다.

그래서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이제 미국은 단순히 달러로 상품을 사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일자리까지 흡수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그리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결국 일자리가 늘어나는 나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말은 미국 주식이나 자산을 무조건 사라는 의미가 아니라, 돈이 어디로 흐르고 어떤 나라가 실물과 고용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보라는 조언처럼 들렸다.

이 책을 덮으면서 느낀 건, 『돈의 인문학』이 단순히 “미국에 투자하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돈이 움직이는 이유, 정책이 만들어지는 배경, 그리고 그 모든 선택의 중심에 있는 ‘일자리’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숫자를 쫓기보다 구조를 이해하게 만들고, 단기 수익보다 장기 흐름을 보게 만든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을 통해‘

'트러스트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일본, 대한민국, 중국 등은 남을 따라하는 전략을 쓴다. 인건비가 낮은 나라에서 베끼기를 통해 선진국의 기술을 훔쳐오거나 도입해 격차를 좁히는 전략이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전략은 아니란 얘기다.
19세기에 이미 열강 반열에 올랐고, 1980년대 미국을 따라잡겠다던 ‘경제동물’ 일본이 20세기 들어와 인률르 발전시킨 발명품이 하나라도 있었가" 일본의 발명품으로 알고 있던 워크맨도 사실은 독일 과학자가 만든 것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 이미 만들어진 과학 기술을 융합해 개선은 잘해도 창조를 한 적은 없었다. 대한민국이나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20세기 문든 과학시술은 서양에서 나왔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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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1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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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권』은 4부 1편은 1929년 조선. 3·1운동 이후 품었던 희망이 현실의 쓰라림과 체념으로 기울어가던 무렵이다. 원산 총파업과 광주학생항일운동 같은 움직임이 다시 일어났다는 사실은 분명 굵직한 역사이지만,

이 권에서 더 오래 남는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사람이야기다.


이 책은 도입부부터 분노를 건드리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조선인은 게으르다”, “조선에는 웬 거지가 이리 많으냐” 같은 말이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장면은, 무례한 개인의 발언을 넘어 약탈과 착취로 만들어진 결과를 조선인에게 책임지우는 식민 권력의 논리처럼 느껴졌다.

더 화가 나는 건, 그들의 폭력은 늘 ‘정당한 조치’처럼 포장되고, 그 결과로 생기는 피해는 조선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분위기다. 그런 공기 속에서 강쇠는 길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상대가 일본인이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가해자로 둔갑해 유치장에 갇힌다.

이런 부당함이 반복될수록 사람은 점점 말을 잃는다. 억울함을 설명할수록 더 불리해지는 세계에서, 분노는 밖으로 터지지 못하고 안쪽으로 쌓여 마음을 곪게 만든다.


13권이 인상적인 건 주요 인물뿐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작은 인물에게도 각자의 서사를 붙여,

식민지 조선인의 삶을 다각도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도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멸시를 견디던 한복이,

학생운동으로 잡혀간 아들 때문에 영웅의 아비라는 이름을 얻는 아이러니.

가진 것이 무거워 죄의식을 느끼는 환국,

나라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조급함 속에서 방황하는 윤국,

평생 되찾아온 최참판댁의 집과 재산이 아들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걸 직감하며 마음이 흔들리는 서희.

여기에 종교를 붙들고도 한계를 실감하는 전도부인 여옥,

일본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고 싶어 하는 오가타 지로,

그를 사랑하면서도 일본인과 결혼할 순 없다며 스스로를 끝까지 조선인으로 세우는 인실

ㅡ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삶의 온도는 다르지만,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가 만들어 놓은 한계와 부딪치며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환국의 내면은 13권이 던지는 질문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자신을 “남보다 더 가졌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고백은 단순히 ‘특권층의 반성’으로만 정리되지 않는다. 환국이 느끼는 감정은 부유함에서 오는 여유보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고립감에 더 가깝다. 우월감을 누리기보다는 소외감을 더 많이 느꼈다는 말 속에는, 특권이 삶을 편하게 만들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오히려 벌려 놓는 역설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는 나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죄의식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출발점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갉아먹는 감정일까?

『토지』는 이 질문에 쉽게 결론내리지 않는다. 환국이 죄의식 때문에 더 단단해지는지, 혹은 더 약해지는지 판단을 독자에게 남겨 둔 채, 그의 흔들림과 고민을 끝까지 따라가게 만든다.


토지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쯤에서 또렷해진다. 이 소설은 선과 악을 “강자는 악, 약자는 선”처럼 간단한 구도로 정리해주지 않는다. 그런 도식은 읽는 사람에게 빠른 판단과 편안함을 주지만, 『토지』는 그 편안함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13권에서 환국과 장서방 등이 주고받는 대화에는 이런 질문이 깔려 있다. 힘을 가진 쪽이 언제나 악한가, 반대로 약한 쪽이 언제나 정의로운가. 소설은 ‘빼앗고 빼앗기는’ 관계에서는 강자가 악처럼 보이지만, ‘이룩하고 다스리는’ 과정에서는 책임을 지고 질서를 세우는 강자가 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약자라고 해서 모두 선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노력에 기대어 기생하거나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태도는 악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이 대목이 불편한 건, 우리가 흔히 쓰는 판단의 프레임을 흔들기 때문이다. 정의감이 강할수록 세상을 단순하게 나누고 싶어진다. 그런데 『토지』는 “누가 강자냐, 누가 약자냐”가 아니라, 무엇이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세우는가, 무엇이 사람을 소모시키고 공동체를 망가뜨리는가를 기준으로 다시 보라고 요구한다. 읽는 동안 마음이 자꾸 불편해지는데, 그 불편함이 오히려 내가 가진 판단의 틀을 점검하게 만든다.

여옥의 고백을 따라가면, 이 질문은 종교의 문제를 넘어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넓어진다.

여옥은 전도부인으로서 ‘봉사’와 ‘희생’이 진심이라 믿고 달려왔지만, 현실에서는 교회가 순수한 믿음의 자리로만 남지 않는 장면들을 목격한다. 사람이 모이고 조직이 커지면서, 신앙은 어느새 계층과 체면을 확인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같은 ‘좋은 말’을 입에 올리더라도, 누군가는 그 말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 행동하고, 누군가는 말로만 체면을 세운 채 아무 일도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여옥의 고백은 단순한 신앙의 회의가 아니라, 이런 질문으로 이어진다.

공동체 안에서 ‘옳은 말’이 힘을 가질수록, 우리는 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그 말은 사람을 살리고 있는가? 아니면 보기 좋게 포장하고 있을 뿐인가?

『토지』는 이 문제를 ‘교회’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지만,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조직과 관계로 확대된다.

학교든 회사든 모임이든, 말이 화려해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건 그 말이 실제로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말 아래에서 누가 소외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오래 시선을 붙잡은 건 길상과 용이었다.

길상은 이 권에서 직접 등장하는 분량이 거의 없는데도, 그의 ‘부재’가 사람들의 선택과 마음을 계속 움직인다.

존재감이란 행동의 총합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남기는 방향성으로 결정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용은 영웅도 지도자도 아니다. 그저 농사짓고 가정을 지키고 이웃을 돕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삶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 같다.

거대한 정의의 언어보다, 도리를 지키는 매일의 반복이 더 현실적인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용을 통해 조용히 보여준다. 사회를 버티게 하는 건 때때로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작은 약속과 반복된 책임이라는 사실이다.


서희의 변화는 시간이 사람을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다.

젊은 날의 서희가 투쟁과 집념으로 버텼다면,

이 권의 서희는 장성한 아들들 앞에서 더 이상 예전처럼 모든 것을 붙잡아 둘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다.

아들들이 각자의 길로 멀어질수록, 어미로서의 외로움은 더 또렷해진다.


최참판댁의 집과 땅은 서희에게 삶의 뿌리이자 기억이 쌓인 자리다.

하지만 동시에, 지키기 위해 끝없이 마음을 소모해야 하는 짐이 되기도 한다.

무엇인가를 손에 넣는다는 건 그만큼 잃을 가능성도 함께 떠안는 일이라는 사실을,

서희는 점점 더 선명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소유는 흔히 안정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토지』는 소유가 때로는 책임이 되고, 어떤 순간에는 상실로 이어지는 길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소유했는지, 또 무엇을 소유했기 때문에 잃게 되는지—서희가 흔들리는 장면들은 그 역설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드러낸다.


『토지 13권』은 사건보다 사람들의 삶을 통해 시대를 보여준다.

강쇠의 억울함, 환국의 흔들림, 용의 성실함처럼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작은 삶이 겹겹이 쌓여 비로소 한 시대의 진짜 모습이 만들어진다. 결국 이 소설은 역사를 만든 힘이 사건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내려는 인간의 선택과 책임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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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복락을 얻기 위하여 산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인 한에서는 복락은 축복이 아니다. 개인이나 민족을 막론하고 간악한 곳에 복락이 있었으니 말이야. 어찌하여 악한 자가 복락을 누리며 착한 자가 바람 부는 벌판에서 울어야 하는가, 참 많은 사람들이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내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했어. 과연 하나님은 계신가. 옛날 오선권이 내 가슴에 비수를 꽂아놓고 갔을 때 밤마다 하나님은 계신가 하고 울부짖었다. 잃은 사랑 때문에 아니었어. 하나님은 계신가, 그것은 진실이 있는가 영혼이 있는가 그 물음이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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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 - 외로움과 우정, 사이의 철학
엄성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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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를 읽는 동안 가장 자주 떠올랐던 생각은 “이 책은 외로움을 쉽게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면 대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관계를 늘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면 이 감정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기대가 왜 자주 실패하는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도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고립과 연결, 혼자와 함께 사이의 균형”이라는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느껴졌다. 홀로 있는 시간을 견디는 힘과,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능력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길러야 할 감각이라는 주장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마다 관계 쪽으로만 해답을 찾으려 했던 나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혼자 있는 상태를 무조건 결핍으로만 인식해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1부 「나는 내가 왜 외로운지 몰랐다」에서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특히 ‘외로움이라는 착각’이라는 장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였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고 해서 외로움이 저절로 해소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관계의 질에 따라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외로워질 수도 있다는 설명은 경험적으로도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외로움을 물리적인 고립 상태가 아니라 ‘함께함의 부재를 자각할 때 생기는 감정’이라고 하는 이 책의 글에서 내가 느껴왔던 막연한 허전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저자는 실존적 외로움과 관계적 외로움을 구분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근원적인 고독과 달리, 관계적 외로움은 바람직한 관계가 부재할 때 생기는 감정이라는 설명은 외로움을 지나치게 개인의 성격 문제로 생각하지 않게 해준다. 특히 외로움이 분노나 공포처럼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감정이 아니라 서서히 스며드는 감각이기 때문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부분은,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외로움인지조차 몰랐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외로움의 느낌을 줄이려 애쓰기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태어난다’ 부분에서는 인간이 사회성과 개별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관계는 본질적으로 시간과 불편함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점점 즉각적인 만족과 효율성을 중시하며 관계마저 인스턴트처럼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상 깊었다. 관계가 깊어지기까지 필요한 과정은 줄이고, 친밀감의 결과만 빠르게 얻으려는 태도가 오히려 외로움을 키운다는 설명은 지금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2부 「외로움을 해소하는 친밀한 관계에 대하여」에서는 관계가 외로움을 완전히 없애줄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나와 남의 경계가 옅어질 때 얻는 것들’에서 제시되는 관점은 이 책을 읽으며 오래 남았다. 저자는 삶의 의미가 완전한 자급자족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과정에서 생겨난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의 의미가 되어줄 때, 홀로 있을 때는 느끼기 어려웠던 삶의 방향성이 생긴다는 설명은 관계를 부담이 아닌 가능성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에서 우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특히 “괜찮아, 그대로도 충분해”라는 한 마디가 주는 힘에 대한 설명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까운 사람과 우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은 크게 덜어질 수 있으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를 저자는 반복해서 강조한다. 결국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고 인정해줄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다시 세상 앞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


3부 「나와 너, 사이의 철학」에서는 관계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이 이어진다. 특히 우정의 가치를 ‘노리는 것’과 ‘누리는 것’을 구분하는 대목은 관계를 맺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 위해 관계를 맺는 순간 이미 다른 목적이 앞서게 된다는 지적은 불편하지만 중요하다. 이 책은 관계가 어떤 결핍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될 때, 그 관계가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좋은 사이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장에서는 우정의 덕목으로 특수성, 특별성, 의존성이 제시된다. 같은 사람이 누구에게는 좋은 친구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은 관계를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려는 태도를 경계하게 만든다. 또한 나쁜 친구의 다양한 유형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타인을 가려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나에게는 이런 모습이 없을까’라는 물음은 이 책이 관계를 다루는 방식이 얼마나 자기성찰 중심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4부에서는 우정을 삶에 채우기 위해 필요한 태도와 실천이 보다 구체적으로 다뤄진다. 특히 자기공개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깊은 우정을 위해 필요한 자기공개는 아무에게나 자신의 모든 정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내밀한 부분을 자발적으로 나누는 행위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는 상대에 대한 신뢰이자, 관계를 향한 용기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정은 완벽한 모습으로 존경받는 관계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 속에서 자란다는 문장은 이 책이 지향하는 관계의 방향을 잘 드러낸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는 인간관계를 쉽게 만들어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 외로움과 관계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정직하게 점검하게 만든다. 혼자 있음과 함께함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사이에서 균형을 배우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끝까지 일관된 시선으로 보여준다. 관계로 인해 지쳐 있거나,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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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과 우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은 크게 덜어진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든든함을 주는 존재, 그것이 친구이며 우정은 외로움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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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 다시 시인들 10
박찬호 지음 / 다시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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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를 읽으면서,

그리움과 체념, 그리고 아주 조심스러운 희망 같은 감정들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시를 읽는 동안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게 했다.

이 시집에서 인상적이었던 시 몇 편을 소개할까 한다.

〈입버릇처럼〉

눈길이 미끄러웠나 봅니다

다리의 힘이 점점 빠진다더니

돌아오는 길에 넘어져

흉골 한 대와 늑골 두 대

금이 갔다는군요

맨날 사는 게 녹록지 않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더니

숨을 쉬기가 힘들대요

별 약도 없다네요

그냥 무리하지 말고 누워서

뼈가 자연적으로 붙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대요

뭐 별수 있나요?

그이 삶이 그렇듯이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요

입버릇처럼 주저리더니

죽을 날이 빨라지는 것과

뼈가 붙을 날이 빨라지는 것이

결국 같은 얘기란 걸

이제야 알았다네요

나 원 참

예 들어가세요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이게 단순히 다친 사람 이야기 같지는 않았다.

다친 것보다 그 사람의 삶이 방식이 더 오래 남는다.

'그이 삶이 그렇듯이 /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요'라는 구절이 특히 그랬다.

뭔가를 적극적으로 고치거나 바꾸려 하기보다,

상황이 지나가기를 견디듯 버티는 태도처럼 보인다.

살다 보면 정말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몸이 아픈 것도, 삶이 고단한 것도 다 그냥 그런 거지 뭐하며 넘겨버리는 사람들 말이다.

그리고 '죽을 날이 빨라지는 것과 / 뼈가 붙을 날이 빨라지는 것이 / 결국 같은 얘기란 걸'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회복과 쇠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같은 시간 속에서 같이 흘러간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시는 웃기게 끝나지만 전혀 웃기지가 않았다. 담담해서 더 아픈 시 같은 느낌이다.

〈떨어진 열매에 대해〉

물어본다고 아는 것도 아니었고

안다고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괜스레 한마디 물어본다

마지막 가을볕은 따가웠고

제법 바람이 차가운 오후에도

당신의 손은 따뜻했다

힐끗 보면 소나무 같고

자세히 보면 잣나무 같은

저 나무에 대해

저 나무의 떨어진 열매에 대해

물으면서도

대답하면서도

우리는 서로 답을 알고 있지만

단답형의 답이 두려워

다시 물음으로 대답했다

뭐지?

글쎄?

마음속 가문비나무는

그렇게 익명의 나무로

그 가을을 지나고 있었다

이 시는 읽자마자 어떤 관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다른 말을 꺼내는 순간들.

진짜 묻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괜히 엉뚱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던 시간들 말이다.

특히 '단답형의 답이 두려워 / 다시 물음으로 대답했다'는 구절이 묘하게 와닿았다.

우리가 관계 안에서 얼마나 자주 이렇게 도망치듯 말하는지, 이 시는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음속 가문비나무는 / 그렇게 익명의 나무로 / 그 가을을 지나고 있었다'는 문장은,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 정리하지 못한 관계, 끝내 꺼내지 못한 마음 같은 것들이

모두 그 ‘익명의 나무’ 안에 조용히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시끄러운 밤을 보낸 날일수록 잠은 오지 않았고

울다가 지친 날일수록 오히려 정신은 더 맑았지요

그러면서 매년 그랬지요

이 겨울이 지나면 돌아가겠다고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기분은 오히려 더 좋지 않았어요

부드러운 바람은 불지 않았고

단지 해만 높이 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제 다시 떠날 준비를 해야 해요

올겨울이 지나면 꼭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사실 매년 그랬습니다

내일은 눈이 올지도 몰라요

그러면 기분은 좋아지고

바람은 부드러워질 테니

그러면 정말 떠날 수 있을 듯해요

당신이 계신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듯해요

이 시는 이 시집의 제목이 왜 이렇게 붙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라고 느꼈다.

날씨는 맑은데 기분은 더 가라앉는 날.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우울해지는 날.

'울다가 지친 날일수록 오히려 정신은 더 맑았지요'라는 문장은 정말 많은 밤들을 떠올리게 했다.

사람의 정신이 맑아지는 순간이 꼭 좋은 순간은 아니라는 걸 이 시는 자연스럽게 말해준다.

그리고 '매년 그랬습니다'라는 반복이 너무 슬펐다.

돌아가겠다고 말하면서, 결국은 매년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돌아간다는 말이 꼭 물리적인 장소만을 말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돌아간다는 건, 마음이 향하던 곳과 관계의 자리,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을 통째로 부르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는

상실, 기억, 관계, 그리고 이유 없는 감정들을 다루는 시집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아주 조용하다. 울부짖지도 않고, 위로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런 마음도 있다는 걸 인정해 주는 쪽에 가깝다.

<시집을 관통하는 정서>

-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

- 끝내 말하지 못한 감정

- 회복되지 않아도 계속 흘러가는 삶

- 떠난 사람을 마음속에 남겨두는 방식 같은 것들

나는 이 시집이, 삶을 먼저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시들처럼 느껴졌다.

직접적으로 죽음을 말하지 않는데도, 이미 떠난 누군가의 그림자가 시집 곳곳에 조용히 깔려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내 삶의 어떤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이 시집은, 왜 우리는 날이 맑아도 괜히 슬퍼질까.

왜 이미 아는 답을 두고도 또 물어보게 될까.

왜 회복을 말하면서도, 마음은 자꾸 쇠락 쪽을 더 자주 떠올릴까.

하지만 이 책은 그 질문들에 굳이 정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얼굴로 조용히 옆에 앉아 있는 쪽에 가깝다.

나는 이 시집이 마음이 괜히 무거운 날, 이유 없이 누군가가 그리운 날,

아무 일도 없는데 자꾸 과거가 떠오르는 날 펼쳐보기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박찬호 네번째 시집/다시문학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메멘토 모리

사랑해
잘 가
걱정하지 마
그동안 고마웠어
감사했어요
아파도 괜찮으니까
그냥 오래오래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거예요
희망을 품고
두려워 말고
편히 가세요

그 병동에서
매일
울려 퍼지는 공명共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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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잘 쓰는 디자이너 - 나노 바나나부터 미드저니, 피그마, 캡컷, 수노, 런웨이까지!
전하린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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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디자인 영역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

디자이너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보지 않았을까?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까?”

“AI를 어떻게 써야 디자이너의 일이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은 단순히 AI 툴을 소개하는 설명서가 아니라, 디자인 사고방식과 작업 흐름 자체를 AI 시대 기준으로 재정비해 주는 실전 가이드에 가깝다.

그래서 입문자부터 현업 디자이너, UI/UX·브랜딩·콘텐츠 디자이너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요즘 AI 관련 책은 많지만, 막상 실무에 가져다 쓰려 하면 툴 기능 소개로 끝나거나 트렌드 정리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확실히 결이 다르다. 단순히 “이 툴은 이런 기능이 있다”로 마무리하지 않고, 디자이너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무엇보다 실제 적용 화면을 함께 보여 주며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이해가 훨씬 빠르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AI를 잘 쓰는 능력은 툴을 많이 아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요구를 정확히 해석하고, 목적을 언어로 정리하며, 여러 결과 중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는 힘.

바로 그 역량이 AI 시대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AI 시대, 디자이너의 역할은 ‘손’에서 ‘판단’으로 이동한다

책 초반부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AI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업 파트너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AI는 반복 작업, 아이디어 확장, 다양한 시안 생성에 강하다. 반면 문제 정의, 맥락 이해, 브랜드 해석, 최종 판단은 디자이너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AI를 쓰는 디자이너일수록 더 ‘기획형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디자인은 손의 일이 아니라 판단의 일이 될 것이고,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도구를 익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디자이너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사람이 AI 시대에 강해진다는 결론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리룸(Relume)으로 ‘원클릭 웹사이트 제작’ 흐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UX/UI 파트에서 특히 반가웠던 도구가 리룸(Relume)이다.

리룸은 프로젝트 설명만 입력해도 사이트맵과 와이어프레임, 스타일 가이드를 아주 빠르게 생성해 주고, 결과물을 피그마나 웹플로우 등으로 바로 내보낼 수 있어 연동성이 좋은 앱이다.

실무에서 가장 시간이 걸리는 구간이 “기획 → 구조 설계 → 화면 뼈대”인데, 리룸은 이 구간을 압축해 준다.

정리하면 흐름이 이렇다.

1. 프로젝트 목적과 서비스 성격을 한 문장으로 입력한다.

2. 리룸이 사이트 구조를 사이트맵으로 정리한다.

3. 각 페이지의 콘텐츠 흐름을 와이어프레임으로 자동 생성한다.

4. 스타일 가이드까지 잡아주고, 피그마/웹플로우로 내보낸다.

빠른 MVP 초기 제안 단계에서, 일단 보여줄 수 있는 뼈대를 만드는 데 굉장히 강력한 방식이다.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게요” 같은 상반된 요청을 해석하는 법

디자인 일을 하다 보면 클라이언트가 이렇게 말할 때가 있다.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게 해주세요.”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으로요.”

상반된 말이라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이 책은 강조한다.

이런 요청 뒤에는 분명한 니즈가 숨어 있다.

중요한 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해석의 방향을 여러 갈래로 열어두는 것이다.

책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게’라는 요청을 예로 들며,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색상은 비비드하지만 형태는 미니멀하게

- 요소는 적지만 임팩트는 강하게

- 텍스처는 화려하지만 레이아웃은 깔끔하게

AI는 여기서 큰 힘이 된다. 이 해석들을 각각의 프롬프트로 만들어 빠르게 시안을 펼쳐보고,

그중 클라이언트 반응이 좋은 방향을 골라 디자이너가 최종 판단으로 밀도를 높이면 된다.

AI는 가능성을 확장하고, 디자이너는 방향을 결정한다.


로고 디자인 파트가 의외로 실무형이다

: 타깃별 시안 → 벡터화 → 일러스트 파일까지

추가로 좋았던 건 로고 디자인을 실제 작업 흐름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로고를 “이미지 생성”에서 끝내지 않고, 타깃별 시안을 만드는 방식을 짚어준다.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라도

- 10대/20대에게 더 캐주얼하게 보이는 시안

- 프리미엄 타깃에게 더 정제된 시안

- B2B 고객에게 더 신뢰감을 주는 시안

처럼 타깃에 따라 시안을 분화하고, 그 차이를 언어로 설정해 AI 결과를 컨트롤하는 흐름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무자에게 중요한 마지막 단계, 벡터화하여 일러스트(Adobe Illustrator) 파일로 만드는 방법까지 이어진다. AI로 만든 로고는 그대로 쓰면 해상도나 응용성에서 한계가 있으니, 최종적으로 벡터 기반으로 정리해 확장 가능한 로고 자산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로고 작업을 해보려는 분들에게 이 파트는 꽤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AI로 로고 뽑아보기”가 아니라, “실제로 납품 가능한 형태로 마무리하기”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AI 이미지 어색한 부분은 포토샵으로 ‘디테일 보정’하는 법까지 알려준다

AI로 만든 결과물이 빠르긴 해도, 어색한 부분은 반드시 생긴다. 특히 자연물과 인공물의 차이를 짚어주는 설명이 실무적으로 유용했다. 자연물은 구조가 유기적이라 약간의 왜곡이 있어도 티가 덜 나지만, 건축물·가구·기계처럼 인공적인 형태는 조금만 일그러져도 바로 티가 난다. 이런 경우 포토샵의 제거 도구(Remove Tool)로 쉽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AI를 완성 도구로 과신하지 않고, 초안 생성 → 디자이너의 보정과 정리라는 현실적인 워크플로를 보여주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촬영 없이 AI로 영상 만들기 + 수노(Suno)로 음악까지: 콘텐츠 제작 흐름이 한 번에 이어진다

콘텐츠 제작 파트도 꽤 알찼다. 촬영 없이도 AI를 활용해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제공하고, 그 영상에 어울리는 분위기의 음악을 수노 AI로 직접 작곡하는 법까지 연결해 준다.

즉, “영상은 영상,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 기획(컨셉) → 영상 생성 → 편집 → 분위기 맞춤 음악 제작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영상 제작 경험이 많지 않은 디자이너나 1인 브랜드 운영자에게는 이 파트가 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촬영과 제작이 부담인 사람들에게, AI가 실제 제작의 허들을 낮춰주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 작업은 분명히 있다

책이 신뢰를 주는 이유는 AI를 무조건 찬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문에서는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 작업을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

- 클라이언트에게 바로 보여 줄 최종 시안

- 브랜드 정체성과 연결된 로고·네이밍·핵심 메시지

- 예산·시간·물성 제약을 반영한 현실적 설계

- 사회·문화적으로 민감한 공공 프로젝트, 윤리적 메시지

핵심은 단순하다. 반복과 초안은 AI에게, 책임과 판단은 디자이너가.

생성형 AI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지금은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고, 어떤 도구든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때 비로소 디자이너에게 힘이 된다.


총평|AI를 배우는 책이 아니라, AI 시대의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방법을 정리한 책

『AI 잘 쓰는 디자이너』는 AI 활용서이면서 동시에 디자인 사고 훈련서처럼 읽힌다. 도구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 AI를 잘 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문제 정의, 요구사항 정리, 맥락 이해, 최종 판단으로 이어진다. 디자인과 AI 사이에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좋은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다.


이은북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과 별보리필사단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 작업 5가지
마지막으로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 작업 5가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클라이언트에게 바로 보여 줄 최종 시안
- 브랜드의 정체성과 연결된 로고, 네이밍, 메시지
- 예산·시간·물성 제약을 반영한 현실적 설계
- 사회·문화적 요소가 민감한 공공 프로젝트, 윤리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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