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
최영원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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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어와 영어, 수학과 과학을 배우며 어른이 되지만,

정작 평생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돈’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거의 없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투자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돈을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하는지 누구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테크를 공부한다.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은 이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재테크 책과는 방향이 달랐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노자,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니체, 쇼펜하우어 등 고전 철학자의 사상을 돈과 소비, 투자, 노동, 욕망의 문제에 연결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보다 먼저 ‘왜 돈을 원하는가’를 묻는다.


저자는 돈을 공부할수록 결국 돈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같은 돈을 가져도 어떤 사람은 자유를 얻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불안을 얻는다.

소득이 늘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돈 자체보다 비교와 욕망, 삶의 기준에 있을 수 있다.

돈은 우리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돈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할 것과 비교할 대상, 원하는 것까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부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은 ‘얼마를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에게 충분함은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부를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다.

스토아 철학자들 역시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한 부로 여겼다.

노자의 이야기도 같은 지점에 닿는다. 화려한 색과 소리, 맛과 귀한 물건처럼 강한 외부 자극에 계속 끌리다 보면 인간은 자신의 중심을 잃기 쉽다고 경고한다.

이 말은 소비 자극이 넘쳐나는 지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SNS를 켜면 새 옷과 자동차, 여행, 명품, 투자 수익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과거의 욜로 문화 역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소비가 자존감을 대신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

소비가 나쁜 것이 아니라 소비가 나를 설명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생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냐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해지면,

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가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보여준 단순한 삶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무조건 아끼고 궁핍하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면서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저소비의 본질은 돈을 안 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욕망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다.

물건을 줄이는 일이 결국 자신의 기준을 되찾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정 욕구와 소비의 관계도 깊이 들여다본다.

아들러가 말한 열등감과 허구적 목적처럼 우리는 ‘이 정도가 되면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가상의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명품, 집, 투자 수익 같은 요소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증명하는 표식이 된다.


특히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봉과 자산, 몸매와 성취가 매일 전시된다.

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자신의 평범한 현실을 비교하면서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비교의 가장 큰 문제는 기분이 나빠지는 데 있지 않다. 타인의 속도를 내 인생의 시간표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누군가 집을 샀다고 조급하게 투자하고, 누군가 성공했다고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시작한다면 삶의 방향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소비 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

제임스 클리어가 설명하듯 반복되는 행동은 어느 순간 자동화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쇼핑 앱을 켜고, 지칠 때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충동적인 투자에 손을 대는 행동도 반복되면 하나의 습관이 된다. 부를 만드는 것과 부를 잃는 것 모두 거대한 선택 한 번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통장을 관리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습관을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현실적인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근로소득만으로 살아가기보다 일정한 종잣돈을 만들고 주식, 채권, ETF,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돈이 다시 돈을 만드는 구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수익률보다 자기 통제다.

소득이 늘 때 소비까지 함께 늘어나면 자산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오래 남았던 문장은 버나드 쇼의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는 말이었다. 젊음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자본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귀한 자본인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데 너무 쉽게 써버린다. 몇 년 뒤 기억조차 나지 않을 유행과 소비에 젊음을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와 경험, 기술과 건강에는 인색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무조건 아끼라는 뜻이라기보다 지금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말로 느껴졌다. 소비의 흔적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읽은 책과 배운 기술, 쌓아온 경험과 건강한 습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돈의 복리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삶의 복리’인지도 모른다.


칸트의 철학도 돈을 바라보는 기준을 한 단계 더 넓혀준다.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이 말하는 부는 통장 잔액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간, 건강, 지식, 관계, 경험, 선택의 자유까지 삶 전체를 자산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책 후반부에서 시간 관리와 복리, 독서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일 읽는 몇 페이지, 조금씩 쌓는 투자금, 꾸준히 관리하는 건강처럼 눈앞에서는 별것 없어 보이는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


결국 진짜 부자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의 욕망을 좇는 데 인생을 소비하지 않고, 오늘의 작은 선택을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투자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이 책이 말하는 ‘부의 철학’은 결국 그런 삶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라고 느꼈다.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다. 하지만 그 돈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묻는 책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그래서 이 책은 ‘얼마를 벌고 싶은가’보다 조금 다른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가장 귀한 자본인 돈과 시간, 그리고 젊음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맹자는 "뜻을 세우되 뜻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이기지 못한 탓"이라고 했습니다. 부를 쌓지 못하는 이유도 능력의 부족보다 자기 통제의 실패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을 축적한다는 것은 욕망을 따라 흘러가지 않고, 자신이 세운 삶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늘어난 수입에 휘둘리지 않고 소비를 절제하며 미래의 가치에 집중하는 힘. 이것이 바로 자산을 만든다는 말의 본질이며 그것은 ’돈의 기술’이기 이전에 ’삶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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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원선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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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

서점이나 SNS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두지만,

어느 순간 책장에는 ‘언젠가 읽어야 할 책’만 늘어간다.

한편으로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고, 완독한 책을 쌓아가는 일이 독서의 성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10권 독서법』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책이 실제로 내 삶에서 무엇을 바꾸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 하토야마 레히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빠르게 읽는 속독도, 많은 책을 읽는 다독도 아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자신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20대와 30대가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40대의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을 맡고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와 낯선 업계의 노하우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실패를 몇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삶을 빌려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 10권’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학생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독서량’보다 ‘책 사용법’에 있다고 말한다.

책을 외워야 할 지식, 즉 입력의 수단으로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처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알고 있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결국 독서의 진짜 결과는 완독 표시가 아니라 그 뒤에 달라진 행동에서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는 시간만큼 ‘고찰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느 부분이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와는 다르다.

책을 하나의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한 질문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독서는 지식을 많이 저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

저자가 눈앞에 두는 책을 10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책이 너무 많으면 정말 필요한 책이 다른 책 사이에 묻히고 관심도 분산된다.

그래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책,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책, 미래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책을 골라 10권만 가까이에 둔다. 이 10권은 단순한 독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업무 리스트 역할까지 한다.

어떤 책을 지금 곁에 두고 있는지는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다. 결국 책을 고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10권은 계속 바뀐다.

저자는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의 과제와 맞지 않는 책은 정리한다.

필요하면 버렸던 책도 다시 산다.

실제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한 번 처분했다가 산리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던 시기에 다시 구입했다.

사업이 잘되고 있었기에 오히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같은 책도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읽힐 수 있다.

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결국 내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고르는 기준도 실용적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살펴보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나 신뢰할 만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

중요한 것은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문제와 연결되는 책을 찾는 것이다.

다음 주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언젠가 도움이 될 교양서가 아니라 당장의 발표를 개선할 수 있는 책이다.

경제경영서나 실용서를 스마트폰 사용설명서처럼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완독 여부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답에 빠르게 도달해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다.

300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보다 단 한 페이지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해 행동 하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의미 있는 독서일 수 있다.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만족보다 책에서 무엇을 가져와 현실에 옮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산리오에서 해외 CSR을 고민하던 당시 마이클 포터의 ‘공통 가치 창조(CSV)’

개념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저자의 경험도 이 독서법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

책에서 얻은 개념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은 반드시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

결국 독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유는 책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책을 통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잘되지 않을 때 ‘콘텍스트가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어려운 내용을 만나면 쉽게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경과 앞뒤 맥락을 알게 되는 순간 복잡했던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

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래서 독서는 문장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10권 독서법』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는 독서의 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저자가 말하는 ‘책을 10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것은 적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10권의 책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바꾸라는 의미다.

책의 숫자를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독서.

100권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보다 단 10권을 읽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편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결국 독서가 남겨야 하는 것은 읽은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을 만나기 전과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일 것이다.

『10권 독서법』은 책을 많이 읽는 방법보다 책을 현실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미국과 일본의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독서량’이 아니라 ‘책 사용법’이다.
일본의 학생은 책을 입력의 수단, 즉 외워야 할 지식으로 생각하며 읽는다면,
미국의 학생은 책을 문제 해결의 처방전으로 생각하고 출력의 수단으로서 읽는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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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
김한호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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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다.

몇 줄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현실적인 인물 사진부터 일러스트, 제품 광고 이미지까지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같은 인물이나 제품을 여러 장면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할지, 

완성된 이미지를 영상이나 3D 작업으로 어떻게 확장할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ComfyUI 독학노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AI 이미지 생성과 실제 창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워크플로우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ComfyUI는 이미지 생성 과정을 여러 개의 노드로 나누어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도구다.

모델을 불러오고,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해상도를 높이는 과정이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펼쳐진다.

버튼 하나를 누른 뒤 결과만 기다리는 방식과 달리, 각 단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


생성형 AI 시대에 중요한 능력은 우연히 좋은 결과물을 한 번 얻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요소를 조정했는지 이해하고, 같은 품질과 방향을 다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우연히 얻은 이미지 한 장은 한 번의 성과로 끝날 수 있지만, 잘 설계한 워크플로우는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수정하고 확장하며 사용할 수 있는 창작 자산이 된다.


이 책은 ComfyUI 설치와 화면 구성, 노드의 의미, 연결선과 데이터 흐름, 노드 추가·복사·정리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워크플로우를 JSON 파일이나 이미지에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 방법, Nodes Manager로 커스텀 노드를 설치하고 누락된 노드를 확인하는 과정도 다룬다.

처음에는 복잡한 노드들이 얽힌 화면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노드가 하나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이미지 제작 과정이 오히려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Stable Diffusion의 작동 구조와 체크포인트, CLIP, VAE, KSampler 등의 역할을 설명하며 본격적인 이미지 생성 단계로 넘어간다.

같은 프롬프트라도 샘플러에 따라 이미지의 안정성, 디테일, 질감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실제 결과로 비교해 보여준다.

단순히 권장 설정값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정 하나가 결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구성한 점이 좋다.


프롬프트 작성법도 실용적이다.

단어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인물, 행동, 배경, 조명과 카메라의 관계를 하나의 문장으로 설계하도록 안내한다.

부드러운 빛, 자연광, 스튜디오 조명, 강한 직사광 같은 표현이 이미지의 감정과 완성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고, 

중요한 정보는 문장의 앞부분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반영되게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좋은 프롬프트는 화려한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증명이 아니다.

화면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인물과 배경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를 정리한 작은 연출안에 가깝다.

결국 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것은 AI에게 명령을 잘 내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FLUX 활용 부분에서는 컴퓨터 사양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기준도 제시한다.

FP16, FP8, Q8, Q4, Q2 등 모델의 압축 정도에 따라 필요한 VRAM과 이미지 품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없더라도 자신의 작업 환경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충분히 작업할 수 있으며,

무조건 가장 무거운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도구를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최고의 사양을 갖추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환경의 한계를 이해하고, 작업 목적에 필요한 품질과 속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실무 능력이다.

좋은 작업은 비싼 장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설계할 때 만들어진다.

LoRA를 활용해 특정 스타일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캐릭터를 정면·측면·후면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멋진 캐릭터 한 장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게임·웹툰·애니메이션·브랜드 마스코트처럼 여러 장면에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 시트로 발전시킨다.




캐릭터 AI 작업에서는 한 장의 화려함보다 여러 이미지에서 같은 인물로 인식되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편집 기능도 풍부하다.

인페인트로 제품과 배경은 유지하면서 꽃이나 소품만 교체하고, 아웃페인트로 기존 화면 바깥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

Canny ControlNet으로 윤곽과 구도를 유지한 채 스타일을 바꾸고, Depth를 활용해 공간감과 원근을 보존하는 방법도 다룬다.

Redux로 레퍼런스 이미지의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업스케일과 리터칭을 통해 의류 소재, 인물 피부, 머리카락과 제품 표면의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도 이어진다.


이러한 기능들은 실제 디자인 업무와 직접 연결된다.

제품 병의 형태와 라벨은 유지하면서 배경만 자연광이 비치는 주방이나 석재 공간으로 바꾸고, 

유리병에 빛의 굴절과 물방울을 더해 광고 이미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모델 사진과 제품 사진을 결합해 인물이 제품을 들고 있는 홍보 포스터를 만들거나, 

서로 다른 이미지 여러 장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업용 AI 이미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만이 아니다.

제품의 형태와 비율, 라벨과 브랜드 정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바꾸는 통제력이 더욱 중요하다.

창의성은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바꿔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판단에서도 나온다.


책의 후반부는 ComfyUI의 활용 범위를 영상과 3D까지 확장한다.

Wan2.2를 활용해 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T2V, 한 장의 이미지에 움직임을 더하는 I2V, 첫 프레임과 마지막 프레임을 연결하는 FLF2V를 설명한다.

앞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다음 영상의 시작점으로 활용해 여러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고, 프레임 보간으로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도 배운다.

숲속 여성에게 새가 날아오는 장면을 연결하거나, 운동·업무·공연 관람 장면을 이어 헤드폰 광고 영상을 완성하는 실습은 한 장의 이미지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유튜브 광고 스토리보드, SNS 화장품 포스터, 쇼츠 영상, 게임 장비·스킬·포션 아이콘 제작처럼 실제 콘텐츠 작업에 가까운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또한 Qwen-Image와 편집 모델, FLUX.2 Klein, Krea, Kontext 등 비교적 새로운 모델을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도 소개한다.

배경 제거 후 게임 그래픽에 적용하는 방법과 Hunyuan3D, Meshy를 활용해 이미지 한 장을 3D 모델로 변환하는 과정까지 담아 이미지·영상·게임·3D를 하나의 창작 흐름으로 연결한다.


생성형 AI의 실질적인 가치는 한 장의 멋진 이미지를 빠르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지를 수정하고, 다른 이미지와 합성하고, 영상의 첫 장면으로 확장하고, 

다시 3D 모델과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단순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제작 환경이 된다.

결과물 하나에 만족하기보다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갈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AI를 더 오래, 더 깊게 활용할 수 있다.

『ComfyUI 독학노트』는 가볍게 결과만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두껍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노드와 모델, 샘플러, VRAM, 커스텀 노드와 워크플로우의 개념을 직접 실행하며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특정 버튼의 위치만 알려주는 사용 설명서보다 오래 활용할 수 있다.


AI가 디자이너를 대신한다는 말은 창작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AI는 수많은 가능성을 빠르게 보여줄 수 있지만, 무엇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는지,

어떤 결과를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서로 다른 결과를 어떻게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할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미지를 직접 그리는 사람에만 머물지 않고, 

가능성을 탐색하고 기준을 세우며 결과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창작 디렉터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

이 책은 생성 버튼을 잘 누르는 방법보다 창작 과정 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미지 생성에서 시작해 수정, 합성, 업스케일, 영상 연결과 3D 변환까지 자신만의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싶은 디자이너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


'성안당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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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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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판권에는 저자와 번역가, 편집자, 디자이너 등 책을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러나 한 권의 완성도에 깊이 관여하면서도 독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출판사의 숨은 공로자인 교열자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신쵸샤 교열부 문예팀에서 10년째 일하는 쿠쥬 코코로를 중심으로 교열자들의 세계를 그린 직업 만화다. 교열이라고 하면 흔히 오탈자나 맞춤법을 고치는 일을 떠올리지만, 작품 속 교열자들이 확인하는 범위는 훨씬 넓다.


소설의 배경이 2020년으로 추정되면 당시의 달 모양이 실제와 맞는지 살피고, 앞에서는 ‘뺀질뺀질한 소년’이라고 한 인물을 몇 페이지 뒤에서 ‘소심해 보이는 소년’이라고 표현하면 성격 묘사가 모순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서로 다른 장면에 흩어진 문장을 비교해 인물의 나이와 학년을 추론하고, 등장인물의 특징과 관계, 버릇, 작품 전체의 연표까지 따로 정리한다.


명백한 오류를 고치는 빨간 표시와 달리, 저자의 의도를 물어보기 위해 연필로 의문점을 적는 것을 ‘연필을 넣는다’고 한다. 교열은 문장을 마음대로 고치는 일이 아니라 저자의 표현을 존중하면서 더 정확한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작업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푹 빠져 읽으면 안 돼. 단어 그 자체와 마주해야지.”


독자는 이야기에 몰입하지만 교열자는 한 걸음 떨어져 문장과 단어를 바라봐야 한다. 사람의 눈은 익숙한 문장을 자동으로 보정해 읽기 때문에 틀린 글자도 쉽게 지나친다. 그렇다고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까지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교열은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


작품에 빠져 오류를 놓치지 않는 객관성과, 작품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 좋은 책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애정. 좋은 교열에는 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했다.


교열자는 사실 확인, 이야기의 모순, 표기 통일 등 수많은 요소를 살펴야 한다. 하나의 단어가 책 안에서 여러 방식으로 쓰이는 ‘표기 흔들림’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사전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 속 야히코 씨는 교열 업무가 존재하는 이유를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따라서 사실과 이야기의 오류를 먼저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사소한 표기 통일에는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


사전에 없는 표현이라고 곧바로 틀렸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언어에는 시대와 작가의 개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열자는 사전을 통해 단어의 유래와 오래된 쓰임을 살피지만, 사전의 답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교열의 ‘교’는 비교하고 대조해 바로잡는 것이며, ‘열’은 살펴보고 검토한다는 뜻이다. 잘못을 찾는 것뿐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는 과정까지가 교열인 것이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게 방심하기 쉬워요.”


“아예 모르면 단어가 주는 위화감을 못 느껴서 지나쳐 버리잖아요.”


“의문의 전제 조건은 지식인 것 같아요.”


“과신하지 말고 의심해 보는 자세가 중요해.”


이 대화는 교열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면 무엇이 이상한지조차 알 수 없지만, 안다고 확신하는 순간 확인을 멈추게 된다. 지식은 의문을 갖게 하는 출발점이지만, 진짜 전문성은 자신의 지식이 틀릴 가능성까지 열어 두는 데서 완성된다. 익숙한 일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고 살피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발견했을 땐,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여기려 하고 있어.”


이 문장도 오래 남았다. 우리는 남의 실수는 쉽게 지적하면서 자신의 실수에는 이유를 붙이곤 한다. 하지만 나 역시 언제든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기 어려워진다. 지적의 목적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교열을 마쳐 인쇄 공정으로 넘기는 것을 ‘교료’라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오류가 발견될 수 있다. 책이 인쇄 단계에 들어간 뒤 한 페이지를 수정하려면 그 페이지가 포함된 16페이지 단위의 ‘접지’ 전체를 다시 인쇄해야 한다. 글자 하나의 실수가 제작비와 일정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교열자는 마지막까지 책임을 짊어진다. 그렇다고 실수에만 붙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무슨 일이든 평정심이 중요한 법이야.”


책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완벽할 수 없다는 현실 사이에서, 교열자는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다음 문장을 바라본다.


시마 씨는 책을 정보와 이야기뿐 아니라 무게, 종이의 촉감, 페이지 넘기는 소리와 냄새까지 포함한 하나의 ‘물건’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신발이나 덜 조여진 나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에는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온전한 책을 건네고 싶은 교열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교열은 단순히 틀린 글자를 찾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보지 못할 독자를 생각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다.


“십 년 후, 이십 년 후에도 책은 사라지지 않아. 책은 사람이 엮는 거니까.”


그리고 작품은 마지막에 말한다.


“문장은 사람이니까.”


문장 뒤에는 그것을 쓴 사람이 있고, 그 문장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다. 교열은 글자를 고치는 일이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뜻이 어긋나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우리가 당연하게 읽었던 책 한 권이 얼마나 많은 질문과 확인, 책임과 애정을 거쳐 완성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제 판권을 펼치면 그곳에 적힌 이름뿐 아니라,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문장과 마주한 숨은 사람들까지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요조앤 @yozo_anne 서평단‘을 통해,

'서교책방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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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쥬 씨는 좋은 교열이 뭐라고 생각하나?"
"객관적일 것?"
"그렇군.. 나는 말일세."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
"난 그게 교열의 본래 자세가 아닐까 싶어."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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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유리하다 - AI 시대, 인간에게만 허락된 것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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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AI가 만든 글과 이미지, 영상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난다.

몇 시간 걸리던 일을 순식간에 끝내는 모습을 보면 편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능력이 앞으로도 가치가 있을지, 새 기술을 열심히 배우는 것만으로 충분할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유리하다』는 이런 막연한 불안에 희망적인 말만 건네지 않는다.

AI가 인간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도, 도구 몇 개만 잘 다루면 미래를 앞서갈 수 있다는 낙관도 경계한다.

이 책이 말하려는 것은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다.

“AI 시대의 가장 비싼 실수는 늦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뒤처질까 봐 서둘러 자격증을 따고 강의를 듣는다.

그러나 빨리 시작하는 것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은 다르다.

현재 특별한 능력처럼 보이는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AI 활용 기술도 머지않아 누구나 사용하는 기본 기능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니다.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결과를 선택하며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지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

인간은 AI와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다른 인간과 경쟁한다.

AI는 적이라기보다 강력한 도구다. 다만 그 도구가 사람을 자동으로 유능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능력을 크게 확장해주지만, 방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데 그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공식은 ‘인공지능×인간지능’이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는 점이 중요하다.

AI를 능숙하게 다뤄도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 창의성이 부족하면 결과의 수준도 낮아진다.

반대로 인간적인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AI를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면 변화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펼치기 어렵다.

앞으로는 AI 활용 능력과 휴먼 스킬을 함께 키워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휴먼 스킬은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 창의성, 리더십, 적응력, 감성지능과 같은 능력이다.

AI도 논리적인 문장을 만들고 사람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말하지 않은 마음을 읽고, 관계와 상황에 맞게 소통하며, 타인의 고통 곁에 함께 머무는 일까지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

AI가 빠르게 답을 내놓더라도 그 답의 전제가 옳은지, 단기적인 효율이 장기적인 문제를 만들지는 않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샘 올트먼이 중요하게 보았다는 채용 기준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첫째는 문제를 해결해 실제 성과를 내는 사람,

둘째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

셋째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다.

각각 실행력, 관계지능, 학습지능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시대의 ‘똑똑함’은 명문대를 나왔거나 시험을 잘 본다는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기존의 답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내며,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많이 아는 것보다 계속 배울 수 있는 사람, 정답을 외우는 사람보다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높은 가치를 갖게 된다.

성과를 끝까지 완성하는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은 시작한 순간이 아니라 마침표를 찍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벌이는 사람은 많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처음에는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마무리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조직은 자신의 능력을 말로 포장하는 사람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일을 완수하는 데에는 책임감과 끈기, 판단력과 결단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런 역량은 학력이나 자격증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함께 일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지를 봐야 알 수 있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창의력과 판단력, 공감력이 실패와 경험에서 자란다는 이야기다.

판단력은 교과서만 읽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며, 실패를 다음 판단의 재료로 바꾸는 과정에서 단단해진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배울 수 있지만, 실패한 뒤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은 하지 못한다.

타인의 눈물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두려움도 알지 못한다.

어쩌면 AI 시대에 가장 강한 인간은 정답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경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며,

실패를 통해 깊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경쟁력은 지식의 양뿐 아니라 경험과 관계의 밀도에서 만들어진다.


AI는 조직과 일자리의 구조도 바꾸고 있다.

자료 조사와 문서 정리, 초안 작성처럼 과거 신입이 맡았던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신입을 뽑아 키우는 방식’도 흔들리고 있다.

기업이 당장의 효율만 생각해 신입을 줄인다면, 미래의 숙련자와 관리자를 키울 기회까지 사라질 수 있다.

조직은 단순히 사람을 줄이는 데서 멈추지 말고,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반대로 개인에게는 더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기획, 디자인, 마케팅, 고객 응대처럼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던 업무를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솔로프러너’는 자신의 시간만 판매하는 프리랜서를 넘어, 혼자서도 하나의 사업 구조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1인 기업가다. AI는 전문성과 방향을 가진 개인의 힘을 크게 확장해준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자동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책이 제시하는 미래의 순서는 냉정하다.

휴먼 스킬을 충분히 가진 유능한 인간 〉 AI 〉 휴먼 스킬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간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AI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질문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익숙한 방식만 반복한다면 AI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인간의 유리함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훈련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능력이다.


이 책을 읽은 뒤에는 “AI가 내 일을 빼앗을까?”라는 질문보다 “나는 AI와 함께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남는다.

AI가 잘하는 반복 작업과 정보 정리는 적극적으로 맡기되,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질문과 판단, 공감과 책임의 능력은 더욱 깊게 키워야 한다.

인간이 AI보다 유리한 이유는 더 빠르고 정확해서가 아니다.

질문하고, 의심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며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속 배우는 힘, 사람들과 협력하는 힘, 시작한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힘이 더해질 때 인간의 경쟁력은 분명해진다.

AI 시대에도 인간은 유리하다. 다만 그 유리함을 실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각자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퍼블리온 출판사 @publion_book'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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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관심사가 AI 도구 활용 스킬을 쌓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AI 도구 활용이 필요하고 중요하긴 해도, 그건 결국 기본일 뿐이다. AI 도구 활용 능력은 상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 그걸 못 가진 건 치명적 단점이겠지만, 그걸 가졌다고 더 유리한 건 아니다. 우린 적당히 밥 먹고사는 걸 목표로 살아가는 게 아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평소 자기계발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커리어 관리를 하는 것도 최상위의 위치 혹은 최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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