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IP - K-콘텐츠, 히트작에서 자산으로
윤송이 지음 / 동아시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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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가 세계 순위에 오르고, 한국의 음악과 캐릭터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그 성과를 자랑스러워하지만, 흥행 이후의 수익과 권리가 창작자와 제작사에 얼마나 돌아가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다.

윤송이의 『슈퍼 IP』는 이러한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콘텐츠의 권리를 누가 갖고 그로 인한 수익을 누가 가져가는지 살펴본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았는지와 함께, 그 성공이 누구의 자산으로 쌓이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문화콘텐츠 연구자이자 방송사 실무자인 저자는 K-콘텐츠의 흥행을 계약, 유통, 데이터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한국이 뛰어난 제작 역량을 증명하는 동안 글로벌 플랫폼과 자본은 콘텐츠의 권리를 축적해 왔다.

작품에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담겼다는 사실만으로 그 작품의 사업적 주도권까지 한국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의 음악과 문화가 작품의 매력을 이루지만, 제작을 주도한 곳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고 세계 유통을 맡은 곳은 넷플릭스다.

문화적으로 한국적인 작품이라는 평가와 그 작품의 권리를 누가 보유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한국적인 이야기가 세계에서 사랑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시선을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문화로 만든 콘텐츠의 권리와 수익까지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창작자가 다음 이야기를 준비할 자금과 선택권을 얻는지까지 살펴야 성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IP는 이야기와 캐릭터 등을 둘러싼 지식재산과 그 권리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후속편을 만들고, 게임이나 상품으로 확장하며,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할 권리가 중요하다.

저자는 슈퍼 IP의 조건으로 반복 소비, 확장성, 권리에 대한 통제력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이유가 있고, 다양한 매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이를 실행할 권리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오징어 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넷플릭스의 투자와 유통망은 오랫동안 제작되지 못했던 『오징어 게임』을 세계에 선보이는 기반이 됐다.

동시에 시즌 1의 성공은 흥행 성과와 창작자의 추가 보상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방영권과 스트리밍 권한을 계약하면서도 저작권과 부가사업 권리를 보유해 후속 사업의 기반을 남겼다.

이 책은 『D.P.』를 통해 원작의 권리와 영상화 권리를 구분하는 문제도 살핀다.

원작자가 창작에 참여하는 일과 원천 이야기의 권리를 유지하는 일은 작품의 방향과 이후 활용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글로벌 공개라도 어떤 권리를 누구에게 허락했는지에 따라 미래의 선택지는 달라진다.

물론 모든 제작사가 IP를 끝까지 보유할 수는 없다.

권리 일괄 양도는 제작비와 일정 수익을 확보하는 대신 이후 사업의 결정권을 제한할 수 있다.

한정 라이선스는 기간이나 지역을 정해 이용을 허락하고, 공동제작은 비용과 위험을 나눈다.

주문 제작인 커미션과 장기 공급 관계를 맺는 아웃풋 딜 역시 안정성과 제약을 함께 지닌다.

계약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넘기고 무엇을 남겼는지다.

창작에 집중하려면 권리와 계약을 아는 일도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어렵고 낯설다는 이유로 계약을 다른 사람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면, 내가 만든 결과물의 다음 모습까지 남이 결정할 수 있다.

당장의 보상이 절실한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미래의 선택권을 일부라도 남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작업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은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과 그 작업의 권리를 이해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이는 일이겠다.


웹툰과 웹소설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원천 이야기의 힘이 드러난다.

연재 중 쌓이는 조회수와 댓글, 독자의 반응은 작품의 가능성을 판단할 자료가 된다.

웹툰은 인물과 배경이 시각적으로 구현되어 있어 영상화의 출발점으로도 활용된다.

웹소설에서 웹툰, 드라마와 영화, 상품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 시장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의 인기가 다시 원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선순환도 생긴다.

『이태원 클라쓰』와 『유미의 세포들』처럼 원작과 파생 콘텐츠가 서로 독자를 연결하면 이야기의 수명은 길어진다.

다만 원작의 인기가 영상의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매체의 특성에 맞는 각색과 제작 역량이 더해져야 한다.

세계관과 포맷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확장의 방식도 넓어진다.

세계관은 인물과 이야기의 연결을 통해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고, 포맷은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과 구성 등을 다른 시장에서 활용할 가능성을 연다. 완성된 작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질 기반을 보유하는 문제다.

오래가는 이야기는 끝난 뒤에도 독자의 마음에 자리를 남긴다.

마지막 장면 이후 그 인물이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고,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같은 세계를 보고 싶어진다.

그런 마음이 쌓여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힘이 되는 것 같다.

확장하려는 계획이 앞서기보다, 사람들이 더 알고 싶어 할 만큼 인물과 이야기를 충실하게 만드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IP 록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공개 본문은 유튜브의 수익 공유, 스포티파이의 편의성, 틱톡의 추천, 인스타그램의 관계망 등을 통해 창작자와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에 머무는 구조를 설명한다. 작품뿐 아니라 이용자와의 접점까지 확보하는 일이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K-콘텐츠의 관계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세계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얻는 한편, 유통과 데이터에 대한 의존은 커질 수 있다.

디즈니의 사례는 영화·상품·공연·테마파크를 연결하며 같은 이야기와의 관계를 오래 이어 가는 사업 구조에 주목하게 한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도 플랫폼 의존은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글과 이미지는 내가 만들지만, 누구에게 얼마나 보일지는 플랫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조회수와 팔로워 수를 확인하는 만큼 원고와 작업물을 정리하고, 나만의 관점과 표현을 축적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활동하는 공간이 바뀌더라도 이어 갈 수 있는 작업의 기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캐릭터·팬덤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콘텐츠의 수익이 감정과 관계를 통해 이어지는 모습을 살핀다.

음악은 스트리밍과 여러 활용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비되고, 포토카드와 캐릭터 상품에는 수집과 소속감의 욕구가 담긴다.

공연과 전시, 체험은 팬이 작품과 만나는 또 다른 접점이다.

이러한 사업이 지속되려면 관심을 매출로 바꾸는 능력과 함께, 팬이 계속 관계를 이어 갈 이유를 마련해야 한다.

같은 캐릭터를 여러 상품에 붙이는 것만으로 애착이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작품의 매력과 소비자의 신뢰가 함께 쌓여야 한다.

팬이 상품을 사는 마음에는 좋아하는 대상을 일상 가까이에 두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인형이 위로가 되고, 한 장의 포토카드가 특정 시절의 기억이 된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면 팬덤을 구매력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래 사랑받고 싶다면 팬의 지출을 늘리는 방법만큼, 팬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기꺼이 썼다고 느낄 경험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은 기존 방송사의 변화와 규제, AI 시대의 과제를 살핀다. 『흑백요리사』를 통해서는 매체마다 다른 표현·광고 기준이 기획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짚는다. 방송사의 미래를 생각할 때도 채널의 영향력과 함께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할 역량을 보게 된다.

AI 시대에는 오래된 영상과 음원, 대본 등의 아카이브가 새로운 활용 자원이 된다.

다만 보관량만으로 가치를 실현할 수는 없다. 자료의 출처와 권리, 검색에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활용과 보상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바탕이 된 기록과 사람의 노력을 존중하는 태도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오래된 자료를 새로운 사업에 활용한다면 누가 만들었고 어떤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창작자의 권리와 정당한 보상은 새로운 기술을 지속 가능하게 사용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슈퍼 IP』의 장점은 익숙한 작품과 소비 경험을 통해 콘텐츠 산업의 구조를 생각하게 한다는 데 있다.

동시에 모든 이야기를 상품화하거나 모든 작품을 시리즈로 확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하나의 작품으로 충분히 완결되는 이야기의 가치도 존중받아야 한다.

IP 보유 역시 그 자체로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자금과 협상력, 확보한 권리를 활용할 기획과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책이 제시하는 방향은 권리를 남기고, 세계관과 팬덤을 확장하며, 원천 이야기를 자산으로 축적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오늘의 계약이 다음 작품의 가능성을 바꾸고, 지금의 제도가 훗날 창작의 조건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IP는 미래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되는 말은 ‘축적’이다.

한 번의 성과가 끝날 때마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창작을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작품과 함께 경험과 신뢰, 권리와 관계가 쌓여 다음 시도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서 사랑받는 만큼,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들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여유를 얻었으면 한다.

박수가 정당한 보상으로 이어지고, 그 보상이 다시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 된다.

내가 바라는 K-콘텐츠의 다음 성공은 그런 모습이다.


ㅡ

'윤승아 저자'님에게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중요한 것은 협상과 계약 단계에서 장기적 안목을 잃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의 기회와 금전적 보상을 얻더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만든 IP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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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텐션 - 원하는 순간 집중하는 뇌를 만드는 몰입 전략
김대수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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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라고 하면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것이 집중력의 전부라면, 우리는 지금까지 서로 다른 수많은 집중 방식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거나 업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흔히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해진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지 못하거나 여러 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산만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모든 사람의 집중력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오래 앉아 있는 능력과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과연 같은 것일까?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의 『어텐션』은 이러한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어쩌다 어른>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알려진 김대수 교수는 오랫동안 뇌과학과 행동유전학을 연구해 온 과학자다.

이번 신작에서는 수십 년간의 연구 경험과 자신의 ADHD 진단 및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집중력의 개념을 다시 살펴본다.

바둑기사 신진서, 뇌과학자 장동선과 정재승 교수의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기술만 알려주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더 오래 집중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집중해야 하는지를 먼저 질문한다.

저자는 우리가 믿어 온 '단 하나의 집중력'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공 신화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집중력이 개인을 평가하고 통제하는 사회적 기준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역사와 철학, 뇌과학을 통해 살펴본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집중력과 의지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실제 결과에는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교육 방식과 환경, 기회, 과제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통념을 '헤게모니'라는 개념과 연결한다.

특정한 가치와 기준이 사회에서 당연한 규범으로 받아들여지면, 사람들은 그 기준 자체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쉽게 자신과 타인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해 왔는지 돌아보게 됐다.

정해진 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사람이 가진 다른 가능성까지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교육은 대부분의 학생이 정해진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조용한 환경에서 깊이 몰입하고, 누군가는 다양한 자극과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집중하라고 요구하기보다 각자가 어떤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저자는 자신의 ADHD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중요한 약속을 잊거나 물건을 두고 내리는 일, 여러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는 경험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뇌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ADHD와 과몰입의 관계였다.

ADHD는 주의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경발달장애지만,

일부 당사자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에 놀라울 정도로 깊이 몰입하기도 한다.

게임에는 몇 시간씩 집중하면서 공부에는 쉽게 주의가 흐트러지는 현상도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과몰입이 모든 ADHD 당사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몰입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설명은 집중력을 단순히 의지력이나 인내심의 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누군가가 특정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집중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집중력을 다룬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SNS와 숏폼 콘텐츠,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속에서 살아간다.

스마트폰은 집중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저자는 스마트폰 사용과 집중력 저하 사이의 관계를 보다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도 만화책과 TV, 컴퓨터 게임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비판받아 왔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 뒤 학업 성적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스마트폰이 뇌 기능을 저하시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용 시간이 줄어들면서 공부할 시간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잦은 알림은 주의 전환을 반복하게 만들고, 늦은 밤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습관은 수면과 다음 날 집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멀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주의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은 정보를 검색하고 학습하며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목적 없이 사용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길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용했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를 돌아보는 일이다.


저자는 집중력이 작동하는 뇌의 구조도 흥미롭게 설명한다.

목표를 향해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 관여하는 배측 주의 네트워크,

예상하지 못한 자극에 반응하는 복측 주의 네트워크,

내면의 생각과 기억을 연결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까지.

여기에 동기와 보상에 관여하는 도파민,

각성과 긴장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

사회적 유대와 관련된 옥시토신의 역할도 함께 살펴본다.

이처럼 집중은 하나의 뇌 영역만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여러 신경 네트워크가 상황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멍하니 있는 시간이 반드시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잠시 산책하거나 다른 일을 하던 중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집중력을 잘 활용한다는 것은 무조건 오래 붙잡고 버티는 일이 아니라, 집중할 때와 잠시 내려놓을 때를 적절하게 구분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깊이 생각하게 된 부분은 집중력이라는 주제를 AI 시대의 변화와 연결한 내용이었다.

AI는 이미 방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하며 글과 이미지,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반복적인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도 자동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많은 지식을 암기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며, 시험 성적을 통해 능력을 평가하는 구조에 익숙하다.

저자는 이러한 획일적인 교육 방식이 AI 시대에도 적합한지 질문한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기억하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필요한 지식을 활용하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부분은 실제 업무와 연결해서 생각해 볼수록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AI를 활용하면 자료를 조사하거나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여러 정보 가운데 의미 있는 내용을 선택하며,

그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연결하는 일에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결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성되는 결과물은 달라진다.

기술을 잘 다루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판단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저자는 AI 시대를 새로운 '지식 사냥터'에 비유한다.

과거의 사냥꾼들이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해 목표를 이루었듯,

앞으로는 자신만의 집중력을 이해하고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 나아가 AI와 로봇까지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은 기계보다 더 오래 집중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집중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과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가까울 것이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해 줄수록 인간은 자신의 시간과 주의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판단하지 못한다면 효율성만 높아질 뿐 삶의 방향까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자신만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어텐션 타입 인덱스(ATI)'도 소개한다.

ATI는 무엇에 집중하는지, 얼마나 오래 집중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지,

무엇을 위해 집중하는지라는 네 가지 축을 바탕으로 개인의 집중력 유형을 살펴보는 도구다.

가령 한 가지 대상에 깊이 파고드는 사람과 여러 분야를 폭넓게 탐색하는 사람,

구체적인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과 전체적인 맥락을 연결하는 사람처럼 집중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네 가지 척도를 조합해 열여섯 가지 집중력 유형을 제안한다.


마지막 부록에는 독자가 직접 자신의 집중력 패턴을 살펴볼 수 있는 어텐션 타입 검사도 수록돼 있다.

이는 사람의 능력을 열여섯 가지로 확정하거나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검사가 아니라 자신의 집중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둔 저자의 제안이다. 이 검사가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집중이 잘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해가 빠른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큰 동기를 느끼는지 알아본다면 일과 공부의 방식을 보다 자신에게 맞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와 다르게 일한다고 해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협업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텐션』을 읽으며 집중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집중력을 높이려면 더 노력하고, 더 오래 버티고, 방해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앞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활동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부터 알아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집중력을 자신의 결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각자의 특성과 가능성을 이해하는 관점이 인상 깊었다.

물론 자신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생활 습관을 바꾸고, 환경을 조정하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달라진다면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이 부족한지만 바라보는 사람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내용의 깊이와 전달하는 메시지 모두에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을 만났다.

뇌과학이라는 전문 지식을 일상적인 고민과 연결하면서,

AI 시대에 우리가 어떤 역량을 기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읽고 끝나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학습, 일상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실용적인 가치가 높았다.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 방식과 학습 습관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가 집중하는 것이 된다"

매일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일에 시간을 사용하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생각과 경험이 쌓인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만들어간다.

집중력이란 남들보다 오래 한곳을 바라보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곳에 자신의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집중하는 기술이 아니라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저자분의 이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선보이실 다음 책도 기대된다.


📖 《어텐션》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맞는 집중 방식을 찾지 못한 사람

업무나 공부 중 주의가 쉽게 흐트러져 고민하는 사람

한 가지 일보다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더 편한 사람

“나는 왜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

집중력 부족을 의지나 성격의 문제로 생각하며 자책해 온 사람

생산성 향상과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고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찾아보는 사람


ㅡ

'오리지널스 출판사(밀리의서재 출판 브랜드)'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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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 인스타 @millie_bookclub

미국의 신경심리학자인 러셀 바클리(Russell Barkley) 박사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ADHD를 가진 아동과 성인들은 즐기거나 심리적으로 보상이 되는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음으로 넘어갔을 시점에서도 계속 그 행동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뇌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활동으로 끌린다."

그 활동에서 도파민의 위상성 급증이 일어나는 순간, 주의는 그곳으로 완전히 고정된다. 이것이 과몰입이다.

바클리에 따르면 ADHD를 가진 사람들은 30대에 이르러 자영업자가 되는 비율이 약 35%에 달하는데, 이는 일반인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영업은 자신이 선택한 영역에서 과몰입이 가능한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점처럼 보이는 것이 특정 조건 아래서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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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비(송태민) 지음 / 시공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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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관련 책은 정말 많다.

ChatGPT에게 질문하는 법,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법,

영상을 만드는 법까지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관련 책도 빠르게 쏟아진다.

그런데 『나 혼자 AI 기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이 책이 단순히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저자 어비(송태민)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르다.

AI를 배웠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도구를 어떻게 내 경험과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콘텐츠와 서비스, 나아가 수익이 반복되는 하나의 구조로 만들 것인가?

결국 이 책의 중심에는 이런 질문이 놓여 있다.

AI 시대의 진짜 격차는 누가 더 많은 AI를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과 능력에 AI를 어떻게 연결해 실제 가치로 만들어내느냐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자 어비는 24년 동안 SK, LG, 현대, 이베이 등 대기업에서 일했다.

인공지능과 IoT를 포함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했고, 동시에 회사 밖에서는 유튜브와 책, 음악, 강의 등 여러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는 280만 구독자 규모의 ‘어비월드’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글 Product Expert 활동과 교육 분야 글로벌 수상 경력, AI 프로젝트와 영화제 등의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런 저자가 오랫동안 품었던 질문은 의외로 단순했다.

개인도 스스로 하나의 경제 단위가 될 수 있을까?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회사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을 활용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책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강의를 하면서 다른 가능성을 시험했다.

처음부터 완성된 사업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를 만들고,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보고, 실패하고, 다시 바꾸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렇게 쌓였던 결과들이 결국 개인의 브랜드와 콘텐츠 자산이 되었고 어느 순간 본업 수입까지 넘어섰다.

여기에 AI가 등장하면서 그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

예전에는 글 하나, 영상 하나, 디자인 하나를 만들더라도 시간과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다.

기업이 강했던 것도 결국 사람을 모아 역할을 나누고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이 구조의 일부를 개인에게 가져왔다.

기획하고,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분석하고, 홍보하는 과정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이제 한 사람이 AI와 함께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나 혼자 AI 기업’은 혼자 모든 일을 죽도록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에게 맡길 일을 구분하고, 여러 도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적은 힘으로 더 큰 결과를 만드는 사람에 가깝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1인 기업을 떠올리면 모든 일을 혼자 떠안는 모습을 생각하기 쉽다.

기획도 내가 하고, 디자인도 내가 하고, 홍보도 내가 하고, 고객 응대도 내가 하는 식이다. 그렇게 일하면 자유를 얻기 전에 먼저 지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AI 기반 1인 기업은 ‘내가 모든 것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모든 일이 돌아가는 구조를 내가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 책의 전체 구성 역시 이 생각을 그대로 따라간다.

1부에서는 AI 시대에 왜 1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콘텐츠를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돈이 되는 콘텐츠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여기에는 생산비용의 변화, 콘텐츠 자산화 구조, ‘AI-First 콘텐츠 모델’ 4가지, 반복 생산 가능한 콘텐츠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콘텐츠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저자가 몇 년 전에 만든 유튜브 영상은 지금도 조회수를 만들고, 이미 집필한 책은 계속 판매되어 인세를 만들며, 발표한 음원 역시 스트리밍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킨다. 한 번 만들어진 콘텐츠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일을 ‘시간과 돈을 교환하는 행위’로 생각한다.

한 시간을 일하면 한 시간만큼 돈을 받고, 일을 멈추면 수입도 멈춘다.

그러나 콘텐츠의 구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오늘 쓴 글이 몇 년 뒤에도 검색되고, 오늘 만든 영상이 몇 년 뒤에도 조회되고, 한 번 만든 강의나 책, 음악이 계속 소비된다면 그때부터 노동의 결과는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더 오래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한 시간이 나중에도 계속 일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뿐이지만, 축적된 콘텐츠는 과거의 내가 오늘의 나와 함께 일하게 만든다.

어쩌면 콘텐츠 자산화란 ‘시간을 저장하는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AI가 가진 힘도 여기에서 더 분명해진다.

AI는 부자가 되는 마법이 아니다.

오히려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실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도구다.

저자는 100개가 넘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실험했다. 어떤 콘텐츠가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반응이 없으면 제목과 섬네일, 편집 방식을 바꾸고, 때로는 채널 자체를 접었다.

과거에는 실패 하나가 큰 비용이었다면 AI 시대에는 비교적 작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설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표현을 하나 꼽으라면 ‘빠른 실행’이다.

완벽한 것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준비하는 것보다 작은 결과물을 먼저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확인한다.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바꾼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시도한다.

효과가 있다면 그 부분을 확대한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이 책의 핵심을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검증된 영역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생각해보면 완벽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결과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배우는 시간을 늦춘다는 데 있다.

혼자 고민하는 한 달보다 실제 사람들에게 보여준 하루가 더 많은 답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많이 만들어내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그다음 단계를 중요하게 본다.

시도 → 반응 확인 → 분석 → 수정 → 재시도. 이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저자는 10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떤 섬네일이 클릭을 만드는지, 어떤 제목이 알고리즘에 잡히는지, 어떤 편집 방식이 시청자의 체류시간을 높이는지를 계속 관찰했다고 설명한다. 많이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결과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실패가 자산이 되는 것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기록하고 다음 행동을 바꿨을 때 비로소 실패는 데이터가 된다.

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욱 실용적으로 변한다.

3부는 아예 유튜브·쇼츠·틱톡 제작 시스템을 다룬다. 노출되는 숏폼 콘텐츠의 패턴을 분석하고, AI를 이용한 숏폼 제작 루틴, 스토리보드·대본·프롬프트 생성, 전자동 업로드 시스템까지 이어진다.

4부에서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틱톡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커뮤니티 기반 수익화, AI 디지털 굿즈 제작, 자동 세일즈 페이지와 판매 자동화까지 다룬다.

즉 콘텐츠를 만드는 데서 끝내지 않고, 콘텐츠 → 관심 → 관계 → 상품 → 판매 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 부분 역시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조회수가 많다고 반드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팔로워가 많다고 반드시 안정적인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와 실제로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는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수익화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회수는 관심의 숫자이고, 수익은 가치 교환의 결과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관심사를 찾으라는 책의 조언도 단순한 자기계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이미 오랫동안 해온 일,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것, 계속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 안에는 누군가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라는 거창한 이름이 없어도 자신이 먼저 경험한 시행착오는 뒤에 오는 사람에게는 지도가 될 수 있다.

평범한 경험도 정리되지 않은 채 머릿속에 있을 때는 추억에 불과하지만, 다른 사람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되는 순간 지식이 되고, 그 지식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하나의 자산이 된다.

5부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은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직업과 서비스 모델까지 확장한다.

1인 미디어 편집 서비스, AI 브랜딩과 섬네일 디자인, AI 음성·뮤직 콘텐츠 스튜디오, 기업 대상 AI 영상 에이전시 등이 별도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대목을 보면 AI 시대의 수익화를 꼭 ‘유튜버가 되는 것’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 제작을 돕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AI를 활용해 디자인이나 영상을 만들어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기업이 AI를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주는 일을 할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내 일이 없어질까?’이지만, 역사를 조금 넓게 보면 기술은 기존 직업을 바꾸는 동시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계속 만들어왔다. 중요한 것은 직업 이름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를 넓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6부에서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모인다.

‘나만의 AI 워크플로우 구축’, ‘시간·노력 최소화 운영 루틴’, ‘성장 사이클 설계’, ‘확장 가능한 수익 구조’다.

여기까지 읽으면 책 제목에서 말하는 ‘기업’의 의미도 조금 달리 보인다.

기업은 단순히 직원이 많은 조직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일이 반복 가능하게 돌아가는 구조가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그 결과로 수익이 발생하고, 다시 다음 성장을 위한 자원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직원이 한 명뿐이어도 이런 구조가 있다면 작은 기업처럼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혼자 아무리 바쁘게 일해도 모든 일이 자신에게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시스템이라기보다 계속해서 자신의 시간을 판매하는 일에 가까울 수 있다.

그래서 ‘나 혼자 AI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어쩌면 ‘AI’도 ‘혼자’도 아니라 ‘기업’이다.

내 노동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없어도 일부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서 현실적인 균형도 필요하다.

이 책이 기업의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 역시 반도체, 자동차, 제약처럼 대규모 자본과 복잡한 공급망, 높은 수준의 전문 인력과 협업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기업이 여전히 훨씬 강하다고 인정한다. 개인의 장점은 콘텐츠, 교육, 출판, 컨설팅, 니치 시장 등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이 점이 오히려 책에 현실감을 더한다.

모두 회사를 그만두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AI만 배우면 당장 1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저자 자신 역시 24년간의 회사 경험을 기반으로 투잡과 쓰리잡을 오랫동안 병행했고, 부업의 수익이 본업을 넘어선 이후에야 독립했다.

안정과 도전은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오늘 당장 버려야 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작은 실험을 시작하고,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조금씩 선택지를 늘려가는 것도 충분히 좋은 전략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AI를 바라보는 저자의 태도다.

AI에는 방향도 판단도 영혼도 없다고 말한다.

AI가 글을 쓸 수 있고, 그림을 만들 수 있고,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고 해도 무엇을 만들 것인지까지 대신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을 도울 것인지, 무엇을 말할 것인지, 어떤 기준을 지킬 것인지, 시장의 반응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AI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오히려 이 부분은 더 중요해질 것 같다.

모두가 비슷한 글을 만들고,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고, 비슷한 영상을 몇 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면 ‘만드는 기술’ 자체의 희소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경험, 관점, 안목, 취향, 신뢰, 판단이다.

AI가 평균적인 결과를 만드는 비용을 계속 낮출수록 인간에게 남는 경쟁력은 오히려 ‘무엇을 만들지 선택하는 안목’과

‘왜 이것을 만드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자기만의 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도구를 아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엮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말도 단순한 기술 이야기가 아니다.

ChatGPT, Claude, Midjourney, Runway, ElevenLabs 같은 AI 서비스를 몇 개 사용해봤는지가 핵심이 아니다. 출판사 역시 이 책을 개별 AI 사용법보다 여러 AI를 연결해 콘텐츠의 기획·제작·배포·분석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드는 책으로 설명한다.

결국 도구에는 유행이 있다.

오늘 가장 좋은 AI가 내년에는 다른 서비스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고, 결과물을 검토하고, 여러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도구를 외우는 사람은 도구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지만,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은 새로운 도구가 등장해도 자신의 시스템 안에 갈아 끼울 수 있다. 이것이 단순한 AI 사용 능력과 AI 활용 능력의 차이다.

그래서 책 마지막의 실천 조언도 생각보다 소박하다.

처음부터 AI 도구 수십 개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

ChatGPT나 Claude, Midjourney 가운데 한두 개라도 직접 사용해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작게 적용해본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이나 관심사 가운데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하나 골라본다.

완벽하게 준비하기보다 먼저 한 번 만들어본다.

그다음 반응을 확인한다.

조금씩 AI 도구를 연결하고, 만들어진 콘텐츠가 한 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계속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구조화한다.

쉬워 보이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우리는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출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작하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있다. 움직여야만 보이는 문제가 있고, 실패해야만 알 수 있는 자신의 약점도 있다.

그래서 실행은 준비가 끝난 뒤 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배우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일 수도 있다.

『나 혼자 AI 기업』을 읽고 나면 AI를 바라보는 질문도 조금 달라진다.

“요즘 어떤 AI가 제일 좋은가?”

라는 질문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알고 있는가?”

“내 경험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반복해서 하고 있는 일 가운데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만든 것이 1년 뒤에도 가치를 만들게 하려면 어떤 구조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으로 넘어간다.

나는 이 변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AI가 인간을 대신한다는 이야기보다 더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하는 한 개인이 이전보다 훨씬 큰 실행력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자본과 조직과 많은 사람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 가운데 일부를 이제 개인도 시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공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AI를 사용하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아니라, AI를 이용해 무엇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도 가장 강력한 자산은 AI가 아니라 ‘축적’일 수 있다.

오늘 쌓은 한 편의 글, 하나의 영상, 하나의 고객 경험, 한 번의 실패와 수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 만들어진다.

혼자 일하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닌 시대다.

AI가 반복 업무를 돕고, 플랫폼이 시장과 연결해주며, 자동화가 시간을 확보해주고, 과거에 만들어둔 콘텐츠가 미래에도 계속 움직인다.

그래서 『나 혼자 AI 기업』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혼자 회사를 차리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관심사, AI와 콘텐츠, 플랫폼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은 경제 단위가 될 수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리고 그 출발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완벽한 사업계획도, 수십 개의 AI 도구도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것 하나, 해본 경험 하나, 해결해본 문제 하나에서 시작해도 된다.

작게 만들어보고, 세상에 내놓고, 반응을 보고, 다시 수정한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단발적인 노동을 쌓이는 자산으로 바꿔가는 것이다.

AI 시대의 기회는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먼저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작은 가능성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사람에게 먼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나 혼자 AI 기업』은 단순한 AI 활용서나 부업 안내서라기보다,

AI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며 어떻게 작은 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ㅡ

'시공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기회는 열렸지만,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사람은 여전히 실행하는 사람이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점은 분명하다. 이제 개인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고, 실패를 빠르게 학습으로 바꿀 수 있으며, 한 번 만든 결과물을 오래 작동하는 자산으로 쌓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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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
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성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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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창작의 용기를 건넨 줄리아 캐머런은 『나를 위해 쓸 권리』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누가 우리에게 글을 쓸 자격을 허락해줘야 하는가.


이 책은 문장을 잘 다듬는 법이나 출판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언제부터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게 되었는지, 왜 쓰기도 전에 자신의 문장을 검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자기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줄리아 캐머런은 40여 년 동안 소설, 영화, 희곡,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왔다. 그에게 글쓰기는 직업이기 이전에 삶을 견디고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데뷔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작가다.”


우리는 흔히 책을 출간했거나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만 작가라고 생각한다. 일기를 오래 써도,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려도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에게 작가란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성장하면서 글쓰기가 점점 ‘평가받는 행위’가 된다는 데 있다. 학교에서 글에는 점수가 붙고 문법과 논리, 주제가 평가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표현하는 것보다 틀리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다.


‘이 문장이 이상하지 않을까?’,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좀 더 똑똑하게 써야 하지 않을까?’


줄리아 캐머런은 우리가 글을 쓸 때 너무 제대로 쓰려고 하고,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쓴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글은 오히려 힘을 조금 뺐을 때 살아난다. 좋은 글이란 완벽한 사람이 쓴 글이라기보다 자기 목소리를 숨기지 않은 사람이 쓴 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글쓰기를 ‘좋은 잠옷’에 비유한다. 글은 편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형식과 표현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문장은 정확해질 수 있지만 그 사람만의 온도는 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글을 쓰기 위한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해서,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어떤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써도 된다.


글쓰기는 지나가는 삶을 붙잡는 일이면서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이름을 붙이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줄리아 캐머런은 말한다.


“지금 당신이 어디 있는 그곳이 출발점이다.”


완벽한 환경이나 대단한 영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글쓰기는 호흡과 같다. 우리는 모든 상황이 완벽해질 때까지 숨 쉬는 것을 미루지 않는다. 글 역시 쓰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생각이 완전히 정리된 다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머릿속에서는 막연했던 감정도 문장이 되는 순간 구체적인 모습을 얻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세상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하늘의 색, 사람의 표정, 지나간 말 한마디와 자신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기록할 것이 많은 특별한 삶을 살아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록하기 시작하면 평범한 삶에서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쓸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출판사의 선택이나 조회수, 좋아요가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라도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쓸 수 있다.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독자는 어쩌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꾸 ‘잘 쓴 글인가’, ‘책이 될 수 있는가’,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은 그보다 앞선 질문으로 돌아간다.


나는 쓰는 동안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서툰 글을 쓸 자유가 필요하다. 평범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까지 써보면서 자신의 언어를 발견해야 한다.


『나를 위해 쓸 권리』가 되찾아주려는 것은 뛰어난 문장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쓰기 전에 움츠러들지 않을 용기,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는 써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다.


잘 쓰기 때문에 쓸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나만의 문장이 생긴다.


지금 있는 곳에서, 지금 떠오르는 것부터 적으면 된다. 당신은 이미 쓸 수 있는 사람이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나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ㅡ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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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
김신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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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우리는 수많은 디자인 속에서 살아간다.

불을 켜는 스위치, 세면대와 식탁, 스마트폰처럼 너무 익숙해서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건과 공간에는 누군가가 사용자의 행동을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온 흔적이 숨어 있다.

김신의 『디자인 뮤지엄』은 바로 이런 익숙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디자인을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살고 싶어 했던 욕망,

그리고 그 너머의 아름다움과 개성, 즐거움을 추구해 온 과정으로 보여 준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의 질은

사회 전체의 미적 감각과 시각적 상상력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라는 말이다.

좋은 디자인을 꾸준히 경험한 사람은 단순히 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편리하고 세심하게 만들어졌는지,

무엇이 사람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는지를 자연스럽게 구분하게 된다.

반대로 불편하고 조악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그 불편함조차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결국 디자인은 물건 하나의 품질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드는 일과도 연결된다.

좋은 디자인이란 결국 ‘사람을 얼마나 세심하게 생각했는가’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난 결과인지도 모른다.


디자인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욕망의 역사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도구를 만들었지만 생존이 해결된 뒤에는 편리함을 원했고,

편리함 다음에는 아름다움을, 그 이후에는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원하게 됐다.

인간은 필요를 해결한 뒤에도 계속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욕망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조금 더 편하게 만들 수 없을까’,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없을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는 불만과 질문이 수많은 발명과 디자인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부족함을 느끼는 마음은 인간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책이 선사시대의 돌도끼에서 디자인의 시작을 찾는 것도 흥미롭다.

자연에 놓여 있는 돌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상상하고 목적에 맞게 형태를 바꾼 순간부터 이미 디자인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며 디자인의 시작은 결국 ‘지금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꼭 이렇게 해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이 변화의 출발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반복되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편한 곳으로 옮기거나,

복잡한 정보를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하는 것 역시 모두 디자인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부엌의 변화는 좋은 디자인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

과거 부엌은 위험하고 불편한 공간이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간을 결정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직접 부엌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야 동선과 구조가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불편함을 겪는 사람과 그것을 결정하는 사람이 다르면 변화는 늦어진다.

오늘날의 서비스나 공공시설도 마찬가지다.

만드는 사람에게는 계단 몇 개, 작은 글씨 하나가 별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접근 자체를 막는 장벽이 된다.

결국 좋은 디자인에 필요한 핵심 능력은 ‘내가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힘’이며 좋은 디자인에는 기술뿐 아니라 공감이 들어 있다.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작업 동선을 약 90m에서 8m까지 줄였다고 한다.

이 사례는 디자인이 반드시 화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손잡이 위치를 조금 옮기고, 자주 쓰는 기능을 한 단계 앞에 두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작은 변화가 오히려 사람의 삶을 크게 바꾼다.

가장 뛰어난 디자인은 사용자가 디자인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삶 속에 녹아든 디자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효율만으로 좋은 디자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효율을 추구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한 사람이 혼자 일하는 폐쇄적인 공간이 됐다.

이후 주방이 거실과 연결되고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디자인의 또 다른 의미가 드러난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을 줄이고 동작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아니다.

사람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있다는 느낌을 필요로 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관계와 감정, 휴식까지 제거한다면 삶은 편리해질 수는 있어도 풍요로워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미디어의 역사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문자와 종이, 책, 인쇄술, 스마트폰은 모두 인간의 한계를 확장해 온 도구다.

기억의 한계 때문에 기록했고, 목소리가 멀리 닿지 않기 때문에 문자를 만들었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인쇄술을 발전시켰다.

인간의 뛰어난 능력은 처음부터 완벽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보완할 방법을 만들어 온 데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구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다고 해서 인간까지 자동으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많이 아는 것이 힘이었다면, 지금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에는 말할 자유만큼 무엇을 말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

기술이 인간에게 더 큰 힘을 줄수록 그 힘을 다루는 판단력과 책임 역시 함께 성장해야 한다.


결국 『디자인 뮤지엄』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디자인이 단순히 물건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물건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과 시간을 디자인하는 일이고,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바꾸는 일이며,

미디어를 디자인하는 것은 누가 말하고 누가 들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디자인을 볼 때는 “예쁜가?”보다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가”, “어떤 불편을 없앴는가”,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람을 고립시키는가, 연결시키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 쉽게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을 다시 보게 한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며, 몇 초 만에 지구 반대편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삶은 수많은 사람의 발견과 시행착오, 노동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다. 문명은 몇몇 천재가 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이름도 남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조금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며 다음 세대에 넘겨준 긴 협업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디자인 뮤지엄』은 그래서 단순한 디자인사 책이 아니다. 익숙한 물건 하나에서도 인간의 욕망과 불편, 기술과 노동, 관계와 시대의 가치관을 보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난 뒤 “왜 이렇게 생겼을까?”, “왜 이렇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된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고, 당연했던 것에서 질문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남기는 가장 좋은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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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트리거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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