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무엇으로 싸우는가 - 초크포인트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은밀한 전략
에드워드 피시먼 지음, 이성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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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미국의 관세 폭탄, 러시아 제재, 화웨이 수출 통제, 이란 압박.

도대체 이 모든 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걸까?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등장인물 소개와 용어 해설이 나온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만큼 많고, 역할도 복잡하다는 뜻이 되겠다.

이란 제재를 설계한 재무부 초대 테러금융정보국 차관 스튜어트 레비, 그의 뒤를 이어 이란 중앙은행과 석유 수입을 표적으로 삼은 데이비드 코헨, 2014년 러시아 제재를 주도한 달립 싱, 화웨이 CFO이자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까지. 이 인물들이 워싱턴 내부에서, 혹은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따라가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용어 해설도 마찬가지다. SWIFT, OFAC, SDN 목록, 2차 제재, FDPR...

처음엔 낯설지만 개념을 한 번 잡고 나면 뒤의 내용이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

특히 '2차 제재'는 이 책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이다.

이란 은행이 직접 제재 대상인 것은 1차 제재,

그 이란 은행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까지 처벌하는 것이 2차 제재다.

미국이 자국과 아무 관계없는 외국 기업의 행동까지 통제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에드워드 피시먼은 이 분야의 이론가가 아니다.

오바마 1기였던 2011년,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국 차관의 특별보좌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뒤 국무부 이란 제재 팀에서 직접 일했다. 이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 터지자 국무부로 돌아와 경제 제재정책 및 러시아·유럽 책임자로서 러시아 제재를 직접 담당했다. 책상 앞에서 쓴 분석이 아니라, 워싱턴 내부에서 제재를 설계하고 집행한 사람이 직접 남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경제 봉쇄부터 시작해 이란 핵 협상,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화웨이 수출 통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를 관통한다. 예전에는 다른 나라의 경제를 압박하려면 항구를 봉쇄하고 도시를 포위해야 했다.

이제는 미국 정부가 온라인에 올리는 단 한 줄의 성명만으로도 충분해졌다.

달러, SWIFT,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현대의 초크포인트를 장악한 미국이 어떻게 그 힘을 각각의 전선에서 무기로 휘둘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균열이 생겨났는지를 이 책은 촘촘하게 추적한다.

요즘 미국-이란 전쟁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유독 집중해서 읽게 된 파트가 이란 편이다.

책의 내용을 일부 공유해보면, 이 파트가 얼마나 생생하게 쓰였는지 느낄 수 있다.

이 파트의 핵심 인물은 스튜어트 레비다. 그는 유럽, 아시아, 중동의 주요 은행 CEO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100건 이상의 회동을 가졌다. 강압이 아니라 설득의 방식이었다.

이란 핵 자금의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던 오스트리아 크레디탄슈탈트 은행의 사례처럼, 레비는 이란의 기만적인 금융 관행을 담은 신문광고 사본을 수천 장 인쇄해 증거로 들이밀었다.

한 유럽 대형은행 CEO가 "우리가 그런 짓을 할 리는 절대 없다"고 비웃자,

레비는 그를 조용히 따로 불러 그 은행이 실제로 이란의 결제 지침 수정에 동의했다는 기밀 정보를 보여주었다.

CEO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그 장면은, 경제전쟁이 얼마나 정교하고 심리적인 싸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피시먼은 이 성공에도 균열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기록한다. 대형 은행이 이란을 외면하자 중소 은행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서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이란에는 연간 600억 달러가 넘는 석유 수입이 계속 흘러들어왔다.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결국 석유를 겨냥해야 했다.

그 임계점을 돌파한 것이 2010년 포괄적 이란 제재법이다. 하원 408 대 8, 상원 99 대 0이라는 압도적 표결로 통과된 이 법은 사실상 전 세계에 최후통첩을 던졌다.

존 매케인의 말이 그 논리를 압축한다.

"이란과 사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과 사업을 할 것인가?"

마침내 2016년 1월 IAEA가 이란의 핵 약속 준수를 확인했을 때,

오바마는 "세계는 또 다른 전쟁을 피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피시먼은 미국이 경제전쟁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실제로 2026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했다.

수십 년에 걸쳐 경제 제재로 이란을 극한까지 압박했던 전략이 결국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전쟁은 군사적 충돌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그 충돌을 향해 달려가는 또 다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피시먼이 '성공'이라고 평가한 그 전략 이후 어떤 씨앗이 남겨졌는지,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는 그 질문이 묵직하게 따라붙는다.

피시먼은 결론에서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개념을 꺼낸다.

경제적 상호의존, 경제 안보, 지정학적 경쟁.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피시먼의 시각은 더 날카롭다. 트럼프는 금융과 기술처럼 미국이 확실한 우위를 가진 분야 대신, 상대적으로 약한 무역 영향력을 무기로 삼아 국가 경쟁력의 진정한 초석인 금융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피시먼은 여기에 한마디를 덧붙인다.

"게다가 그는 자신도 모른 채 그런 짓을 하는 듯하다."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일시적인 혼란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조정이라는 경고다.

한국의 입장에서 이 책이 특히 불편하게 읽히는 대목이 있다.

피시먼은 중국과 긴밀한 경제적 유대를 맺고 있으면서 미국과 오랜 안보적 유대를 맺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선택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고 쓰며, 그 예시로 한국을 명시적으로 든다.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는 중국이고, 안보 동맹의 근간은 미국이다.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의 편"이라는 프레임이 강화될수록, 이 구조 안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점점 좁아진다. 강대국은 그 모순을 다른 나라에 떠넘길 수 있지만, 중간 국가들은 그 모순을 고스란히 내부에서 감당해야 한다.

경제전쟁의 시대에 경제와 안보는 이미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반도체 공급망, 달러 결제 시스템, SWIFT 접근권, 수출 통제 목록.

이 모든 것이 이제 외교이자 안보이자 산업 정책이다.

매일 쏟아지는 관세와 제재의 뉴스를 단순한 경제 소식으로 읽는 것은,

전쟁을 보도하면서 총소리만 듣는 것과 같다.

884쪽이라는 두께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첫머리의 등장인물 소개와 용어 해설이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외교 참모진들이 각국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협상해나가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책은

첩보 드라마를 보듯 페이지가 넘어간다.

매일 쏟아지는 국제 뉴스의 맥락이 궁금했던 사람,

왜 미국이 제재와 관세로 세계를 흔드는지 그 속내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 답을 알려준다.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동시에 트럼프는 친구와 적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경제적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도를 훼손했고,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촉발했다. ‘해방의 날’을 선언한 그다음 주에는 달러, 미국 국채, 미국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보기 드문 삼중 내림세가 나타났다. 이는 미국 자산 전반에 걸친 대규모 매도세와 안전 자산으로서의 달러에 대한 신뢰도 상실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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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세종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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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엄마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늘 세종대왕이었다.

위인전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였을까,

그 이름엔 뭔가 단단하고 따뜻한 것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모티브 출판사에서 세종대왕 편을 출간했다는 소식에 꽤 반가웠다.

손에 쥐는 순간부터 괜스레 반가운 책이 있는데, 이 책이 딱 그랬다.

그리고 표지에 적힌 제목인 '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이 한 문장이 요즘 무심코 흘려보내던 내 하루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번엔 이 질문을 통해 삶을 되짚어 보는 기회로 삼아보기로 한다.

이 책은 이근오 작가가 세종대왕의 어록과 실록 속 기록들을 현대인의 삶에 맞게 엮어낸 인문 자기계발서다.

세종 하면 보통 한글 창제나 과학기술의 발전을 먼저 떠올리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깊이 인간을 이해하고 삶을 고민했던 사람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단순히 위인의 말을 모아놓은 명언집이 아니라,

세종의 철학을 통해 지금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또한, 딱딱한 역사책의 무게감 없이 읽혀지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은 건,

세종이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았다는 점이다.

그는 재위 내내 수많은 신하들의 반대와 끊이지 않는 병고, 가족의 아픔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해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결국 삶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명확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세종은 이런 말을 남겼다.

'무엇이든 넓게 경험하고 파고들어 스스로를 귀한 존재로 만들어라.'

우리는 너무 자주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라는 말로 스스로를 작게 만든다.

그런데 세종은 어떤 조건보다 먼저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는 것'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했다.

자질이 없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해서 포기한다는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Chapter 05 '성장하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특히 마음에 걸린 건 '무엇이 인생의 발목을 잡는가'라는 이야기였다.

세종은 고려 시대의 서경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이유를 짚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나라의 기준으로, 지금의 사례로 논의하라."

애매한 것은 어물어물 넘기고, 편할 때만 과거의 관행을 끌어다 쓰는 태도를 경계한 것이다.

이 말이 나에게는 꽤 날카롭게 꽂혔다. 우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과거의 실패와 상처를 현재로 끌어와

"나는 운이 없어", "저번에도 안 됐잖아"라는 말로 스스로의 성장을 막곤 한다.

삶의 기준은 한 번 정해지면 끝이 아니라, 살아온 만큼 다시 조정되어야 한다.

한때 나를 지켜주던 신념이 어느 순간 발목을 잡게 되는 것처럼,

과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를 이해하되 오늘의 나에게 결정권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세종이 말한 '지금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라고 생각했다.

세종대왕에 대한 기록 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진다. 병으로 눈이 상할 지경이 되면서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고, 아버지 태종이 책을 숨겨도 몰래 찾아 읽었다고 한다.

그 장면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다가도 코끝이 찡해진다. 배움이 의무가 아니라 진짜 즐거움이었던 사람.

나는 요즘 무언가를 알아가는 기쁨을 얼마나 느끼며 살고 있을까.

지식을 쌓는 것과 진짜 배우는 것은 다르다.

배움의 동기가 자신을 넘어 타인을 향할 때 그것은 비로소 삶을 바꾸는 힘이 된다.

Chapter 02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는가'에서는

'선입견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세종은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행동을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다."

들은 말이 아니라 직접 본 행동을,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태도를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이름표를 붙이고, 그 이름표로 사람을 이해했다고 착각한다.

학벌, 나이, 지역, 세대. 그 단어들이 누군가의 특징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의 본질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특히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분류되고 단정 지어지는 시대일수록,

'그런 사람'이라고 닫아버리는 대신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열어두는 시각이 필요하다.

선입견은 판단을 빠르게 만들지만, 동시에 사람을 제대로 볼 기회를 닫아버린다.

세종이 말한 것처럼, 결국 사람은 행동으로 읽어야 한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Chapter 07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세종은 떼를 지어 다니며 불필요한 자리를 전전하던 관리들을 지적했다.

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떼를 지어' 다니는 습관이 문제라고 했다.

'이 친구들도 이렇게 사는데 뭐'라는 생각이 성장을 멈추는 가장 조용하고 달콤한 함정이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내 SNS 피드를 떠올렸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일상에 반응하고, 모임에 얼굴을 비추고,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 관계를 잘 하는 것이라 착각했던 시간들.

하지만 정작 나의 정원은 얼마나 가꾸고 있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비를 쫓아가 봤자 나비는 도망만 간다. 하지만 내가 정원을 가꾸면 나비는 알아서 찾아온다고.

사람을 쫓지 말고,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게 만들라는 이 말이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라는 초대처럼 들렸다.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결국 그 사람의 밀도를 만든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세종대왕 인생 어록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그대의 자질은 아름답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해도 내 뭐라 할 수 없지만,

만약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무슨 일인들 해내지 못하겠는가.

그러니, 부디 포기하지 말라.

자질이 아름답다는 따스하고 감동적인 그 말을,

세종은 신하에게 건넸겠지만 나는 이 말이 지금의 나에게로 와닿았다.

우리는 각자 아름다운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문제는 능력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펼칠 용기를 냈는가 아닌가의 차이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결승선을 향해 달리라는 격려가 아니라,

오늘 하루 작은 것 하나라도 온 마음을 다해 해보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 하루들이 쌓여 삶이 되고, 그 삶이 쌓여 결국 누군가에게 닿는 말이 된다.

세종의 어록이 6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처럼.

세종대왕이 그 많은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들이 결국 오늘 우리의 언어가 되고 문화가 됐다.

그는 결코 먼 곳을 보며 산 사람이 아니었다.

오늘 앞에 놓인 백성을 보고, 책을 읽고, 들려오는 말에 귀 기울였다.

그것이 600년을 건너 지금까지 울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대는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이 질문을 오늘도 가슴에 품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가볍게 읽히면서도 오래 남는 책이다.

요즘 방향을 잃은 것 같거나 삶에 작은 자극이 필요한 분들께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책읽는쥬리 서평단 @happiness_jury’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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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가만히 있으면 엉덩이에 가시가 돋을 것 같은가? 혹은 점심 시간에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해 자주 무리를 지어 다니고,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모임에 참석하는가? 그렇다면 그런 자신을 조심해야 한다.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 중 자기만의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 스스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세종대왕도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당시 탄핵당한 사람들을 보면 그 답이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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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감각 - 손해보고 싶지 않은 회사원이라면 알아야 할 비즈니스 심리 100
사이토 이사무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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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감각』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회사에서의 일이라는 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이었다.

일은 늘 서류나 숫자, 일정표로만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감정도 있고,

말의 온도도 있고, 상대의 반응을 읽는 눈치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말하는 ‘감각’이라는 단어가 꽤 오래 남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감각을 바깥의 자극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이 책에서의 일하는 감각도 비슷하다.

일을 둘러싼 상황을 알아차리고,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 감정이 흔들리는 순간까지도 알아차리는 것~!

일을 잘한다는 건 결국 그런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좋은 실적을 내는 직장인 1,000명이 실제로 비즈니스에서

유용하다고 느낀 심리 기술 100가지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군가의 이론만 길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 훨씬 현실적이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일을 잘하는 감각을 아주 넓게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 효율적으로 일하는 감각,

-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감각

- 원활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감각,

- 팀을 강하게 만드는 감각,

- 문제를 예방하는 감각,

-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감각

까지 일을 잘한다는 게 단순히 성과를 많이 내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계속 보여준다.

결국 오래 가는 사람은 무조건 빠른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읽고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가장 먼저 마음에 남았던 건,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능력보다도

작은 습관과 환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해야 할 일을 메모하고, 그 메모를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끝낸 일에는 줄을 그어 표시하는 것.

사실 너무 사소해 보여서 오히려 지나치기 쉬운 행동들인데,

이 책은 이런 사소한 습관이 실제로 업무의 시작을 훨씬 가볍게 만든다고 말한다.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만 붙들고 있으면 괜히 더 피곤해지는데,

눈에 보이게 적어두는 순간 일은 막연한 부담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 된다.

하루에 5분만 절약해도 1년이면 20시간이 된다는 문장을 보면서,

결국 일은 이런 작은 차이에서 벌어지는 건가 싶었다.

유난히 할 일이 많은 날 괜히 더 산만하고 집중이 안 되는 이유를

‘의사결정 피로’로 설명하는 부분도 좋았다.

그냥 내가 게으르거나 정신이 없는 게 아니라,

작은 판단이 쌓이면서 뇌도 지칠 수 있다는 설명이 꽤 위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루틴이 필요하다는 말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출근하면 책상을 정리하고, 오늘 할 일 세 가지를 적고, 메일은 한 번에 처리하는 식의 작은 규칙들이 결국 판단 에너지를 아껴준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중요한 결정보다 사소한 선택들에 더 많이 지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 덜 소모되는 구조를 만들라고 조용히 조언하는 책에 가까웠다.

목표를 작게 나누는 방식도 인상 깊었다. 사람은 ‘잘해야지’, ‘성과를 내야지’ 같은 큰 목표 앞에서 쉽게 막막해지는데, 이 책은 계속해서 그것을 행동 단위로 잘게 쪼개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막연하게 실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하는 대신,

오늘 고객 몇 명에게 연락할지처럼 당장 실천 가능한 수준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고 작은 성취감도 쌓이게 된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한 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 한 걸음이 쌓이면 리듬이 생기고, 그 리듬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결국 성과가 되는 거니까.

해야 할 일을 색깔별로 구분하는 방법이나, 자주 쓰는 물건은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시야를 어지럽히는 것들은 치우라는 조언도 기억에 남았다.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런 익숙한 내용을 심리학의 언어로 다시 설명해 준다.

그래서 단순한 정리 습관이 아니라 행동을 더 쉽게 만드는 구조로 보이게 한다.

정돈된 환경이 집중을 만들고, 번거로움을 줄인 배치가 미루는 습관을 줄인다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왜 어떤 날은 같은 일을 두고도 더 매끄럽게 움직이고, 어떤 날은 시작부터 버거운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환경이 행동을 만든다는 말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고 그 흐름을 타서 하기 싫은 일로 넘어가는 방식도 현실적이었다.

사람은 늘 의지로만 움직이지 않는데, 이 책은 그 점을 꽤 솔직하게 받아들인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대신,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순서를 만들고,

반복되는 일은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처리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나만의 신호 같은 루틴을 두는 식으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대단한 사람이 되는 법이라기보다 ‘덜 지치고 더 오래 가는 법’을 배우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일을 잘하는 사람을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처럼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대신 작은 습관을 잘 설계하고, 불필요한 단계를 줄이고, 상대의 심리를 이해해서 말을 조정하고, 관계를 헛되이 소모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여준다.

말하기나 인간관계, 팀워크, 문제 예방, 감정 조절에 대한 이야기들도 결국 다 같은 방향으로 이어진다. 비즈니스는 사람이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감정과 논리를 함께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덜 다치고 더 멀리 간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여러 방식으로 차분히 보여준다.

읽고 나니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전에는 빠르고 정확하고 빈틈없는 사람이 먼저 떠올랐는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말은 정확히 하는 사람.

문제가 커지기 전에 먼저 알아차리고 흔들리는 순간에도 자기 감정을 대충 넘기지 않는 사람.

아마 이 책이 말하는 감각이라는 것도 그런 힘일 것이다.

그래서 『일하는 감각』은 단순히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조금 덜 소모되고 조금 더 단단하게 일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처럼 느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무작정 버티는 쪽보다,

불필요한 단계를 줄이고 내 리듬을 만들면서 해내는 쪽이 훨씬 낫다는 걸 알려준다.

읽고 나서 갑자기 엄청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은 아니지만,

내일은 책상부터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마음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는 변화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동양북스 서포터즈 2기' 활동을 통해

‘동양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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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같은 종류의 일은 몰아서 한 번에 처리하자

업무에 집중하려고 해도 자잘한 일에 계속 주의가 분산될 때가 있다. 개별적으로 보면 금세 끝날 일도 그때그때 대응하다 보면 집중이 끊기고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심리학과 시간 관리 기법을 결합한 ‘타임 블로킹Time Blocking’이다.
타임 블로킹은 하루 일정을 여러 개로 구분해 무엇을, 언제 할지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시간 관리법이다. 단순히 할 일을 나열하는 것과 달리, 할 시간까지 정해두기 때문에 업무를 시작할 때 느끼는 심리적 저항이 줄고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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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정재환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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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는 오래 배운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막상 돌아보면 머릿속에 조각조각만 남아 있는 것 같다.

누구는 어느 시대 왕 이름이 먼저 떠오르고, 누구는 시험기간에 외웠던 연도만 희미하게 기억난다.

나 역시도 한국사를 그렇게 배웠던 것 같다.

그런데 『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는 익숙한 역사책이랑 결이 좀 달랐다.

예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늘어놓으며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중요한 장면들을 골라 그 안에 남아 있는 힘을 보여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옛날이야기를 듣는 느낌보다, 지금 우리가 왜 이런 사회를 살고 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기분이 든다.

이 책에서 계속 붙들고 가는 말이 바로 ‘역사 속 유전자’다.

처음에는 표현이 조금 낯설었는데 읽을수록 무슨 뜻인지 점점 선명해진다.

과거의 어떤 장면은 그냥 지나간 일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지금 우리 안에 성격처럼, 습관처럼, 가치처럼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저자는 한국사 특강과 집필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한국사 속을 헤매듯 탐색한 끝에 결국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역사 속 유전자’를 찾기로 한다.

이 문제의식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단순히 옛일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책의 앞부분에서 만나는 전곡리 주먹도끼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구석기 시대 유물 이야기라고 하면 솔직히 조금 멀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전곡리 주먹도끼는 단순한 석기가 아니라, 한때 동아시아를 뒤처진 지역처럼 보았던 서구 중심의 시선을 뒤집은 상징으로 나온다. 동아시아에는 주먹도끼가 없다고 단정하며 문화적으로 정체된 지역이라고 보던 시선이, 1978년 전곡리 발견 이후 더는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며 괜히 통쾌한 마음도 들었다. 더 좋았던 건 저자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먹도끼를 만든 사람들의 능력을 머릿속으로 먼저 그리고 실제로 만들어 내는 힘으로 본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주먹도끼는 그냥 돌이 아니라 상상과 기술이 만난 결과물인 셈이다.

구석기인에게 석기가 스마트폰 같은 필수 도구였다면, 주먹도끼는 그 시대의 가장 발전된 도구였다는 설명도 쉽고 재밌게 읽혔다. 아주 오래전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이 이미 필요한 것을 구상하고 만들어 내는 감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기술 강국 대한민국과 연결해 보는 시선도 꽤 설득력 있다.

단군신화를 다룬 부분도 좋았다. 보통 단군 이야기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가볍게 넘기기 쉬운데, 이 책은 그 안에 담긴 역사적 흔적을 꽤 차분하게 짚어 준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곰이 사람이 되어 웅녀가 되고,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만 보는 대신, 그 속에 담긴 집단의 이동과 결합, 정치 세력의 형성, 그리고 한반도 첫 국가의 기원을 읽어 내는 식이다.

곰과 호랑이를 토템 집단으로 해석하는 부분이나,

환웅 집단과 선주민 집단의 결합 속에서 고조선이 세워졌다는 설명은 단군신화를 훨씬 입체적으로 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홍익인간을 그냥 외워야 하는 건국이념이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려는 생각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단군신화가 단지 신비로운 전설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시작을 설명하는 뿌리 같은 이야기로 다가왔다.

중간 이후에 나오는 여러 장면들도 하나하나 따로 노는 느낌이 아니라 한 줄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삼국통일은 승패의 역사로만 읽히지 않고, 오랜 분열 끝에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해방 이후 다시 남북으로 갈라진 현실까지 저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팔만대장경은 단순히 대단한 문화재가 아니라, 국난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의 정신과 지식의 힘을 보여준다.

고려청자는 아름다운 유물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숱한 실패 끝에 결국 자기들만의 빛을 만들어 낸 도전의 결과처럼 느껴졌다.

훈민정음을 다룬 부분은 특히 오래 남았는데, 문자를 가진 사람만 권력과 지식에 접근할 수 있던 시대에 백성을 위해 문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놀라웠다. 한글을 문화유산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소통과 평등의 사건으로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이 좋았다.

수원 화성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그냥 예쁜 성곽 정도로만 알았는데, 이 책에서는 더 나은 도시와 더 나은 삶을 실제 공간으로 만들려 했던 상상력과 기술의 결과로 풀어낸다.

갑신정변은 실패한 사건으로만 외워 왔는데, 여기서는 그 안에 담긴 개혁의 절실함과 근대 국가를 향한 조급하고도 뜨거운 마음이 보인다.

만민공동회에서는 신분과 관계없이 사람들이 함께 나랏일을 걱정하고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살아난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걸 이런 대목에서 다시 느끼게 된다.

마지막의 조선어학회는 말과 글을 지키는 일이 결국 사람과 나라를 지키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묵직하게 전한다. 총을 들고 싸우는 일만이 독립운동이 아니라, 우리말을 연구하고 사전을 만들며 끝까지 버틴 일도 똑같이 치열한 저항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국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한 번 배웠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전혀 다르게 보였고,

지금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도 은근히 연결되는 지점이 많았다.

지혜, 기술, 통합, 호국, 예술, 소통, 민주, 독립 같은 말들이 역사책 속 표어처럼 뜬금없이 놓여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장면 안에서 실제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사를 어렵게만 느꼈던 사람도 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도 새로운 시선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다.

과거를 다시 읽는 일이 결국 지금을 더 잘 이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이 꽤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알에이치코리아 RHK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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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후지무라 사건은 일본 고고학계가 역사 날조를 묵인했거나 동조했다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비록 일본에서 일어난 웃지 못할 촌극이었습니다만, 오래된 역사가 우월하다는 비이성적이며 근거 없는 인식이 빚은 사건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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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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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와 20대의 정치 감각을 바라볼 때면 예전처럼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한때는 젊은 세대를 대체로 진보적일 것이라 짐작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단순한 구도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같은 세대 안에서도 생각의 결은 크게 갈리고,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는 혐오와 조롱, 극단적인 언어가 너무 빠르게 번진다.

예전에는 정치가 뉴스나 토론 프로그램, 신문 기사 같은 비교적 정돈된 통로를 통해 다가왔다면,

이제는 짧은 영상과 밈,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훨씬 먼저 감각을 건드린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의 정치적 태도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왜 저럴까”라고 묻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1020 극우가 온다』는 꽤 시의적절한 책이었다.

제목만 보면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특정 세대를 몰아세우기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결을 추적하는 현장 기록이다.

저자는 한때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했지만,

어느 순간 진짜 전장은 국회가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같은 플랫폼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정책 보고서를 만들고 있는 동안, 10대와 20대는 이미 릴스와 쇼츠 속에서 정치인을 밈으로 소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의도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멈춰 선 공간처럼 보였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치가 더 이상 ‘의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지금의 1020에게 정치는 토론이나 정책보다 더 짧고 강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먼저 스며든다.

몇 초짜리 숏폼 영상, 누군가를 희화화한 밈, 자극적인 자막 하나가 긴 설명보다 더 빠르게 인식을 만든다.

그렇게 반복해서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보다 먼저 감각이 물들고, 입장보다 먼저 분위기에 익숙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집요하게 짚는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논리보다 비웃는 말투가 더 강력하게 소비되고,

진지한 문제 제기보다 조롱이 더 힙한 태도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라는 것이다.

책 속 교실 장면은 특히 서늘하다. 학생들이 고인을 조롱하는 노래를 아무렇지 않게 틀고,

교사가 문제를 지적하자 “왜 이렇게 진지하냐”고 받아치는 모습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혐오가 어떻게 놀이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역사적 맥락은 지워지고, 누군가의 죽음과 모욕은 웃긴 캐릭터처럼 소비된다.

사람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는 순간 잔인함은 유희가 된다.

이 책은 혐오가 어떻게 문화가 되고, 문화가 다시 세대의 공기처럼 퍼지는지를 아주 불편하게 보여준다.

디스코드를 다룬 부분도 인상 깊다. 부모는 카카오톡을 확인하며 아이들의 세계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폐쇄적인 서버와 음성 채팅 중심의 공간으로 이동해 있다.

그곳에서는 폭력과 조롱이 기록 없이 휘발되고, 어른들의 감시가 닿지 않는 곳에서 더 쉽게 놀이가 된다.

학교에서는 조용한 아이가 그 안에서는 전혀 다른 권력의 얼굴을 가질 수도 있다는 지적은 꽤 충격적이었다.

결국 이 책은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 아이들의 감각과 윤리, 관계 맺는 방식 자체가 다른 코드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한다.

후반부의 K라는 인물도 현실감을 더한다.

그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문제적 인물이 아니라 성수동 카페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는 ‘설거지론’, ‘레드필’ 같은 혐오의 언어가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장면이 무서운 이유는 혐오가 더 이상 숨겨야 할 부끄러운 말이 아니라,

‘팩트’와 ‘현실 감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느 한쪽 정치 성향에 기대어 내용을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논리로 이 책을 읽기보다,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무엇이 실제로 위험 신호인지, 무엇을 경계하고 고쳐 나가야 하는지를 더 차분하게 생각해 보고 싶었다. 나는 어떤 정치적 성향을 앞세워 이 책을 본 것이 아니라,

혐오와 조롱이 어떻게 일상적인 언어가 되는지, 알고리즘이 어떻게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지,

그리고 어른들이 놓치고 있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현실적으로 짚어보려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가 옳고 그르다는 진영의 문제로 읽기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조심해야 할 감정의 흐름과 문화적 징후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으로 다가왔다.

『1020 극우가 온다』는 단순히 1020을 비난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왜 일부 젊은 세대가 그런 말에 끌리고, 그런 콘텐츠에 익숙해졌는지 그 배경을 묻는다.

그래서 이 책은 정치 비평서이면서 동시에 알고리즘 시대의 감정 구조를 들여다보는 사회 관찰기처럼 느껴진다

읽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책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어떤 변화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지 더 또렷하게 느끼게 만든다. 불편하더라도 현실을 정확히 보려는 사람, 혐오와 냉소가 어떻게 세대 감각이 되는지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키다 서평단‘을 통해,

'포레스트북스 출판사' 도서와 제작비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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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는 하수구에 있었기에 피할 수 있었다. 펨코는 접속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릴스는 내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매일 밤 나의 뇌를 해킹한다. 이것이 K가 일베보다 더 강력하고, 펨코보다 더 교화하기 힘든 괴물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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