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4 - 5호16국과 남북조시대 미술 중원과 변방의 충돌, 새로운 중국이 태동하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 4
강희정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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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감상평 먼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중국 미술 작품들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훼손되거나 마모되어, 세부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그림의 원형을 일러스트로 재구성하여 함께 제시하고, 설명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덕분에 복잡하거나 낯선 장면도 보다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고, 작품에 대한 몰입도 또한 높아졌다.

 또한, 본문의 곳곳에는 저자의 짧은 코멘트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문득 떠오를 법한 의문들을 저자가 먼저 짚어주며, 전문가로서의 통찰과 개인적인 사유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는 독자와 저자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주며,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처럼 단단한 학문적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고전 미술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생생하고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동양 미술이 한층 가까워졌고, 그 과정을 통해 얻는 지적 즐거움 또한 크고 깊었다.


***


경주의 박물관에서 마주했던 옛 벽화와 유물들 앞에서 나는 늘 무덤덤한 관람객이었다. 사람들은 감탄하며 사진을 찍고 설명문을 읽었지만, 나는 그저 대충 훑고 지나치는 일이 많았다. 찬란한 문화재도 내 눈에는 낡고 먼지 쌓인 물건처럼만 보였고, 고분 벽화나 불상조차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참 아쉬운 일이다.


그러던 내게, 우연히 펼쳐든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4』는 뜻밖의 변화를 가져왔다. 처음엔 고대 미술 이야기가 어렵고 지루할 것 같아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아 겁부터 났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이야기는 의외로 술술 풀렸다. 딱딱하고 학문적인 느낌은 없었고, 마치 박물관 해설사가 곁에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친근함이 있었다. 글 곳곳에 저자의 질문과 코멘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미리 짚어주고 답해주는 점도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책은 3세기부터 6세기까지의 중국 미술, 특히 북방과 남방에서 펼쳐진 미술의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시기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사이에 교역이 활발하던 시기로, 페르시아와 로마에서 온 외래 문물이 중국에 밀려들어오던 때였다. 북방의 유목민들과 소그드인 같은 이민족들이 남하하며 중원에 정착했고, 이 과정에서 한족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존재가 바로 ‘5호(五胡)’로 불리는 북방의 다섯 이민족이다. 그들은 마치 굳은 땅을 갈아엎는 쟁기처럼 중국 문화를 뒤흔들었고, 미술 또한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했다.


특히 이들이 받아들인 불교는 미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인도와 서역의 고승들을 초빙해 불교 경전을 번역하고, 석굴사원과 불상, 벽화 등을 조성하면서 한나라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종교 미술이 형성되었다. 이민족의 개방성과 문화적 다양성은 불교 미술을 더욱 풍부하고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한편, 북쪽에서 밀려난 한족은 남쪽에서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들은 새로운 자연관을 바탕으로 산수화를 개척했고, ‘그림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는 화론(畫論)을 발전시켰다. 또 남방의 풍요로운 자원을 활용해 도자기 기술에서도 눈에 띄는 성취를 이뤘다. 북방과 남방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예술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미술 세계를 형성해 갔다.


이처럼 이 시기는 ‘한족과 이민족의 충돌과 융합’, 혹은 ‘남과 북의 개척 시대’라 불릴 만큼 역동적인 변화를 품고 있다. 삼국 시대에서 5호 16국, 남북조 시대로 이어지는 이 격동의 시기에,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예술 속에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담아냈다. 책은 그런 시대의 미술을 통해 우리가 단순히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람의 생각, 그리고 변화의 힘을 함께 읽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처음 접한 ‘계세적 내세관’이라는 개념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죽은 뒤에도 생전의 지위와 삶이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사유로, 한족의 무덤 미술 전통에 깊이 스며 있다. 그래서 무덤 안에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내세에서의 풍요로운 삶을 상상한 ‘생활풍속도’가 그려졌다.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며 잔치를 벌이는 장면, 음악과 춤, 사냥과 기마 행렬까지—이 모든 장면은 저세상에서 다시 이어질 삶을 예비하는 시각적 장치였던 것이다.


정가갑 5호분 벽화에서도 그러한 장면들이 뚜렷이 나타난다. 저자는 그림 속 인물들의 배열과 구도를 통해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권력 구조와 세계관이 어떻게 시각화되었는지를 세심하게 짚어낸다. 그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 한 장이 하나의 완성된 세계처럼 느껴진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훼손된 고대 그림들을 일러스트로 복원해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다. 덕분에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생각과 의문을 녹여낸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읽게 만든다. 동양 고대 미술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니, 놀라웠고 반가웠다.


그동안 나는 미술을 눈으로만 봐왔다. 감상이라는 이름 아래 단지 겉모습을 훑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림은 읽는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몸소 느낀다. 그림은 이야기이고, 기록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이다.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4』는 단지 동양 미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그 그림을 통해 내 삶과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준 책이다.


앞으로 다시 박물관에 가게 된다면, 나는 아마 이전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고분 벽화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벽화 속에서 사람을 찾고, 삶을 읽고, 사유를 떠올리며 조금 더 천천히, 더 오래 머무를 것이다. 동양 미술이 이렇게까지 흥미롭고 따뜻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이 책이 내게도 참 다행스러운 만남이었다.



'사회평론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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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천마도는 그림 속 천마의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유물입니다. 199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한 적외선 촬영 결과, 천마 정소리에 뿔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은 더 가중됐죠.
아래는 당시 적외선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복원한 천마도예요. 천마 정수리에 커다란 뿔이 보이나요? 이를 두고 일부 학자들은 신라 천마도가 중국의 기린을 그린 거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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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력 수업 - 『넛지』 캐스 선스타인의
캐스 선스타인 지음, 신솔잎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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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선택을 바꾸고 싶다면, 감정보다 환경을 먼저 설계하라!”

“취하라!Get Drunk!”

『넛지』로 유명한 행동경제학자 캐스 선스타인은 『결정력 수업』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결정들이 논리와 이성만이 아니라 감정·기억·환경·사회적 맥락에 의해 만들어지는 복합적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결정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스스로를 유도할 수 있을지 탐색한다.

책의 서두에는 철학자 프랭크 렘지와 비트겐슈타인의 대화가 등장한다. 렘지는 우울함보다는 ‘짜릿함’을 느끼는 삶을 강조했고, 감정이 객관적 사실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더라도 삶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대화를 빌려 결정은 논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감정과 경험이 깊이 개입된 실천적 행위임을 설명한다. 특히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단지 효율성이나 경제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이 우리의 심리적 안녕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결정은 감정과 가치의 조합이다

저자는 인간이 완벽하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님을 강조하며, 감정이 결정에 깊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1장에서 “이차적 결정” 즉, 결정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다양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예컨대, 결정 상황마다 적절한 전략을 설계함으로써 우리는 선택의 부담을 줄이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2장에서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대한 결정, 즉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바꾸는 선택들을 다룬다. 선스타인은 이처럼 중대한 결정이야말로 우리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보고, 효율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엇을 아는가, 무엇을 믿는가

결정에는 정보가 필요하지만, 3장에서는 정보 그 자체보다 우리가 어떤 감정적 반응을 예측하는지가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즉, 정보를 통해 행복해질 것인지, 혹은 불행해질 것인지를 고려하여 ‘알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 소비가 단지 지식 습득의 문제를 넘어, 정서적 선택임을 드러낸다.

이어서 4장과 5장에서는 우리가 어떤 정보를 믿고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다룬다. 특히 기후변화처럼 정치적·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통해 사람들은 종종 근거보다도 ‘믿고 싶은 것’을 선택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신념 또한 일종의 선택 대상이며, “이 믿음이 내 삶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가?”라는 실용적 기준이 작동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순적인 존재다

6장에서는 선택의 모순과 인지 편향을 다룬다. 우리는 A보다 B를, 동시에 B보다 A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의 역설은 ‘분리 평가’와 ‘공동 평가’의 차이, 즉 비교 맥락에 따라 결정이 달라지는 현상에서 비롯된다. 이 장은 우리가 흔히 겪는 ‘마음 바뀜’이나 ‘선택 후 후회’의 이면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다.

소비, 알고리즘, 그리고 자율성의 문제

7장과 8장에서는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서 어떻게 소비 결정을 내리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소비는 연대성과 독점성이라는 개념으로 나뉘며, 우리는 때로 불행해질 것을 알면서도 계속 플랫폼을 사용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다시 3장에서 말한 감정 예측의 문제로 이어지며, 인간이 단순한 ‘쾌/불쾌의 기계’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9장은 알고리즘이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성찰이다. 알고리즘은 잡음과 편향을 줄이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사람들은 때로 그 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싶어 한다. 이는 ‘결정의 자율성’과 연결되며, 우리가 기계적 정확성보다도 스스로 선택한다는 감각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보여준다.

결정의 주체가 된다는 것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10장에서 강조된다. 바로 ‘조종당하지 않을 권리’이다. 타인의 넛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한 넛지를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자율성이다. 자기 자신이 선택의 주체가 되는 일, 그것이 진짜 결정력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스타인은 결정력이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반복적 실천을 통해 기를 수 있는 생활의 기술임을 강조한다.

맺음말의 제목은 “취하라! Get Drunk!”다.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어떤 것이든 흠뻑 빠질 자유가 있다. 결정이란, 그 자유를 스스로 인정하고 즐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결정력 수업』은 인간의 결정이 감정과 가치, 환경, 정보, 신념 등 다양한 요소와 얽혀 있다는 점을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작고 사소한 설계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은 거대한 결심보다도 사소한 행동의 반복 속에서 바뀌며 이 책은 그 출발점이 되어준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 서 있고, 그 선택이 내일의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모르지만 더 의식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변화다.


'윌북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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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감을 연구한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극대화하려는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두 가지를 강조해왔다. 첫째는 행복, 둘째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다. 행복은 ‘기쁨’이라고도 하고, 에우다이모니아는 ‘번영‘이라고도 하며 그 안에 ‘의미’를 포함한다. 어떤 경험은 즐거움이나 기쁨, 편안함을 안기는데 모두 행복과 관련이 있다. 어떤 경험은 목적의식을 일깨우며 개인이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믿음과 관련된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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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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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사람과 사랑을 통해 - 우리의 삶을 통해서 말이다.

김창완은 바로 그런 시간 너머의 감정을 담담하게 꺼내 보여준다.


 이 책은 30년 전, 그가 처음 펴낸 산문집이다. 당시엔 음악인이자 방송인으로 익숙했던 그가 글로써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 놓았고 그 글들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30년이 흐른 뒤, 다시 펴낸 개정증보판에는 세월이 덧입힌 깊이와 더 넓어진 시선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저자는 자신을 ‘어설픈 그물’에 비유한다. 어설픈 그물이다 보니 많은 것들을 놓쳐버렸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아쉬워하거나 후회하는 대신, “어설픈 그물을 통해서 낚아 올린 것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놓친 것들에 집중하지 않고 건져낸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삶을 완벽하게 붙잡을 순 없고, 누구나 실수하고 흘려보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김창완은 그걸 인정하고 오히려 그 사이에서 피어난 감정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일상과 기억, 감정의 조각들을 조용히 따라간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글마다 어떤 마음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 지나간 사랑, 고요한 새벽, 어딘가로 향하는 발걸음, 스쳐간 사람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짧은 글로, 때로는 긴 독백처럼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가 말하는 방식이 너무 자연스럽다.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듯하고, 혼잣말처럼 흘러가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간다.


 김창완은 음악인 답게, 이 책에서 특정 상황이나 기분, 계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추천해 준다. 음악이 어떤 식으로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건드리는지 이야기한다.

 “저도 음악이 옛날의 아픔까지 다 새롭게 감싸줄 거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라는 고백처럼, 음악은 그의 삶에서 겪은 이별, 괴로움, 상실 같은 감정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고, 그것들을 완전히 새로운 빛깔로 감싸 안아주는 존재로 그려진다. 음악이 흘러나오면, 우리는 그 시절의 공기 냄새, 감정, 풍경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김창완은 바로 그 힘을 음악의 본질로 보고 있다.

 음악은 지나간 시간을 소환할 뿐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다독이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괴로움도 아픔도 억지로 떨쳐내지 말고, 모두 담아 두라고. 그것도 결국 ‘내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그 안에서조차 향기가 난다고. 마치 음악이 그러하듯, 고통조차도 언젠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억의 조각이 된다고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노래들은 단순한 선곡 리스트가 아니다. 그 자체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우리 안의 오래된 감정을 불러오는 열쇠가 된다. 김창완에게 음악은 시간의 향기이자, 기억의 언어이며, 결국 우리 삶을 마침표처럼 완성시켜주는 존재다.


 그리고 이 책이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그는 누구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그 안에서 느꼈던 것들을 조용히 꺼내 놓을 뿐이다. 그런데 그 조용한 고백이 오히려 더 깊이 와닿는다. 그땐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며 보이는 것들이 있다. 시간의 힘으로 다듬어진 감정들이 문장마다 묻어난다.


 『이제야 보이네』는 어떤 정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나도 모르게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놓쳐버린 것들, 지나쳐왔던 시간들, 말하지 못한 감정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담백하고 따뜻하다. 놓친 것조차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서다.

 우리는 모두 어설픈 그물을 들고 살아간다. 완벽하게 살아내지 못하고, 중요한 순간들을 흘려보내며 하루하루를 만든다. 김창완은 그런 우리에게 말해준다. 어설펐지만, 그 안에서도 무언가를 건져낸 순간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 기억들이, 결국 우리를 살아가게 만든다고.


+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김창완이 직접 그린 그림들과 시가 포함되어 책의 감성과 그의 내면 세계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글을 쓰는 동안 함께 만들어낸 창작물로 그의 시선과 감성이 녹아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다산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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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하는 큰 오해 중 하나는 자기를 너무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거예요. ‘나는 안 돼’라는 확신에 차 있어요.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고, 게으르고, 가정환경이 어렵고, 끈기가 없고…. 자신을 너무 잘 아는 듯 생각해요. 그러나 우리의 인생을 그렇게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의외로 저에게는 나도 몰랐던 재능이 있었고 아직 스스로에게조차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길이 있었어요. 거울 파에 한번 서 보세요. 옆에 누구도 없어요.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어요.
명배우 앤서니 퀸과 어린 소년 찰리의 듀엣곡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인생이 너의 길을 알려줄 거야)>라는 노래 제목처럼 우리가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는 것 같아요. 인생이 우리에게 가르쳐줄 거니까. 함부로 얘기하기 어려워요.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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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 - 비워진 감정에 단단함을 채우는 마음 다지기 필사 노트
김한수 지음 / 하늘아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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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결국 마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위인들의 문장을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필사노트!”


김한수 저자의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문장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인들의 문장을 직접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도록 하는 ‘필사노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쓴 글이 아닌, 철학자들과 작가들, 위대한 인물들이 남긴 문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나 수필집과는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은 말 그대로 행복에 이르는 길목에서 우리가 마음속에 품어야 할 가치와 태도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나를 인정하기’, ‘감사하는 마음’,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 ‘칭찬의 즐거움’, ‘몸 돌보기’, ‘자연과의 어울림’, ‘용서와 존중’, ‘미소와 웃음’, ‘책 읽기의 즐거움’, ‘친절과 겸손함’, ‘품위 있는 언행’, ‘노동의 성취감’ 등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주제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각 장마다 한 가지 태도나 가치를 조명하면서,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한다. 예를 들어, ‘나를 인정하기’ 장에서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신을 긍정하는 힘은 외부의 평가보다 더 강력하며, 그것이야말로 타인을 향한 진심 어린 이해와 공감의 바탕이 된다고 말한다.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에서는 과도한 소비와 물질적 욕망이 오히려 우리의 평온함을 해친다는 사실을 짚는다. 진정한 만족은 가진 것을 즐기는 데서 시작되며, 절제는 내면의 자율성과 자유를 회복시키는 실천임을 알려준다. 여기서 강조되는 절제는 단순한 소비 억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중심을 회복하고 삶의 균형을 지키는 태도로서의 절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단순히 좋은 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 그 문장을 따라 써보게 함으로써 내면의 변화로 이어지게 한다는 데 있다. 필사는 단순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과정이다. 한 줄 한 줄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고요해지고,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된다.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무심히 흘려보냈던 일상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손으로 글을 쓰며 그 의미를 마음속에 담는 시간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확장된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은 외부의 조건이 아닌, 자기 내면의 태도에 따라 행복이 결정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바쁘게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 그 작은 움직임이야말로 진짜 행복의 시작임을 일깨운다.

이 책은 우리의 삶에 거창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실천을 말한다. 마음을 가꾸고, 태도를 돌보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것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이라는 점을 조용히 일러준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나 외부의 인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그 시선을 가꾸는 방법을 알려주며, 삶을 조금 더 고요하게,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담아야 할 것들은, 마음속에 천천히 자리 잡은 작은 태도들이었다.


'단단한맘, 강한엄마'님을 통해 '하늘아래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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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만족과 비움에서 시작됩니다.
물질적인 욕망은 잠시의 기쁨일 뿐, 진정한 행복은 만족과 비움에서 채워지는 것입니다.
마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은 모든 것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비로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지혜가 되는 것입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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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좀 쓰면 어때 - 스펙은 없어도 기회는 있습니다
이창현(열현남아) 지음 / 포르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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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없어도 기회는 있다!”

“자유롭지만 불안감이 없는, 현장 기술직의 삶”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될지, 어떤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설지를 걱정하게 된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끊이지 않는다. 바로 이런 시대적 질문에 명쾌하면서도 생생한 현실 답안을 내놓는 책이 있다. 이창현(열혈남아)로 활동 중인 그가 쓴 『몸 좀 쓰면 어때』다. 이 책은 AI와 디지털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현장 기술직’이라는 선택이다.


 저자는 화려하지 않지만 없어지지 않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현장 일이다. 정비공, 용접공, 배관공, 건축 현장의 기술자들, 전기와 통신을 다루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몸을 써서 현장을 움직이고 그 안에서 돈을 벌고 자기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며 살아간다. 그는 육체노동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라, 몸을 써서 일하는 삶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며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운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여러 기술직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학벌과 상관없이 빠르게 기술을 익혀 억대 연봉을 받으며, 또 다른 이는 주중 3일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보내거나 여행을 다닌다. 중요한 건, 이들이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을 남이 정해주는 대신 자신이 직접 작업 일정을 계획하고, 필요한 만큼만 일하며 수입을 유지한다. 이게 바로 기술직의 ‘진짜 자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말한다. “기술직은 자격증만 있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손으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는 삶이다.” 여기엔 꾸준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꾸준함의 끝에는 AI에 밀려 실직할 걱정도 없고, 누구 눈치 보며 생계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기술직은 도제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그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어느 순간 누구보다 안정적인 직업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몸을 쓰는 일에는 거짓이 없다’는 점이다. 컴퓨터로 쓴 보고서보다 손에 흙이 묻고 땀이 맺힌 작업 현장은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는 ‘몸을 쓴다’는 것이 단순한 노동의 반복이 아니라, 현실과 직접 맞닿은 경험이며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판단력과 기술적 감각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감각은 인공지능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기술직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책이 기술직을 무조건 미화하거나, 모든 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몸을 쓰는 일이니만큼 체력도 필요하고, 현장의 고됨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더한다. 저자는 책에서 현장의 냄새, 기술자들의 말투, 작업장의 습도와 소음까지 그려내듯 묘사하며 그 속에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일을 통해 인간답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철학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책은 젊은 세대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많은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사무직 취업에만 몰두하지만 현실은 점점 그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와중에도 현장 기술직은 여전히 인력을 찾고 있고, 그들은 자신의 기술과 시간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기술직은 대안이 아니라 하나의 주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늘날의 노동 시장과 진로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몸 좀 쓰면 어때』는 AI 시대의 생존 전략이 반드시 고급 정보기술이나 새로운 코딩 언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손으로 하는 일, 몸으로 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짜 경쟁력일 수 있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하고, 빠르진 않지만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삶. 이창현은 그 삶을 직접 살아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고 진중한 언어로 독자에게 그 길을 소개한다.


 『몸 좀 쓰면 어때』는 자신의 대체 될 직업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 힘이 있다.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몸을 쓰는 일이 곧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강력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은 바로 손의 감각과 현장의 감성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갈 이유를 발견한다.



'포르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나 역시 20대에 방충망 기술자로 일하면서 이 점에서 큰 만족을 느꼈다. 일이 나를 옭아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일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많은 사람이 기술직의 가장 큰 장점을 ‘수입‘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일정 조율의 자유로움’이야 말로 기술직의 또 다른 강력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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