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몸 좀 쓰면 어때 - 스펙은 없어도 기회는 있습니다
이창현(열현남아) 지음 / 포르체 / 2025년 3월
평점 :

“스펙은 없어도 기회는 있다!”
“자유롭지만 불안감이 없는, 현장 기술직의 삶”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될지, 어떤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설지를 걱정하게 된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끊이지 않는다. 바로 이런 시대적 질문에 명쾌하면서도 생생한 현실 답안을 내놓는 책이 있다. 이창현(열혈남아)로 활동 중인 그가 쓴 『몸 좀 쓰면 어때』다. 이 책은 AI와 디지털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현장 기술직’이라는 선택이다.
저자는 화려하지 않지만 없어지지 않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현장 일이다. 정비공, 용접공, 배관공, 건축 현장의 기술자들, 전기와 통신을 다루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몸을 써서 현장을 움직이고 그 안에서 돈을 벌고 자기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며 살아간다. 그는 육체노동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라, 몸을 써서 일하는 삶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며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운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여러 기술직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학벌과 상관없이 빠르게 기술을 익혀 억대 연봉을 받으며, 또 다른 이는 주중 3일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보내거나 여행을 다닌다. 중요한 건, 이들이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을 남이 정해주는 대신 자신이 직접 작업 일정을 계획하고, 필요한 만큼만 일하며 수입을 유지한다. 이게 바로 기술직의 ‘진짜 자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말한다. “기술직은 자격증만 있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손으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는 삶이다.” 여기엔 꾸준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꾸준함의 끝에는 AI에 밀려 실직할 걱정도 없고, 누구 눈치 보며 생계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기술직은 도제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그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어느 순간 누구보다 안정적인 직업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몸을 쓰는 일에는 거짓이 없다’는 점이다. 컴퓨터로 쓴 보고서보다 손에 흙이 묻고 땀이 맺힌 작업 현장은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는 ‘몸을 쓴다’는 것이 단순한 노동의 반복이 아니라, 현실과 직접 맞닿은 경험이며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판단력과 기술적 감각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감각은 인공지능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기술직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책이 기술직을 무조건 미화하거나, 모든 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몸을 쓰는 일이니만큼 체력도 필요하고, 현장의 고됨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더한다. 저자는 책에서 현장의 냄새, 기술자들의 말투, 작업장의 습도와 소음까지 그려내듯 묘사하며 그 속에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일을 통해 인간답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철학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책은 젊은 세대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많은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사무직 취업에만 몰두하지만 현실은 점점 그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와중에도 현장 기술직은 여전히 인력을 찾고 있고, 그들은 자신의 기술과 시간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기술직은 대안이 아니라 하나의 주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늘날의 노동 시장과 진로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몸 좀 쓰면 어때』는 AI 시대의 생존 전략이 반드시 고급 정보기술이나 새로운 코딩 언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손으로 하는 일, 몸으로 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짜 경쟁력일 수 있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하고, 빠르진 않지만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삶. 이창현은 그 삶을 직접 살아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고 진중한 언어로 독자에게 그 길을 소개한다.
『몸 좀 쓰면 어때』는 자신의 대체 될 직업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 힘이 있다.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몸을 쓰는 일이 곧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강력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은 바로 손의 감각과 현장의 감성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갈 이유를 발견한다.
ㅡ
'포르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나 역시 20대에 방충망 기술자로 일하면서 이 점에서 큰 만족을 느꼈다. 일이 나를 옭아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일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많은 사람이 기술직의 가장 큰 장점을 ‘수입‘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일정 조율의 자유로움’이야 말로 기술직의 또 다른 강력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 P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