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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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언제나 최첨단 과학 이론과 소설적 상상력을 결합해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다.
이번 신작 『키메라의 땅』(가제본)에서도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과학적 사실에 신화적 상징과 문학적 상상력을 덧입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리스 신화 속 키메라에서 모티브를 가져오되,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인류와 동물의 유전자 결합으로 탄생하는 신인류라는 설정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이야기는 진화생물학자 앨리스 카메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앨리스는 인류가 오직 하나의 종, 호모 사피엔스로만 남아 있다는 사실을 위험으로 본다. 단일 종으로 존재하는 인류는 외부 충격이나 대규모 재앙이 닥쳤을 때, 순식간에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위기에 대비해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결합시켜 새로운 신인류를 탄생시키려는 ‘변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사회적·윤리적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앨리스는 우주 정거장으로 피신해 연구를 이어가게 된다.

이 연구 끝에 세 가지 혼종이 태어난다.
하늘을 나는 박쥐와 인간의 혼종 ‘헤르메스’,
지하를 파고드는 두더지와 인간의 혼종 ‘하데스’,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와 인간의 혼종 ‘포세이돈’.

각각의 존재는 하늘, 땅, 바다라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등장이 단순히 인류의 구원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 귀환한 혼종들은 인류와 마주하면서 공존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겪는다.

혼종들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구인류와도 어긋난다.
오히려 기존 인류의 약점을 드러내며 더 우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그 모습은 마치 3차 세계대전 이전 인류의 대립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혼종들은 구인류와의 합일에 실패하고, 내부 갈등 속에서 또다른 위기를 드러낸다.

많은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듯, 이 작품은 단순히 기발한 SF적 상상력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현대 사회의 자화상이다.

탐욕과 경쟁, 질투와 배제 속에서 혼종들이 실패하는 모습은 결국 인류가 걸어온 길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
이 지점에서 베르베르는 ‘진화란 과연 진보를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인류가 태어난다 해도, 과연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똑같은 실패를 반복할 뿐일까?

작품은 방대한 지식 위에 세워져 있다.
생물학, 유전학, 진화론뿐 아니라 그리스 신화의 상징까지 엮어 철학적 성찰을 담아낸다.

현실 속에서도 이미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무는 연구들은 진행되고 있다. 장기 이식용 돼지를 개발하거나, 유전자 편집을 통해 특정 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들이 그것이다. 『키메라의 땅』은 이런 실제 과학적 흐름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극대화하여, 우리가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미래를 소설적 시뮬레이션처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인가? 아니면 자연을 지배하려는 존재인가?

앨리스의 혼종 실험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작품 속 혼종들이 서로를 배척하고, 구인류와의 공존에도 실패하는 모습은 곧 우리 사회가 여전히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과 겹쳐진다.

읽는 내내 ‘인간의 약함’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닫게 된다. 오히려 인간이 혼종보다 열등할 수 있다는 깨달음은 불편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이 책은 빠른 전개와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 덕분에 몰입도가 뛰어나고 어렵지 않다. 마치 스릴러처럼 긴박하게 읽히지만, 끝내 독자에게 수많은 질문을 남긴다.

특히 엔딩은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을 품게 한다.
기존 인류가 사라진 자리에 혼종들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갈등과 한계는 인류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간이 만든 존재가 인간을 넘어설 수도 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는 희미한 희망 말이다.

『키메라의 땅』은 단순히 “인간과 동물의 혼종”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인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진화란 과연 진보를 의미하는가.”
“우리는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베르베르는 새로운 종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실험하지만, 답을 직접 주지는 않는다. 대신 독자에게 그 무거운 질문을 돌려준다.
우리가 이 소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길은 더 많은 지배와 창조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결국, 『키메라의 땅』은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전쟁, 그리고 기술 발전의 윤리 문제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우화라 할 수 있다.
총평하자면, 『키메라의 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상상력이 집약된 작품으로, 흥미롭고도 불편하며 동시에 사유를 자극한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만드는, 베르베르다운 강렬한 메시지의 소설이었다.



'열린책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하게 해둘 점이 있습니다. 변신은…프로젝트일 뿐입니다. 그저 프로젝트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점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었던 겁니다. 아직 마르티네스 기자의 기사를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 자리에 담당자를 소개합니다. 변신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주도한 진화 생물학 교수 알리스 카메러는 최신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세 가지 아종으로 다양화된 새로운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세 가지 아종으로 다양화된 새로운 인류를 개발하려 합니다. 공중을 나는 인간, 땅을 파고들어 가는 인간, 헤엄치는 인간이죠’
끝났어, 말하고 말았어, 이제 온 세상이 알게 됐어. 내가 너무나 두려워하던 이 순간…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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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간 설계의 기술 - 시간 도둑에게 빼앗긴 행복을 되찾고 시간 부자가 되는 법
캐시 홈스 지음, 신솔잎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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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회사 업무, 출퇴근, 집안일과 각종 처리해야 할 일들에 치이다 보면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뒤로 밀려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캐시 홈스는 이 책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 사실은 인식의 문제라고 말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 똑같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충만함을 느끼며 살고, 또 어떤 사람은 항상 쫓기며 허무하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차이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쓰느냐에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시간 추적 실험이다.

하루를 30분 단위로 쪼개서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고, 각 활동에 행복 점수를 매겨보는 방식이다.

그렇게 데이터를 모아 보면 의외로 우리가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그리고 어떤 활동이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드는지가 선명히 드러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시간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때 활동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행복한 시간 = 즐겁고 의미도 있는 시간 (예: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사회적 유대감)

별로인 시간 = 재밌거나 의미가 있지만 둘 다 충족하지는 않는 시간 (예: TV 시청, 일)

낭비한 시간 = 재미도 의미도 없는 시간 (예: 통근, 무의미한 소셜 미디어 사용)

이 단순한 구분은 큰 울림을 준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통근이나 SNS 시간이 사실상 ‘낭비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퇴근길에 유익한 강연을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스스로를 환기시키는 식이다.

저자는 또한 외주화 전략과 유혹 묶기 전략을 제안한다.

집안일이나 잡일을 적절히 외부에 맡기고, 그 시간을 더 가치 있는 일에 쓰는 것이 외주화 전략이다.

하기 싫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묶어 함께 하는 방법은 유혹 묶기 전략이다.

예컨대 청소를 하면서 팟캐스트를 듣거나, 운동을 하며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식이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경험의 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크다.

책은 또한 순간에 집중하는 힘을 강조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집중하지 못한 채 보낸다.

집중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행복을 덜 느끼고, 삶의 만족도도 낮아진다.

따라서 몰입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명상, 디지털 디톡스, 주의 분산을 줄이는 환경 조성은 순간에 몰입하게 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가장 큰 방해 요소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때 우리는 현재에 몰입할 수 있고, 행복을 크게 느낀다.

또한 ‘시간이라는 유리병’의 비유도 강렬하다.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유리병에 무엇을 먼저 채워 넣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소한 일들로 병을 가득 채우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담을 공간이 사라진다.

따라서 우선순위를 정해 큰 것부터 채워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가치, 가족과의 시간, 건강을 위한 노력, 자기 성장을 위한 공부 같은 것들에 먼저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책 후반부에서 제시하는 모자이크식 시간 설계법 역시 실용적이다.

고정된 시간을 먼저 확보하고, 그 위에 기쁨을 주는 활동을 채우며, 일부는 의도적으로 비워 여유를 남겨두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일과 의미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하루를 설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은 오래 남는다.

“삶의 마지막 순간,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길 바라는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그것만큼 삶을 현명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동기는 없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오늘 무엇에 시간을 써야 하는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내 시간 설계의 기술』은 단순한 시간 관리 기술서가 아니다.

시간을 절약하는 법을 알려주는 대신, 시간을 행복의 원천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전하려는 핵심은 분명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지만,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행복이 달라진다.

효율이 아니라 의미가 시간 사용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관계, 몰입, 자율성, 유능감 같은 본질적인 가치를 위해 시간을 써야 한다.

결국 시간을 잘 쓴다는 것은 곧 삶을 잘 산다는 것과 같다.


'청림출판'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행복한 시간 = 즐겁고 의미도 있는 시간 (예: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사회적 유대감)
별로인 시간 = 재밌거나 의미가 있지만 둘 다 충족하지는 않는 시간 (예: TV 시청, 일)
낭비한 시간 = 재미도 의미도 없는 시간 (예: 통근, 무의미한 소셜 미디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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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 정약용편 세계철학전집 3
정약용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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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는 세월을 주었고, 너로 하여금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하였는데,

그럼에도 장차 무엇을 하겠다는 뜻이 없이 막연히 살아간다면,

그 어찌 어둡고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느냐?”

책 초반에 마주한 문장인데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읽어 보니 좀 더 마음에 훅 들어오는 문장이다.

지금의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말이랄까?

이 땅에 태어 났고, 나는 지금과 미래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원하지 않아도 시간은 주어지고, 그 주어진 시간을 그저 가만히 흘려보내는 것보다,

이 땅에 태어난 이유를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고, 그 무엇을 위해 살아보는 건 어떨까.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다산의 글을 모아 오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지혜로 엮어낸 책이다.

다산은 마흔에 억울한 정치적 사건으로 유배되어

무려 18년이라는 세월을 강진에서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원망 대신 붓을 들었고,

그 고난의 세월을 2,400권에 달하는 저술로 바꾸어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같은 위대한 저작들이 모두 그 시절에 쓰였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다.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과연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의지와 끈기가 부족해서일까?

이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위선자라는 소리를 피하려 했다면 정주도 학문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명예를 좇는다’는 비난이 두려웠다면 백이와 숙제도 절개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곧은 체한다’는 말을 피하려 했다면 급암과 주운도 간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의 비난이 두려워 도리를 포기한다면 누가 학문을 세우고 뜻을 지킬 수 있겠는가.

효도와 청렴조차도 사람들은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불효하거나 타락을 선택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산은 큰 뜻을 품는 삶이란 거창한 포부에서 시작되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품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갈고닦아야 하고, 의로운 기상은 언제나 얼굴에 드러난다.”

즉, 진정한 삶은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일찍 일어나기, 욕하지 않기, 운동하기 같은 사소한 것들.

그 습관이 하루를 만들고, 하루가 모여 미래가 된다.

또 그는 “진짜”와 “척”을 구분하라고 말한다.

화려함은 쉽게 사라지지만, 묵묵히 쌓인 실력은 오래 남는다.

“사람의 진심은 숨길 수 없고, 오래 가면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겉으로만 잘 보이려 애쓰는 순간 가짜가 되고,

자신의 기준을 지키며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야말로

결국 진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또 크게 공감한 부분은

‘당신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이었다.

거기에는 “내게 오는 것이라면 다 때에 따라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억지로 피하기보다는 일단 부딪혀 보라. 조금 부끄러운 일을 당해도 괜찮다.

그런 어설픈 시기를 지나야 비로소 바위 같은 내가 만들어진다.”

부끄러움을 당할까 봐 눈과 입을 닫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때마다 “아, 내가 더 성장해야 할 시기이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말보다 글이 더 편한 사람, 작은 실수조차 드러내기 싫어 움츠러드는 사람.

하지만 그렇게 기회를 피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부딪혀 보는 용기, 그것이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이 글은 앞으로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문장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무엇보다 다산은 남 탓을 멈추라고 했다.

폐족이든, 가난이든, 외부 조건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유배라는 가장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학문을 꽃피운 그의 삶은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여기라고 했다.

“365일 중 어느 하루도 충성과 효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날은 없다.”

좋은 날, 나쁜 날을 구분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정성스럽게 살아내는 것!

그 속에서 삶은 특별해진다.

책은 인간관계와 말에 대한 가르침도 전한다.

진정한 벗은 조건 없는 친구이고, 좋은 말만 하는 이는 오히려 멀리해야 한다.

약자 앞에서 교만하지 않고, 강자 앞에서 비굴하지 않는 것이 진짜 품격이라는 다산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또한 “말은 곧 마음의 거울이니, 다정히 하라.”

무례함을 성격이라 합리화하지 말고, 따뜻한 말이 곧 나의 인격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제목을 한번 더 읊조려본다.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정약용이 자식과 제자에게 남겼던 글이 오늘 내게 던져진 질문처럼 들린다.

안주하지 말고, 남의 눈치를 보며 뜻을 접지도 말고, 작은 습관에서부터 성실히 나를 세워가자.

+ 개인적으로 현재를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사람에게 큰 상처를 받고 아팠던 사람들, 변화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

현재에 삶이 변화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단단한맘 과 강한엄마'의 서평모집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사람이 침묵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1. 화가 날 때는 침묵해야 한다.
2. 확실하지 않을 땐 침묵해야 한다.
3.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침묵해야 한다.
4. 감정이 태도가 될 때는 침묵해야 한다.
5. 들어야 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
6. 모를 때는 침묵해야 한다.
7. 존중 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는 침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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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 데카르트편 세계철학전집 1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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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삶은,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않은 삶이다.

이 문장은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남았던 문장이다.

우리는 흔히 안정된 삶을 원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피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타인이 짜놓은 대본을 따라가는 연극 같은 삶이라고 말한다.

남이 만들어놓은 기준을 아무 의심 없이 따르는 것은 결국 나의 이야기를 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 문장을 다시 곱씹다 보니, 나도 그동안 의심 없이 받아들여온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떠올라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데카르트 철학의 핵심인 ‘방법적 회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 심지어 배운 지식과 수학적 진리조차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능한 악마’라는 상상의 존재를 상정하며,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까지도 누군가에 의해 속임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끝없는 의심의 여정에서 결국 남는 건 단 하나였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의심을 하는 나 자신의 존재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문장이 탄생했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은 계속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언제 가장 자신답다고 느껴지는가?”

“지금까지 확실하다고 믿어온 것 중에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것은 무엇인가?”

솔직히 이런 질문 앞에서 쉽게, 즉각적으로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질문을 빌어 잠시 멈춘 상태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는 있었다.

지금까지 나를 둘러싼 관습과 신념들이 정말 나의 것이었는지 되묻게 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이 책은 의심이 단순히 불안과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오히려 의심은 성장을 이끄는 출발점이었다.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순간은 멈춰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할 기회다.

데카르트의 말처럼, “가장 느리게 걷는 사람도 올바른 길을 따른다면 길을 잃은 사람보다 멀리 갈 수 있다.”는 구절은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 주었다.

지금 내가 더디게 걷고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길 위에 있다면 괜찮다는 위로였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이성’의 힘을 강조한다. 데카르트는 태어난 환경이나 조건은 달라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바로 이성이라고 보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한 번 더 멈추어 생각하는 습관,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태도, 즉각적인 반응보다 이성적인 사고를 우선하는 자세는 결국 삶을 더 성숙하게 만든다. 화가 났을 때 수피(이슬람 경건주의) 속담에 있던 ㅡ ‘이 말이 사실인가? 필요한가? 따뜻한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통과시켜 보라는 조언은 실생활에서 바로 써보고 싶은 방법이었다.

짧은 멈춤이 후회를 줄이고, 관계를 지켜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또한, 이 책은 인간관계와 선택의 순간에도 철학이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관계는 과거의 은혜가 아니라 현재의 존중과 이해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고,

복수는 분노가 아니라 성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정말 복수하고 싶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성취해내는 것,

그것이 결국 타인에게 보이는 가장 강력한 응답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본다.

마지막까지 이 책은 나에게 쉼 없이 질문을 던졌다.

각 장 끝마다 이어지는 질문들은 단순히 책을 읽는 순간을 넘어 내 일상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철학은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삶 속에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의심은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게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것.

불확실하고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내가 붙잡아야 할 건 완벽한 답이 아니라 ‘생각하는 나’라는 사실이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삶의 가장 큰 확실성은 바로 나 자신, 의심하고 사고하는 인간으로서의 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조용히 울리는 문장이 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이 짧지만 강렬한 문장은 흔들리는 순간마다 나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문장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단단한맘 과 강한엄마'의 서평모집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단한맘 인스타 @gbb_mom

#강한엄마 인스타 @Strongmom526

#이근호작가 인스타 @today_word.kr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1. 심호흡 생각법
수피(이슬람 경건주의)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말을 하기 전에 그 말이 세 개의 문을 통과하게 하세요.
첫 번째 문은 ‘그 말이 사실인가?’
두 번째 문은 ‘그 말이 필요한가?’
세 번째 문은 ‘그 말이 따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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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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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많은 이들에게 공포와 무력감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다.

기억을 서서히 지우며 삶의 방향을 바꿔놓는 이 질환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바로 그 병의 최전선에 선 사람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저자 대니얼 깁스는 평생을 신경과 의사로 살아왔지만, 은퇴 후 자신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전문가이자 환자라는 이중적 위치에서 그가 기록한 이야기는,

단순한 병의 서술을 넘어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병을 ‘천천히 잠식해가는 과정’이라 표현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중등도 이상 진행된 뒤에야 진단을 받지만, 그는 유전자 검사와 임상 시험 참여 덕분에 일찍 병을 인식했다.

불운 같지만 동시에 행운이었다. 조기 발견은 치료 기회를 열어주었고, 생활습관을 개선해 병의 속도를 늦출 시간을 벌게 했다.

무엇보다도 진단은 “죽음이 멀지 않다”는 절망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더 충만하게 살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책은 알츠하이머병의 본질과 과학적 이해를 친절히 풀어낸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뭉치가 증상 발현 10~20년 전부터 형성된다는 사실, 후각 장애가 초기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기억의 다양한 유형(서술 기억과 절차 기억)의 차이, 그리고 APOE-4 유전자와 발병 위험의 상관관계까지 폭넓게 다룬다. 이를 통해 저자는 알츠하이머병을 단순히 ‘치매’로 한정하지 않고,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전 단계부터 병리학적 변화가 진행되는 복잡한 질환으로 설명한다.

이 점에서 그는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저자가 직접 제시하는 알츠하이머병 다섯 가지 대항 전략은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1. 유산소 운동

2. 지중해식 또는 마인드 식단

3.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

4. 사회적 참여

5. 양질의 수면

여기에 당뇨나 고혈압 같은 기저 질환 관리도 추가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조언이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거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나중”이란 없다. 세포 변화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 즉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이 전략들을 실천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 역시 의심이 들자마자 즉각 실행에 옮겼고, 이는 그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책은 생활습관이 유전자 발현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나쁜 식습관은 노화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지만,

꾸준히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운동하며 수면을 잘 관리하면 유익한 유전자 발현이 강화된다.

즉, 우리의 일상적 선택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낮추고 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와 경험은 이 메시지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저자가 겪은 환후각증, 기억력 저하, 언어적 어려움은 질병의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 환자와 가족이 맞닥뜨리는 두려움과 슬픔, 그리고 환자 본인이 느끼는 독립성 상실의 공포는 알츠하이머병이 단순히 의학적 질환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존엄성의 문제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저자의 태도는 끝까지 담담하다.

그는 병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과학자의 시선을 잃지 않으며,

이를 기록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책의 말미에는 독자들에게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이 부록 형태로 실려 있다.

특히 마인드(Mind)식단의 기초와 임상시험 결과가 정리되어 있으며,

뇌 건강에 좋은 10가지 식품을 일주일에 몇 번 섭취하면 효과적인지에 대한 권장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는 실제 생활 속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행동 지침서로서 이 책의 가치를 높여준다.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알츠하이머병을 그저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희망을 환자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전한다.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의 변화, 과학적 연구와 사회적 참여는 삶의 질을 분명히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전문가이자 실제로 해당 병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로써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삶을 지워가는 병이지만, 동시에 의미 있는 삶을 지켜내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할 이유를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완벽한 치료법이 없다고 해서 무기력할 필요는 없다.

운동, 식단, 지적 활동, 사회적 연결, 수면 관리—이 단순한 선택들이야말로 우리의 뇌와 삶을 지켜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흔히 들어온 이야기라며 흘려버리기 쉬운 조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독자로 하여금 실제 변화를 시도하게 만든다. 그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두려움과 불안, 걱정과 근심을 딛고 스스로 움직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퀘스트 출판사의 오퀘스트라 2기'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파킨슨병 환자 가운데 적어도 80퍼센트는 어느 정도 후각이 손상되어 있으며 냄새 맡는 능력에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는 떨림이나 걷기의 어려움 같은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10년도 더 전에 생길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환각과 유사한 환후각증 역시 경험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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