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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 정약용편 ㅣ 세계철학전집 3
정약용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6월
평점 :

“너에게는 세월을 주었고, 너로 하여금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하였는데,
그럼에도 장차 무엇을 하겠다는 뜻이 없이 막연히 살아간다면,
그 어찌 어둡고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느냐?”
책 초반에 마주한 문장인데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읽어 보니 좀 더 마음에 훅 들어오는 문장이다.
지금의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말이랄까?
이 땅에 태어 났고, 나는 지금과 미래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원하지 않아도 시간은 주어지고, 그 주어진 시간을 그저 가만히 흘려보내는 것보다,
이 땅에 태어난 이유를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고, 그 무엇을 위해 살아보는 건 어떨까.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다산의 글을 모아 오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지혜로 엮어낸 책이다.
다산은 마흔에 억울한 정치적 사건으로 유배되어
무려 18년이라는 세월을 강진에서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원망 대신 붓을 들었고,
그 고난의 세월을 2,400권에 달하는 저술로 바꾸어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같은 위대한 저작들이 모두 그 시절에 쓰였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다.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과연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의지와 끈기가 부족해서일까?
이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위선자라는 소리를 피하려 했다면 정주도 학문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명예를 좇는다’는 비난이 두려웠다면 백이와 숙제도 절개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곧은 체한다’는 말을 피하려 했다면 급암과 주운도 간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의 비난이 두려워 도리를 포기한다면 누가 학문을 세우고 뜻을 지킬 수 있겠는가.
효도와 청렴조차도 사람들은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불효하거나 타락을 선택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산은 큰 뜻을 품는 삶이란 거창한 포부에서 시작되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품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갈고닦아야 하고, 의로운 기상은 언제나 얼굴에 드러난다.”
즉, 진정한 삶은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일찍 일어나기, 욕하지 않기, 운동하기 같은 사소한 것들.
그 습관이 하루를 만들고, 하루가 모여 미래가 된다.
또 그는 “진짜”와 “척”을 구분하라고 말한다.
화려함은 쉽게 사라지지만, 묵묵히 쌓인 실력은 오래 남는다.
“사람의 진심은 숨길 수 없고, 오래 가면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겉으로만 잘 보이려 애쓰는 순간 가짜가 되고,
자신의 기준을 지키며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야말로
결국 진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또 크게 공감한 부분은
‘당신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이었다.
거기에는 “내게 오는 것이라면 다 때에 따라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억지로 피하기보다는 일단 부딪혀 보라. 조금 부끄러운 일을 당해도 괜찮다.
그런 어설픈 시기를 지나야 비로소 바위 같은 내가 만들어진다.”
부끄러움을 당할까 봐 눈과 입을 닫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때마다 “아, 내가 더 성장해야 할 시기이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말보다 글이 더 편한 사람, 작은 실수조차 드러내기 싫어 움츠러드는 사람.
하지만 그렇게 기회를 피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부딪혀 보는 용기, 그것이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이 글은 앞으로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문장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무엇보다 다산은 남 탓을 멈추라고 했다.
폐족이든, 가난이든, 외부 조건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유배라는 가장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학문을 꽃피운 그의 삶은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여기라고 했다.
“365일 중 어느 하루도 충성과 효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날은 없다.”
좋은 날, 나쁜 날을 구분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정성스럽게 살아내는 것!
그 속에서 삶은 특별해진다.
책은 인간관계와 말에 대한 가르침도 전한다.
진정한 벗은 조건 없는 친구이고, 좋은 말만 하는 이는 오히려 멀리해야 한다.
약자 앞에서 교만하지 않고, 강자 앞에서 비굴하지 않는 것이 진짜 품격이라는 다산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또한 “말은 곧 마음의 거울이니, 다정히 하라.”
무례함을 성격이라 합리화하지 말고, 따뜻한 말이 곧 나의 인격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제목을 한번 더 읊조려본다.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정약용이 자식과 제자에게 남겼던 글이 오늘 내게 던져진 질문처럼 들린다.
안주하지 말고, 남의 눈치를 보며 뜻을 접지도 말고, 작은 습관에서부터 성실히 나를 세워가자.
+ 개인적으로 현재를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사람에게 큰 상처를 받고 아팠던 사람들, 변화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
현재에 삶이 변화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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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맘 과 강한엄마'의 서평모집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사람이 침묵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1. 화가 날 때는 침묵해야 한다. 2. 확실하지 않을 땐 침묵해야 한다. 3.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침묵해야 한다. 4. 감정이 태도가 될 때는 침묵해야 한다. 5. 들어야 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 6. 모를 때는 침묵해야 한다. 7. 존중 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는 침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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