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0/20 법칙 (무선 특별 보급판) - 적은 노력으로 크게 성취하는 불변의 진리 ㅣ 80/20 법칙
리처드 코치 지음, 공병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처드 코치의 80/20 법칙은 노력과 성과는 언제나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많은 결과가 소수의 원인에서 나온다. 이 말은 곧, 모든 일을 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결과를 크게 바꾸는 소수의 활동을 찾아서 그쪽에 시간과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 생각을 시간 관리, 일의 선택, 인간관계, 돈, 행복 같은 아주 생활적인 영역으로까지 가져와 보여 준다. 바쁘게 이것저것 붙잡는 대신, 성과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몇 가지에 길을 열어 주는 태도를 강조한다. 그는 시간 관리라는 말 대신 시간 혁명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자잘한 일에 끌려다니지 않고 중요한 일에 하루의 좋은 시간을 먼저 배정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을 꼽자면 개념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해 준다는 데 있다.
먼저 내가 하는 일과 그 결과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 어떤 일에서 성과가 크게 나오는지 확인한다.
그다음 성과가 거의 없는 일들은 자동화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아예 중단한다.
마지막으로 성과가 큰 일에는 반복 가능한 방법을 만들고, 도구나 시스템을 붙여서 더 쉽게 더 많이 할 수 있게 만든다. 이렇게 방향을 넓게가 아니라 깊게로 바꾸면, 적은 노력으로도 더 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여러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관점은 실제로 하루 시간표를 짜는 방식, 프로젝트를 고르는 기준, 고객을 관리하는 우선순위, 어떤 채널에 힘을 줄지에 대한 판단, 어떤 공부법을 계속 유지할지에 대한 결정, 그리고 쉬는 법과 회복하는 습관까지 차례대로 달라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번 개정판은 초판 이후 25년 동안 바뀐 환경을 반영했다.
특히 네 개의 장이 현재의 현실과 바로 맞닿아 있다.
먼저 10장은 의식과 무의식이 함께 일하는 방법을 다룬다.
머리로만 계산해서는 결정적인 포인트를 항상 찾기 어렵다. 반복해서 경험하고 기록하다 보면 몸이 알아차리는 감각, 즉 직감이 생긴다. 의식은 데이터를 통해 이 감각이 맞는지 확인해 준다. 저자는 하루 업무와 결과를 짧게 기록하며, 어떤 활동이 실제로 큰 변화를 만들었는지 자주 되돌아보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다음 선택이 더 정확해진다. 계획 단계에서의 판단과 실제 행동 결과가 서서히 맞춰지기 때문이다.
17장은 네트워크 시대의 80/20을 다시 해석한다.
인터넷과 플랫폼이 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신뢰가 소수에게 더 빨리 몰린다. 리뷰와 추천, 검색 노출 같은 시스템이 상위에 있는 대상을 더 상위로 올려 주는 흐름을 만든다. 요즘처럼 인터넷과 플랫폼이 중심이 된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관심과 신뢰가 금방 한두 군데로 몰려버린다. 저자는 여기서 여기저기 조금씩 존재감을 보이기보다, 영향이 집중되는 허브를 정해 그곳에서 신뢰를 깊게 쌓으라고 권한다. 작은 커뮤니티라도 핵심 허브에서 확실한 신뢰를 얻는 편이 분산된 노출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더 나아가 콘텐츠, 커뮤니티, 유통 채널을 서로 엮어 한 번 만든 것을 여러 경로로 반복 활용할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하라고 제안한다.
18장은 분포가 더 기울어지는 현실을 설명한다.
80/20이었던 곳이 90/10, 99/1로 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가 강해졌고, 코드나 콘텐츠처럼 한 번 만들면 거의 비용 없이 많이 복제할 수 있는 자산이 늘었으며, 자본과 인프라가 상위에 있는 사람이나 조직에게 더 유리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상황에서 평균적인 자리에서 경쟁하려 하면 점점 힘이 빠진다. 저자는 규모가 작아도 내게 유리한 틈새를 찾아서 자리를 잡고, 실패했을 때 손해는 작지만 성공하면 이익이 큰 실험을 여러 번 설계하라고 권한다. 반복과 자동화, 구독 같은 구조를 붙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쉬워지고 결과가 커지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 기울어진 판에서 버티는 정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19장은 결과를 가르는 다섯 가지 규칙을 정리한다.
먼저 하지 않을 일을 분명히 정하는 선택의 규칙이 있다. 그다음 결과를 크게 키우는 지렛대를 붙이는 규칙이 있다. 여기서 지렛대란 평판, 자동화 도구, 좋은 파트너, 강한 배포 채널처럼 한 번 붙이면 같은 노력으로 더 큰 결과를 내게 해 주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작은 이익을 꾸준히 쌓아 크게 만드는 복리의 규칙이다. 네 번째는 작게 잃고 크게 얻는 구조로 실험을 설계하는 규칙이다. 마지막은 하루 중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는 한 가지에만 몰입하고, 다시 힘을 채우는 회복 과정을 생활 속에 고정하는 규칙이다. 표현은 달라도 핵심은 한 가지다. 버려야 집중이 생기고, 집중이 있어야 반복과 복리가 시작된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80/20이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선택의 언어라는 것이다.
비율이 꼭 80과 20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70/30, 어떤 때는 99/1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투입과 결과가 거의 언제나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쓰는 시간 중 일부가 결과의 대부분을 만든다. 내가 세운 계획 중 일부가 행복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내가 가진 돈 중 일부가 수익의 대부분을 만들어 낸다. 친밀한 소수의 관계가 삶의 만족을 크게 끌어올린다. 이런 패턴을 의식적으로 찾아내고, 그 부분에 힘을 실어 주는 태도가 이 책이 말하는 실천 부분이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투입과 산출의 경계가 실제 생활에서는 자주 뒤섞인다는 설명이다.
시간, 돈, 경험, 기술, 인간관계, 데이터, 평판, 행복 같은 것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돈은 사업을 시작하게 해 주는 원인이면서, 사업이 잘 되면 다시 늘어나는 결과이기도 하다.
작은 성공은 다음 성공의 문을 열어 주고, 반대로 성공의 기회가 드문 곳에서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더욱 줄어들기도 한다.
행복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나에게 큰 만족을 주는 활동과 사람, 환경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 소수에 에너지를 쓰면 행복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연결을 이해하면 어디에 시간을 쓰고 어디에서 물러나야 하는지 판단이 쉬워진다.
이 책은 일을 늘리는 법이 아니라, 무엇에 힘을 실어야 할지를 골라내는 법을 알려준다. 바쁨을 자랑하는 습관을 내려놓고, 결과를 크게 바꿀 상위 몇 가지 일을 먼저 추려 하루의 가장 좋은 시간에 배치한다. 네트워크로 기운 지금의 환경일수록 이런 태도와 설계가 더 큰 차이를 만든다.
핵심을 고르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뒤, 남은 일에는 반복 가능한 방법과 도구를 얹어 확장해 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할 일을 늘리기보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한 가지를 또렷이 정해 집중하는 쪽으로 생각이 달라진다. 배움은 실천으로 완성된다.
ㅡ
'21세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