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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그랜트의 생각 수업 - 하루 한 장, 당신의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는 문장
애덤 그랜트 지음, 정지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0월
평점 :

다시 생각해보는 힘은 오늘의 태도를 조금씩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애덤 그랜트의 『애덤 그랜트의 생각 수업(Think Again)』은 그 조금씩을 어떻게 매일의 습관으로 만들지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신념을 정답인 양 못 박고, 남의 말에선 흠부터 찾으려 하고, 눈치를 보느라 생각이 굳어 버린다. 이런 습관은 판단을 닫아 두게 만든다. 닫힌 판단을 열어 두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 의견을 확정이 아니라 잠정적 결론으로 다루는 일이다. 새 근거가 나타나면 가설을 업데이트하듯 고집을 내려놓고 고쳐 쓰는 것이 다시 생각하는 연습이다.
이 책에서 유익한 지점은, 후회를 줄이는 방법을 감성적 위로로 끝내지 않고 기술로 다룬다는 데 있다.
저자는 과거를 붙잡는 ‘반추’와 다음을 바꾸는 ‘성찰’을 분명히 구분한다.
실수는 부끄러움의 재료가 아니라 미래의 교본이며, “왜 그랬지?”보다 “다음엔 뭘 바꿀까?”로 질문을 틀어야 배움이 생긴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과 감정도 절대화하지 않는다. 떠오른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올라오는 감정을 곧 내 정체성으로 붙잡지 않는 태도—그 여유가 다시 생각의 공간을 만든다.
사람을 보는 시선 역시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
내향성은 결핍이 아니라 취향이라는 정의가 마음에 남는다.
소음과 과한 친밀, 끝없는 응대에 쉽게 지치는 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요를 좋아해서다.
타인의 인성은 ‘나에게만’ 잘하는지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에서 더 또렷해진다.
선택적 예의는 마음속 적대의 다른 이름일 수 있으니, 관계를 판단할 때 이 잣대를 잊지 말자.
목표와 성취에 관해서도 현실적인 안내가 나온다. 처음부터 완벽을 노리면 속도가 죽는다. 초반엔 기준을 낮춰 가속을 붙이고, 어느 시점부터는 기준을 올려 탁월함을 겨냥해야 한다. 커리어는 포트폴리오처럼 위험을 관리하며 키우는 것이고, 지나치게 안전한 베팅만 했다면 후회가 남는다.
실패는 수준 미달의 증거가 아니라 제대로 도전했다는 신호일 때가 많다.
무엇보다 남의 기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나와의 약속은 내가 정하고 지킬 수 있다.
하루를 설계할 때도 이미 맡은 일의 효율보다 버려도 되는 일의 삭제가 번아웃을 막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토론의 목적을 새로 정의하는 대목도 책의 백미다.
좋은 대화는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서로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네가 옳아”보다 “네 덕분에 다시 생각해 봤어”가 더 큰 칭찬인 이유다.
말의 톤과 태도도 원칙이 있다. 진정성은 모든 생각을 다 쏟아내는 게 아니라,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묻어난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솔직함이 경멸을 덮는 가면이 되는 순간, 대화는 배움의 통로를 잃는다.
양육과 교육에 붙는 조언도 실용적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가치관을 주입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찾도록 돕는 환경이다. “무슨 일을 할 거니?”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이 먼저여야 하고, 건강한 정체성은 직업명이 아니라 성품 위에 선다. 배움이 오래 가려면 즐거워야 하며, 좋아하는 선생님과 안전한 교실이 성취를 떠받친다는 관찰은 학교 밖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팀과 조직으로 시야를 넓히면, 핵심은 심리적 안전감이다. 문을 열어 두는 책임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 있다. 문제 제기에 불이익이 돌아오는 문화에서는 진실이 리더의 앞과 뒤에서 달라지고,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만 고른다. 반대로 신뢰와 존중이 깔리면, 구성원은 권력자에게도 불편한 사실을 말한다.
휴가를 ‘탈진의 보상’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 대하는 문화는 그 조직이 사람을 소모품이 아닌 동료로 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학습자로서의 태도는 평생 이어진다.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타인의 전문성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먼저 묻고 배우는 사람—그가 결국 주도권을 잡는다. 증거는 약한데 의견만 강한 상태를 경계하고, 신념을 사실 뒤에 세우는 습관을 들이자. 성과와 자존감을 분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목표를 놓쳤다고 내 가치를 깎아내리지 않는 법을 배워야 자신감이 흔들리지 않는다. 감사의 연습은 관계의 결을 촘촘히 만들고, 스트레스를 ‘방해’가 아닌 ‘도전’으로 다시 정의하는 시도는 회복력을 키운다. 그리고 조언을 건넬 때는, 내가 이미 실천 중인 것만 말하자—말의 신뢰는 행동에서 나온다.
결국 이 책이 가르치는 건 거대한 전환이 아니다. 반추를 성찰로 바꾸는 질문 하나, 잠정적 결론을 남겨 두는 태도 하나, 불필요한 일을 덜어내는 결단 하나, 듣기 불편한 피드백을 통과시키는 용기 하나. 이런 작고 현실적인 업데이트들이 모여 삶의 궤도를 조금씩 바꾼다. 다시 생각한다는 건 어제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내일을 위해 오늘의 버전을 올리는 일이다.
그 한 끗을 오늘 당장 해보는 것! 거기서 변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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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JAN 2. 내향인은 사회성 부족이 아니라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일 뿐이다. 내향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느냐가 아니다. 자극을 다루는 방법에 있다. 내향인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시끄러운 모임, 너무 친한 척하는 사람들,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을 맞이하는 일에 쉽게 지칠 뿐이다. 내향인은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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