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도 계약이다 -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박수빈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연애도 계약이다>
연애가 궁금해서 하고 많은 책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연애가 법률과 만난 책은 태어나서 처음 읽어봤다. 근데 너무 재밌다. <연애도 계약이다>의 박수빈 작가님은 변호사라 그러신지 역시 글을 잘 쓰시는 거 같다.
요즘처럼 데이트 폭력, 스토킹이 넘쳐나는 세상에 연애도 법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슬프고 안타까운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연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썸에서부터 적용되는 법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읽는 동안 내내 생각했다. '작가님, 이 책 너무도 내 스타일이잖아요.' 라고.
연애의 개시와 소멸 파트를 읽는 도중이었다. 소유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내가 아직도 잊지 못하는 한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내꺼'라고 부르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래서 아직도 누군가 '애인이나 자기'라는 호칭보다는 '내꺼'라는 호칭이 더 좋다. '자기'라고 부르는 호칭은 더 싫다.그러나 이 책에서는 연애 상대방이 나를 동등한 인격체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의 소유가 아닌, 난 하나의 인격체였던 것이다. 그와 나는 이 심플한 연애의 기본 원칙조차 맞지 않았기에 계속 만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야 이해가 갔다.
연애에서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p.89) 그렇지 그렇지 하고 읽으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사법고시 시험 뒷바라지 한다고 온갖 헌신을 해줬는데 합격한 남자는 결국 새로운 여자로 갈아탔다 카더라는 소문이 생각났다. 뭐 남녀가 바뀐 상황도 많겠지만 말이다. 나도 관심있는 사람에게 많이 잘해주는 편이었다. 언젠간 그 사람이 내가 하는 것처럼 나에게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나 혼자의 착각이었다. 이런 정보는 진작 알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