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위대한 기도 - 월터 브루그만이 탐사한 구약의 감동 기도 12편
월터 브루그만 지음, 전의우 옮김 / 성서유니온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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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위대한 기도. 월터브루그만. 성서유니온선교회

 

저자인 월터 브루그만은 유명한 구약학자로서 예언자적 상상력이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고, ‘안식일은 저항이다’, ‘텍스트가 설교하게 하라등과 같은 책들이 수 년 사이에 인기를 얻었던 책이다. 그의 책들에는 반제국주의적인 정서가 가득하고, 독자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제국적인 모습에 저항하며 선지자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이 책, ‘구약의 위대한 기도는 구약에 나오는 열두 명의 인물들이 했던 대표적인 기도들을 다룬다. 대략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다. 이렇게 적은 분량이다 보니 우리는 이 책에서 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주해 실력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보기 어렵다. 대신 저자는 대표기도 12선을 통해 이들의 기도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공통점들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시한다. 아브라함으로부터 다니엘과 욥에 이르기까지, 총 열 두 명이 했던 기도들에는 대략 이런 특징들이 있다.

 

- 뻔뻔할 정도로 담대하다.

- 대부분의 인물들은 (기도자 혹은 타자가 느끼기에)하나님의 부재가 있다고 여겨지는 어떤 상황들 중에 기도했다.

- 이들의 기도는 개인의 기도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 그들의 기도에는 말씀(약속)을 기반으로 하는 기억과 소망이 가득하다.

 

자연스레 이러한 특징들은 나와 우리의 기도를 돌아보게 한다. 짧게 이야기하자면 나(우리)의 기도는 이들의 기도에 비해 너무나 점잖다. 이런 모습은 저자의 지적대로 어설픈 우리의 신학이 기도를 집어 삼킨 것때문일 수 있다. 또한 생명력을 잃은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을 모르거나, 우리가 하나님과 세상을 향하여 지나치게 가식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불의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그들 때문에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도 너무나 많다. 전능하시고, 사랑과 공의가 완전하신 하나님께 구할 것이 넘쳐나는데, 나는 지나치게 격식을 갖추고 기도하고 있고, 여유를 넘치도록 갖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부재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앞에 솔직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눈을 더욱 떠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위대한 기도들, 너무나 인간적인 기도들을 절대로 경험해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소개만 하다 끝난 느낌이 들 정도로 짧아서 아쉽다. 그래도 저자의 통찰은 짧은 분량 안에서 그들의 기도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기도를 돌아보게 하고, 우리가 다시 한 번 구하는 기도를 진지하게 할 수 있도록 자극한다. 이 책의 아이디어를 따라 기도에 관해서 시리즈 설교를 해보아도 괜찮을 것 같고, 한동안 자신의 기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읽어볼만한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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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목자 (새번역판) - 리처드 백스터 세계기독교고전 19
리처드 백스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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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목자. 리차드 백스터. 크리스찬다이제스트

 

목회자를 위한 고전. 300년도 훨씬 넘은 책이지만 목사 스스로가 냉철하게 점검하고, 반성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성도들을 위하여 개인별 교리 교육을 하라는 내용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몇 가지 주장을 펼치는데, 그중에 절반이 목회자의 자기 점검에 관한 것들이다. 시대와 당시 문화적 배경이 지금과는 너무 다른 점들이 많지만, 성도에게 말씀을 전하고, 양육하는 위치에 있는 목사직의 핵심은 여전히 동일하기에 새겨듣고, 반복해서 기억하고 적용해야 하는 저자의 권면들이 많다. 두 번째 읽은 책이지만, 마음을 새롭게 하기에 여전히 큰 도움이 되었고, 적잖은 자극을 받았다. 네 가지 정도로 요약 하자면

 

성도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나에게 먼저 적용하고 있는가? 특별히 죄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들을 나에게 먼저 적용하고 있는지?

성도들이 소홀하게 여기는 성경의 가르침들 혹은 의도적으로 어기고 있는 말씀들을 보면서도 아무런 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내가 목사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들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지?

이 모든 가르침의 일들을 해내기 위해서 충분히 개인 연구를 하고 있는지?

가난한 성도들 혹은 아프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성도들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이 질문들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나를 부끄럽게 했지만, 우선 이 네 개의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고, 시간을 들여 반성하고, 잘못하고 있는 것을 고칠 수 있다면 책을 읽은 시간들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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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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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세계의절반은굶주리는가? #장지글러

 

태어나서 단 하루도 밥이 없어서 굶어본 적이 없다. 내 아이들도 그랬다. 생각지도 못한 병이나 사고로 아파본 적은 있지만, 굶주려서 괴롭다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막연하게나마 알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나, 그리고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세계 인구가 201170억명을 돌파했는데, 그중 절반 3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과 인도의 전체 인구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얘기인데....사실 짐작이 가질 않는다.

 

 

저자는 전 세계에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학자, 그리고 활동가로서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사실들을 토대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냥 눈에 보이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현실이 일어나고, 이러한 현실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종합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세계의 절반이나 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굶주리게 되었는가?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가난한 나라들의 부패한 관료들과 소수의 탐욕을 좇아 무한대로 확장하는 다국적 기업, 그리고 그들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선진국들 때문이라고. 소말리아, 칠레, 러시아 등의 부패한 권력자들은 수백만, 수천만의 국민들을 인질로 삼아 굶겨 죽이고 있다. 심지어 그러한 재앙의 상황에서 나라를 구하고자 일어난 상카라(부르키나파소의 젊은 개혁자), 아옌데(칠레에서 무상 급유를 추진하다 살해당한 대통령)와 같은 개혁자들은 마치 예언자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들에 의해 사살 당했다. 특히 아옌데의 비극은 네슬레라는 다국적 기업, 그 기업을 비호하는 미국, 그들에게 사주를 받아 행동하는 반대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이러한 사실은 한 기업이나 국가의 금전적 이익이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에 앞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화이트칼라 강도들로 불리는 식량 투기꾼들, 본국의 농민 보호를 위해서 가난한 나라들에게 덤핑으로 농산물을 넘기는 유럽의 선진국들, 좀 더 큰 틀에서 보자면 신자유주의를 이끌고 있는 세계의 금융자본가들은 구조적으로 기아를 만들어내는 원인 제공자들이고, 작금의 비극을 악화시키는 범죄자들인 것이다.

 

 

저자의 구체적인 상황 설명과, 비극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기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상황 인식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기아의 상황이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눈물 찔끔 흘리고, 마음에 약간의 불편을 느끼고, 일정 금액 기부하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하여 기아에 대응하는 우리의 반응이 달라져야 함을 인정하게 한다. 그것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언론과 권력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이러한 상황을 내버려 두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들이 주체적으로 현재의 상황들을 개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위해서 현재의 경제 지배자들이 각성하고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아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썼다.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아에 대하여 어린아이 수준의 상황 인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에둘러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몰라도 자신이 경험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가르치려 하는 것을 보면 사람에 대한 희망을 거두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서문을 비롯한 책 곳곳을 보면 비참한 현실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지만,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사람이라는 희망을 비춘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31p.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 37p.

"구호단체는 극단적인 조건에서 활동하고, 갖가지 모순들과 싸워야 해....단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 모든 손해를 보상받게 되는 것이지." 107p.

 

 

얇은 책이지만, 수많은 사례들과, 저자의 가볍지 않은 분석들, 우석훈씨의 해제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설은 이 책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몇몇 청년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에 읽어봤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들에 비하면 무려 20년이나 늦게 읽은 셈이다. 혹시 아직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이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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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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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이후 처음으로 읽은 만화. 진작에 유명해진 책이었지만 이제야 봤다. 장그래가 주인공인 것 같았는데, 다 읽고보니 등장하는 모든 미생들이 완생을 향해가는 주인공!

특히 장그래와 한바탕 싸웠던 입사동기 한석률....그가 자란 환경, 입사피티 보는날 가족들이 거는 수많은 격려 전화들...눈물왈칵 쏟아질뻔 했다.

아마도 보고, 또볼것 같은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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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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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제목부터 특이하다. 그리고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이렇게 아무도 죽지 않는 날이 무려 7개월이나 지속되면서 그 사회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사업가들은 사업가대로, 가정은 각 가정대로 죽음의 중지가 일어난 이후로 저마다 큰 문제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혼란 중에서도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장의사들과 보험회사들, 갑자기 환자가 늘어나서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 사람들이 죽지 않으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교회들의 모습은 작가의 조롱 대상이 된다. 가정에서도 문제는 심각했다. 죽지 않는 부모로 인하여 고뇌하고, 결국엔 여전히 죽음이 활동하는 이웃나라의 국경을 부모를 데리고 몰래 침범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러한 일들을 대행해주기 위하여 마피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기까지 한다. 죽음이 중지된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돈과 권력 앞에 너무나 나약한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변명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7개월이 지난 후에 갑자기 죽음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그래도 죽음은 사람들이 갑작스레 활동하는 자신 때문에 당황스럽지 않게 하려고 언제부터 활동하겠다고 사전 공지도 하고, 그 날 이후로 개별적으로 1주일 전에 죽음의 편지를 전달해주는 친절?을 베풀어주기까지 한다. 죽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난리가 났던 그 나라는 정상이 되었을까? 처음엔 반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죽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심각한 불안에 휩싸이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했던 교회는 죽음이 활동을 재개한 것을 크게 기뻐한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동안 자신들의 처지를 보살펴 달라는 집단의 기도가 응답이 되었다는 이유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저자의 사상적인 배경이 공산주의에 있기 때문에 정치권력과 자본가들, 그리고 종교집단에 날카로운 조소를 날리는 것이 아닌 가 싶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갑자기 반전을 이룬다. 죽음이 활동을 멈추면서 혼란스러워진 사회, 죽음이 활동을 하면서 두려움에 떠는 사회를 이야기 하다가, 저자는 죽음의 편지를 반송시킨 한 개인에게 이야기를 집중한다. 죽음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인 50대 남성에게 반복해서 죽음의 편지를 보내지만 계속해서 반송이 되어서 오는데.... 죽음은 결국 그 남자에게 다가가고, 직접 행동하려 한다. 그러다 그의 연주를 듣고, 그와 이야기를 하고, 밥을 먹기도 하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함께 한다. 이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는데, 내가 보기엔 저자가 이 사람을 통해서 너무나도 죽음을 가까이 하고 있는 평범한 개인에 대한 묘사를 하는 것 같았다. 사회, 국가, 종교기관들이 죽음이 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방면에 한 개인은 죽음을 그토록 가까이 데리고 있으면서도 놀라운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이다. 심지어 죽음을 잠들게 할 정도로 한 사람의 일상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혼란한 사회 안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된 생의 능력이라는 것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싶었다.

 

눈 먼 자들의 도시라는 책이 그렇게 통찰력이 번뜩이고, 재미있다고 들었는데, 이 책의 평가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를 풍자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그리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울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누구도 다 알 수 없고, 온전히 다룰 수도 없다. 그래서 아무리 가까이 있는 현실이라도 피하고 싶은 주제다. 거장의 소설을 통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저자가 조롱하는 세상에 대해서 공감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는데,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적극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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