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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리문답, 삶을 읽다 (상)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해설 상 ㅣ 소요리문답, 삶을 읽다 1
정요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10월
평점 :
소요리문답, 삶을 읽다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해설(상). 정요석. 새물결플러스
교회에서 일을 하면서 처음부터 고민거리는 무엇을 아이들과 성도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 때 나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책이 부흥과 개혁사에서 나왔던 '만화 웨스터민스터 소교리문답' 이었다. 딱딱한 교리를 만화로 보고 고등부 아이들과 나눌 수 있어서 그나마 부드럽게 진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물론 만화라는 것 빼고는 그렇게 부드러운 내용은 아니었다.) 작년 청년부를 시작하면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그래서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총 24주에 걸쳐 흑곰북스에서 나온 ‘특강, 소요리 문답’을 가지고 청년들과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전체를 자세히 보았다. 그 교재로 성경의 내용 전반과 우리가 믿는 바에 대하여 함께 생각하고 다양한 읽을거리들을 함께 읽으면서 그동안 신앙과 성경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많은 질문들을 조금씩 해결할 수 있었고, 흩어져 있던 성경 지식들을 한 번쯤 모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이번에는 내년도 장년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찾던 중, 또 다시 소요리 문답에 관한 책을 손에 잡았다. 문답은 107개중 종말론에 해당하는 38번 문답까지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나, 하나 해설을 해놓았고 다양한 읽을거리들을 함께 편집해서 넣었기에 500페이지가 넘어 두꺼운 편이었다.
우선 이 책은 쉽고 재밌었다. 사실 요리문답 자체가 가지는 한계라고 해야 할까? 여러 요리문답 해설서들이 있지만 웬만큼 집중해서 읽으려 하지 않으면 지루한 경우들이 많은데, 이 책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아마도 저자가 오랜 시간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쉽고, 지루하지 않게 가르치려 했던 모든 결과들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 중간, 중간에 각 교리를 생활의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한다든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학 작품들을 삽입하여 교리를 적용해보는 것들은 흥미를 살리고, 해당 교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저자의 학문 배경이 조직신학과 교리 교육에 있어서인지, 책을 마냥 쉽고, 재밌게만 쓰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각의 문답들을 자세하게 나누어 분석했고, 대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벌코프나 바빙크의 조직신학 등에서 각 교리의 이해를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인용하며 각 문답들을 해설했다. 그러다보니 책이 많이 두꺼워진 것 같긴 하지만, 소요리 문답의 성격상 각 챕터를 나누어 한 달이나, 두 달에 나눠 읽으면 오히려 소요리 문답 전체를 정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의 겸손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점이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교리에 관한 해설서를 읽거나 설교들을 듣다 보면 독자나 청자들이 도무지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틀에 갇혀있는 경우들이나, 심지어 지나치게 가르치려는 태도가 거슬릴 때가 적지 않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설교자에게 존중을 받는 느낌으로 설교를 듣는 것 같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저자가 직접적으로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살펴야 한다.’고 말을 했는데, 이미 확정된 교리를 가르치면서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용기 없인 불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교회들마다 본격적으로 성경공부에 제자훈련에 많은 모임들이 시작을 할 텐데, 이 책이 그런 모임들에 꾀나 유익할 것 같다. 특히 성례 교육을 해야 하거나 기초 성경공부를 담당해야 하는 목회자들은 더욱 직접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교리에 대해서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거나,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을 최소한으로 정리해 본 적이 없는 성도들에게도 이 책은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 같기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