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 -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
스탠리 J. 그렌츠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5월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 스탠리 그랜츠. 새물결플러스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부제에 걸맞게 이 책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근거로 동성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먼저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동성애 논쟁에 대해 다루고 동성애를 다루는 성경 본문들의 간단한 주해를 살핀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교회가 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했는지를 밝히면서 최종적으로 동성애는 윤리 차원에서 다뤄야 하고, 교회는 동성애 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동성애자들을 기꺼이 환대해야 할 것을 권면한다.

1장 ‘현대의 관점에서 본 동성애’에서 저자는 동성애에 대하여 긍정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린 동성애라는 이슈가 최근 1-2백년 사이에 생긴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아주 오래된 것을 언급한다. 또한 사회적, 의학적 논쟁을 간단하게 소개하며 동성애, 이성애라는 성적 지향이 정적이거나 동적이라는 주장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 알려준다. 만약 ”성적 지향이라는 것이 실재해서 정적으로 바뀔 수 없는 것이라면?”, 반대로 “우리의 성적인 선호가 사회, 문화적으로 영향을 받아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면?” 저자는 여전히 이러한 논쟁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말한다.

이어 2장 ‘성경과 동성애: 주해 관련 논의’에서는 창세기 19장의 소돔 이야기, 레위기 18장과 20장에 등장하는 성결법 금지 규정들, 바울이 동성애를 언급하는 본문들(로마서 1장 26-27절, 고린도전서 6장 9절, 디모데전서 1장 10절)에 대해 차례대로 주해를 시도한다. 여기에서도 동성애를 긍정하는 신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주해를 시도하는지를 보여주며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이러한 주해에 동의할 수 없고 각각의 본문들이 동성애를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저자가 조직신학자여서인지 주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기보다는 주요 주장들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정도에서 머문다는 점이다. 아마도 성경 본문의 주해를 통해 성경이 동성애를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지를 살피려면 이 책은 그리 좋은 책은 아닐 수 있겠다.

3장에서는 교회 역사 가운데 동성애 관련 가르침은 어떠했는지를 간략하게 살피고, 4장과 5장, 6장에서는 저자의 전공을 잘 살려 동성애를 윤리적인 차원에서 다룬다. 해당 챕터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고,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가 결합하게 만드셨는데, 동성애는 이러한 창조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남자와 여자의 결합은 종말론적으로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기도 한데, 동성애는 그것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따라 교회의 직분도, 결혼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복음주의’에 걸맞게 적당한 논의를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해부분이 자세하지 않다는 것과 제목은 본 책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목양적인 부분도 다루는 것처럼 보이게 했으나 그러한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목에 걸맞은 책이 되려면 책의 내용에는 좀 더 폭넓은 주장들과 다양한 목회적 사례가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속한 교회들에서는 무난하게 읽힐 수 있는 책 같으나, 동성애를 긍정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딱딱하게 읽힐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비슷한 주제를 더욱 간단하면서도 분명하게 다루는 <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이 더욱 나아 보인다. 

*관련 글 http://blog.aladin.co.kr/715487190/858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