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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너무 어려워 - 신학 공부한 엄마의 신앙 교육 만화 에세이
송미현 지음 / IVP / 2024년 3월
평점 :
책을 넘기면서 놀랬다. 우리 아이들 모습이 보여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찬양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그랬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러는데!’라는 말이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아이는 하나이지만, 우리 집엔 셋이 있어서 찬양하거나, 신앙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많이 다르긴 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그저 교회학교에서 배우는 정도로 찬양하고, 하나님을 말하는 정도를 넘어선다고 느끼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신다는 것을 문득 느껴질 때가 참 많다. 감사할 때도 있지만, 함부로 아이들을 재단하듯 판단하면 안 되겠다고 느끼고, 내가 아는 얼마 안 되는 지식에 하나님을 욱여넣어서 가볍게 말해도 안 되겠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런 조심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목회학을 공부했지만, 아이들에게 쉽게 목사 노릇을 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 첫 번째 챕터에서부터 자신과 남편 역시 신앙의 길을 걷는 중이라는 것을 밝히고,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 역시 하나님을 경험하며 고유한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될 것을 인정한다. 기도, 천국과 지옥, 삼위일체, 문화, 환경, 남성과 여성 등의 만만치 않은 주제를 저자의 보수적인 신앙 안에서 최대한 쉽고, 부드럽게 전달하기 위해서 애를 쓴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주제 자체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에서 자칫 설명이 길어지거나, 비유가 맞지 않을 수 있었는데 저자가 이 책의 목적을 놓치지 않고 노력한 모습이 끝까지 보인 듯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각 주제를 아이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만화로 보여준 이후에 그 주제로 자신이 고민했던 이야기,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했던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다른 부모님에게 나누는 장면들이었다. 위에서 말했지만, 저자가 다룬 내용은 결코 쉬운 주제들이 아니다. 어찌 고민이 없었을까? 이러한 고민은 부모로서, 교사로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어떻게 해당 주제를 전달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 점에서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해당 주제에 맞는 유명 신학자, 목회자의 저서에 나오는 인용구들을 넣은 점인데, 차라리 함께 고민해 볼 질문을 넣었으면 어떠했을까. 어차피 이 얇은 분량으로 해당 주제들에 대한 지식을 넣어주거나, 교육 방법등을 전달하고 싶은 목적이 아니었다면, 독자들이 더 자유롭게 주제와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우리 아이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교회학교 교역자들이나 선생님들이 떠올랐고, 교구에서 자녀들 신앙 교육으로 고민하는 아빠, 엄마들이 생각났다. 적극 추천한다. 신앙을 가르치는 태도에 적잖이 놀랄 사람들이 많을 것 같고, 해당 주제에 대해서 의외로 자신의 지식이 적다는 것에 놀랄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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