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은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
에릭 피터슨 외 지음, 홍종락 옮김 / 복있는사람 / 2020년 9월
평점 :
<젊은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 에릭 피터슨, 유진 피터슨. 복있는 사람
유진 피터슨 목사님. 20대부터 그의 책을 좋아했다. 성경을 재미있게 풀어주는 그의 솜씨가 좋았고,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라는 그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신학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에게 말씀을 어떻게든 잘 가르쳐보려는 그의 목회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의 목회의 열매라 할 수 있는 메시지 성경과 자전적인 책 <유진 피터슨>, 최근 몇 년 사이에 나온 그의 설교집을 통해 그의 목회가 어떠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젊은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한 기대도 비슷했다. 사랑하는 아들, 그것도 목회를 감당하는 목사 아들에게 30년이 넘는 목회의 경험과 그에 못지않은 작가의 경험을 살려 자기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꾹꾹 눌러 쓰지 않았겠는가? 역시나.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10년을 넘게 그의 책들을 보며 감동하였던 내용이 서른일곱 편의 편지들에 잘 요약되어 있었다. 책장을 열자마자 밑줄을 쳤고, 포스트 잇을 붙였다.
이 편지들에서 유진 피터슨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단연 인격적인 목회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존엄한 존재인지를 목회를 통해서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쉽지 않은데,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방식으로는 교회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목회는 그야말로 일반화시킬 수 없는 일이라 적당한 모범을 찾기도 어렵다. (아마도...그렇다보니) 목회를 한 편의 감동적인 설교로 치환하거나,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감동시키는 방법으로 목회를 하고자 하는 유혹도 많다.
편지글이다 보니 원리적인 이야기만 있지 않다. 아들이 목회 현장에서 잘하고 있는 점들을 칭찬해주고, 유진 피터슨이 경험하는 목사들의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도 나온다. 특히나 성도들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 않은 목사들, 말을 너무나 가볍게 쓰거나 사람을 그저 도구 다루듯 이용하는 목사들을 매섭게 비판한다.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냉소, 냉담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아들을 칭찬하는 이야기가 반복되다 보니 칭찬이 과하다 싶기도 하고...ㅎㅎ (옆에 있었으면 아들 자랑했으니 만 원 내라고 할 뻔ㅋㅋ)
무엇보다 목회 현장을 그리워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져서 짠하기도 했다. 나야 아직 부교역자 생활만 10년이라 그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어도 목회가 주는 기쁨이 무엇인지는 알기에 위로가 되기도 했고, 사명감이 좀 더 느껴지기도 하고 그랬다.
유진 피터슨의 글에 익순한 사람들이라면 어쩌면 그의 다른 책에서 보았던 내용의 반복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목회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조언이 담겨 있기에 이 책이 갖는 독특한 매력과 유익이 있다. 역시나 유진피터슨, 추천한다.
덧. 이 책을 읽으려 하는데 두사람이나 뭐라했다. 당신 젊지 않아...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