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말순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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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최정원 (2015) / 베프북스 (e-book)

2015-12-30

실실 웃으며 때로는 살짝 눈가가 뜨끈해지는 것도 느끼며 심심할 때 땅콩 먹듯 읽음. 집에서 혼자 하루 소주 두 병 먹는 사십 넘은 `싸가지는 닷 푼도 없는` 아들에게, 내가 봉다리 커피 못 끊는 것처럼 너도 술 끊기 어렵겠지라며 매번 술상을 봐주는 어머니. `책`이라기엔 밀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어머니에게 이런 연가를 써 드릴 수 있는 아들과 연가를 받고 수줍어서 어색하게 웃으셨을 어머니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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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 밀란 쿤데라 전집 7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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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쿤데라 연이어 읽기. 이 책도 한 20년 만에 다시 읽는 건데 그 때보단 책장이 잘 넘어갔다. 나도 좀 컸나?

무거움과 가벼움, 불멸과 죽음, 농담과 우스꽝스러움.. 동전의 앞뒷면처럼 떨어질 수 없으면서 나란할 수도 없는 삶의 단면들의 대비.

쿤데라를 읽다 보면 우스꽝스러워지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이 책에서 괴테의 어린 연인으로 역사에 남았다는 베티나 폰 요하임에 대한 그의 은근한 조롱(!)은 어렸을 때의 나에 대한 조롱인 것만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 다행히 `어렸을 때의 나`이고 지금의 나는 그런 (좋게 말해서) 나이브함의 시기를 넘어왔다.

내가 처음 읽은 책은 1992년 청년사에서 나온 책이었다. 그 때 역자도 김병욱이었던 것 같은데. 그 책을 여전히 잘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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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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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농담에 이어서 읽으니 쿤데라는 농담으로부터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더 시니컬해진 것만 같다. 농담에는 그가 뭔가 나를 설득시키려는 분위기가 있는데 무의미의 축제에서는 그냥 툭 던져 놓고 팔짱을 끼고 냉소로 기울어진 미소를 짓고 있는 것만 같다. 결국 삶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견디는 것이다. 그것도 의미라면 그것이야말로 삶의 유일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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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전집 1
밀란 쿤테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네이버 열린연단을 보고 오래 전 사다 놓은 쿤데라 전집에서 꺼내어 (다시) 읽었다. 사랑에 배신당해 죽겠다고 스스로 비극의 여주인공이 되어 삼킨 약이 설사약이어서 화장실을 떠나지 못하게 된 여자 말고는 기억하는 것이 거의 없었구나.

15년 전 농담 한 마디에 자신의 인생을 뒤집은 자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버텨왔는데, 복수를 완성하려는 순간 그 복수심에 인생 전체가 더 큰 농담으로 뭉쳐져 되돌아온 것을 확인하는 루드비크.

10여 년 전 처음 읽을 때도 느꼈지만 이 소설과 <생은 다른 곳에>의 쿤데라는 매우 친절하다. 행간이 거의 없이 촘촘하게 이야기로 채워진 `전통적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조금도 우스꽝스럽지 않은 인물은 루치에 뿐인데, 그것은 그녀가 자신을 직접 독자에게 설명하는 화자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서둘러 돌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란 없다고, 무언가를 향해 초조하게 손을 내미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라`(p115)는 듯 사는 그녀는, 산다는 것이 결국 시간을 견뎌내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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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디어는 그렇다쳐도 문체가 영 내 취향이 아니게 글러먹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겸손한 출발은 그저 `척`이었고 자기의 전작 -야전과 영원이라나-을 읽지 않았거나 르장드르라는 철학자를 모르면 이 인간이 정말 아는 건지 아는 척만 하는 건지 알기도 쉽지 않다. 제목은 정말 팬시한데. 이 인간이 말하는 `어쩔 수 없이 읽어 버린` `되풀이해서 읽어야 하는` 책은 분명 아님. 달을 가리키면서 손가락에 요상한 것을 많이 지저분하게 붙여놔서 그 때문에 빈정 상해서 달 보고 싶은 마음까지 싹 사라져버리게 하는 작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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