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의 폭풍 1 얼음과 불의 노래 3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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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A Storm of Swords 1
-A Song of Ice and Fire II
George R R Martin (2000) / 서계인, 송린 역 / 은행나무 (2005)

2017-9-30

발번역 때문에 별을 더 줄 수가 없다. 발번역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읽을 수 있는 건 GRRM의 입담 내지는 필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반증이겠고.

그런데 현실보다 더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인간군상을 그린다는 평을 듣는 이 판타지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다 근시안적이고 하나에 꽂혀서 다른 것은 보지 못하고 자주 일을 망쳐버리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매우 불편하다. 캐틀린 스타크가 이 방면으론 최고고, 그 동생인 라이사 아린은 한술 더 뜨고,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그저 악녀이고, 산사와 아리아, 브리엔느까지. 특히 브리엔느는 여성으로서의 볼품없음을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기사도로 벌충하려는지 앞뒤 꽉막힌 충성심은 임무를 입력받고 그것밖에는 아무 생각도 없는 로봇인 양 그려진다. 이그리트는 그나마 생기있지만, 남자란 여자를 훔쳐서 아내로 삼아야한다는 야인(와이들링)들의 사고방식을 기본 장착한 여자고, 멜리산드레는 이해할 수 없는 흑마술을 휘두르는 마녀일 뿐이다. 용엄마 대너리스? 조라의 키스 한 번에 밤새 고민하는 소녀일 뿐.

그에 비해 남성인물들은 냉철하게 한두 수 앞을 내다보며 자기만의 게임을 하는 지능형이 많다. 난쟁이 티리온이나 전직 밀수꾼인 다보스의 판단과 선택의 근거에는 위의 여자들처럼 감정적인 것이 없다.

모쪼록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캐틀린 스타크는 곧 죽을 테고(나중에 괴물로 부활하긴 해도),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한 명 쯤은 공고한 악당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있다 치고, 산사와 아리아, 대너리스가 여성이라기보단 권력을 감지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행하는 인물들로 성장하길 바란다. 안 그러면 읽는 동안 점점 더 불편해질 테니까. 불편함이 쌓이다보면 책을 집어던지겠자. 그나저나 브리엔느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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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왕들의 전쟁 : 얼음과 불의 노래 제2부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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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넘게 걸렸지만 재미없었던 건 전혀 아니었슴. 5년 전 아리아 파트를 읽을 때는 무지하게 지루했던 기억이 있는데 번역이 바뀐 덕인지(?) 아리아 파트가 가장 재밌었다. 빨리 브라보스로 보내야 하는데. 다보스, 티리온, 산사 세 사람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블랙워터 전투 장면은 2부의 백미.

역시 여자는 가족/아내 아니면 창녀.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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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왕좌의 게임 : 얼음과 불의 노래 제1부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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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달라진 게 영향이 있는 건지 아니면 여기저기 주워듣고 이 세계의 배경과 인물들을 어느 정도 알고 읽는 게 도움이 된 건지 아무튼 5년 전보다 훨씬 수월하고 재밌게 읽음.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중세 비스무리 배경에 마초 전사들이 떼로 나오는 소설에서 ˝여자˝는 어째서 물건처럼 다뤄지는가. 특히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것. 남자들에게 여자란 가족/아내 아니면 창녀. 장르소설인 걸 잊지 않게 하려는지 19금 장면 묘사(물론 취하는 남자의 시선으로)도 쓸데없이 많고. 르 귄같은 작가의 작품에선 볼 수 없는. 욕망과 전투를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으로 그리신 건가. (남자들의) 힘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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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전망 좋은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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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가는 길>을 읽는데 세 번 정도 실패한 것 같은데 이 소설은 금방 읽혔다. 재밌는 소품.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의 느낌. 깔끔한 문장과 자신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속물적인 소위 ‘사교계‘에 척을 지지 않기 위해 마음을 숨기고 어느 정도는 연극을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속 깊은 곳의 진실은 꺾이지 않았으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100년 전 영국의 상류사회의 위선이 결국 ‘인간‘의 위선이니만큼,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그 인물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리고 마음의 진실을, 진실만을 따라가다 보면, 해피엔드가 당연한 결론이지 않겠는가?

남자 작가가 여자 주인공을 이렇게 그렸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저 한 인간인 작가가 또 다른 그저 인간에 대한 글을 쓴 건지도 모른다. 평소 그가 처한 억압적인 상황의 문제를 연민으로 꿰뚫어 보았기에 쓸 수 있는 그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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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의 비망록
주제 사라마구 지음, 최인자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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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전에 분명히 읽었다. 1998년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 번역출간된 문학세계사 책을 가지고 있다. ‘마술적 리얼리즘‘에 홀딱 빠져있던(지금도 물론 좋아한다!) 시기였으니 광고에 낚이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런데 정말 아무 것도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꽤 재밌었다라는 느낌 말고는.

거의 20년이 지난 후 다시 읽으면서 그렇게 까맣게 잊었던 게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블리문다와 발타자르를, 바르톨로메우 로렌수 신부를, 파사롤라를, 마프라와 바위를 잊을 수 있었는지. 책이란 몸과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일 만큼은 느슨해졌을 때만 제대로 만날 수 있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한다. 특히 이야기가 그렇다. 무언가 마음이 불안하고 바쁘기만 할 때에는 그야말로 자기계발서 류의 독서 정도나 그나마 기억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주제 사라마구가 내가 이 정도는 컸어야 받아들일 수 있는 작가인지도.

다섯 분의 공역으로 처음 출간되었던 것을 10년 후 최인자 님이 전체적으로 다시 손봐서 재출간한 것이라는데 특히 마지막 부분은 다른 사람이 번역한 것 아닌가 싶게 문장의 톤의 차이가 있다. 또 하나, 따옴표를 쓰지 않는 작가가 한 사람의 말이 이어질 동안에는 쉼표, 그의 밀이 끝날 때는 마침표를 쓰는 것에 <코끼리의 여행>,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를 연이어 읽으면서 익숙해졌었는데 이 소설은 그보다 초기작이어서 그런지(?) 쉼표가 적다. 뭐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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