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가는 길>을 읽는데 세 번 정도 실패한 것 같은데 이 소설은 금방 읽혔다. 재밌는 소품.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의 느낌. 깔끔한 문장과 자신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속물적인 소위 ‘사교계‘에 척을 지지 않기 위해 마음을 숨기고 어느 정도는 연극을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속 깊은 곳의 진실은 꺾이지 않았으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100년 전 영국의 상류사회의 위선이 결국 ‘인간‘의 위선이니만큼,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그 인물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리고 마음의 진실을, 진실만을 따라가다 보면, 해피엔드가 당연한 결론이지 않겠는가?남자 작가가 여자 주인공을 이렇게 그렸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저 한 인간인 작가가 또 다른 그저 인간에 대한 글을 쓴 건지도 모른다. 평소 그가 처한 억압적인 상황의 문제를 연민으로 꿰뚫어 보았기에 쓸 수 있는 그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