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승혜 님의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에서 발견한 책.

이 책의 메시지를 한 문장 정도로 요약하는 것은 간단하다: 세계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러니 계속 기운내서 잘 해보자! (가능성 옹호론자)

그런데 모든 한 줄 요약과 마찬가지로 이 한 줄 요약은 다양한 세부 주제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오해하게 만든다. 한 줄 요약이란 이 책에서 주의해야 할 것으로 언급한 것들 중 하나인 ‘일반화 본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가능성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이유는 첫째, 데이터로 볼 때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은 ‘사실 Fact’이고, 둘째,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전망과 예언은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와 실망을 심어 적절하고 실재적인 행동을 할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스마트폰 좁은 화면을 보며 엄지손가락 두 개로 찍으려니 귀차니즘이... 그래도 몇 가지 생각은 적어두고 싶다.

1. 생각과 느낌은 구분해야 한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각이란 걸 하는 / 할 줄 아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것만 생각이고 남이 하는 건 생각이 아닌 게 아니란 거다.

2. 책 뒷표지 안쪽의 그래프를 보면 2040년에도 아프리카 사람들의 소득수준은 4단계로 올라오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오는데 10년,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라서는데 10년 걸렸다.

3. 공리주의에는 냉정함이 있다. 가축떼를 돌보는 농장주의 시선이랄까. 생각과 느낌은 구분해야 하겠지만.

4. 2년 전의 책이지만 트럼프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다. 이 세계를 보면 저자도 가능성 옹호에 약간 힘이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또 하나,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철저히 공리주의에 따른 듯한 그 냉정한 대처에 대한 생각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잘 팔리는 책들의 비밀
한승혜 지음 / 바틀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청난 집중력을 동원해야만 지루함을 잠깐 잊을 수 있는, 그러다 보니 한번에 다섯 페이지 읽기가 벅찬 듯한 소설을 끈질기게 한 달 째 읽는 와중에 페북에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됨. 거의 순식간이라고 할 만한 시간에 다 읽음.많이 웃었지만 또한 작가에게 정말이지 측은지심을 느꼈다. 취향이 아닌 책들을 읽는 괴로움을 알고 던져버릴 수도 없는(일이니까!) 고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밌고 나의 책읽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니 남는 것도 있다.

나도 베스트셀러는 거의 읽게 되지 않는데 베스트셀러니까 안 읽은 건 아니고 그냥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좌절하는 자기계발서 원칙들의 의미없는 동어반복. 역시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는 미사여구들을 마치 자기만 아는 것처럼 나풀나풀한 문체에 담은 소위 힐링 에세이들은 한 문장 읽을 때마다 저절로 욕이 따라 나와 힐링은 커녕 앓아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소설에 대해서 말하자면 적어도 50년은 견딜 소설일까를 생각하는 편으로 관심있는 작가가 아니면 따끈한 상태로 읽는 일은 별로 없다. 그래도 이 책에서 다룬 베스트셀러 중 내가 읽은 세 권은 모두 소설이네.

나에게 책이란 아직은(아직은?) 그냥 ‘물건’일 수 없는 것 같다. 마치 사람인 듯 ‘만나는’ 것이고 설레는 것이고 실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인터넷 서점에서 온갖 책표지 사이를 떠돌며 인연의 감이 느껴지는 책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스페인에서 번역 출간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가 동함. 여행지에서 하루에 반 읽고 다음 날은 쉬고 그 다음 날 마저 읽음. 여행 중 숙소에서 자기 전에 두어 시간 읽었는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여행지에서 뭔가를 잘 읽게 되지 않는 걸 감안하면 흡인력이 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뭐... 어른(?)이 읽기엔 인물과 사건이 지나치게 특이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이다. 교훈을 주려는 의도가 너무 빤히 들여다보인다는 거다. 중학생 딸에게 한번 읽어 봐, 하고 내밀 만은 하다. 한승혜의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에서 이 책에 대한 꼭지만 건너뛰었는데 집에 돌아가면 그것부터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2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기억으로 읽는 두 번째 데이비드 미첼.
소설을 읽는 이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만족시킨다.
촘촘한 플롯과 치밀하고 아름다운 문장(번역된 문장이 이런데 원문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 허투루 버려지는 인물들도 없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게 시작되어 그 눈이 움직이면서 모든 인물과 사건이 휩쓸려 가고. 모든 것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다만 흘러갈 뿐이라는 덧없는 깨달음.
다만 초반부의 조용하고 느린 흐름의 분량에 비해 후반부를 너무 급박하게 흘려보낸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

야코프 더주트와 마리뉘스 선생님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데이비드 미첼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다. 다 몰아서 읽어버릴까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의 모든 것. 소설을 읽는 이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만족시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