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의 기억으로 읽는 두 번째 데이비드 미첼. 소설을 읽는 이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만족시킨다. 촘촘한 플롯과 치밀하고 아름다운 문장(번역된 문장이 이런데 원문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 허투루 버려지는 인물들도 없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게 시작되어 그 눈이 움직이면서 모든 인물과 사건이 휩쓸려 가고. 모든 것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다만 흘러갈 뿐이라는 덧없는 깨달음. 다만 초반부의 조용하고 느린 흐름의 분량에 비해 후반부를 너무 급박하게 흘려보낸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 야코프 더주트와 마리뉘스 선생님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데이비드 미첼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다. 다 몰아서 읽어버릴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