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포물선을 반복해 그렸을 여자아이. 이마 근처의 머리카락, 다문 입술, 작은 무릎, 꽉 쥔 주먹, 앞을 바라보는 눈동자, 흥분과 열기, 한숨과 권태가 고루 담긴 아이의 기분마저 느껴지는 듯하다. 눈치챘어야 한다. K는 그네를 타고어딘가로 날아가고 싶어 하는, 잠자는 폭죽이었단 걸. - P130
믿어야 할 건 오직 몸이다. 마음도 인생도 오늘이나 내일도, 몸이 가지고 있다. 부디 날마다 책상에서 몸으로 연습하는 사람이되면 좋겠다. 몇 권의 책을 내든, 종이 위에서 뛰고 종이 위에서 넘어지고 종이 위에서 자라는 사람이면 좋겠다. -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