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 시작한 김에 오늘 다 야그해삐리지. 머, 나가 언제이 야그를 어디 가서 하겠응이?"
할머니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 - P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맞벌이하는 아들네 곁에 살며 쌍둥이 손녀들 육아에 손을 보탤까 싶어 강화도를 정리하고 성남의 한 동네로 이사를왔다. 오자마자 일자리센터를 찾아 일거리부터 잡아놓았다.
쌍둥이 손녀들은 어린이집에서 오후 4시에 오니, 그동안은 일할 수 있었다. - P185

나눔은 분명 행복한 기회다. - P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내 마음이 말을 그친다파도도 그치고독수리들이 다시 날아간다발톱이 피로 물든 채 ‘ - P95

순간 깨달았다. 내가 국경에 거의 다다랐다는 것을.
하나의 모험이 끝나가고 있어서, 나는 선 채로 아이처럼 울먹거렸다. - P97

돈이 들어오면 나는 단짝 친구에게 생맥주를 사줄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그녀는 모딜리아니 그림 속 여인들처럼 얼굴과 목이 길었다. 우리는 성격도 취향도쓰는 시도 달랐지만, 사시사철 싱숭생숭한 인간이라는점에서 통했다. 봄도 타고 여름도 타고 가을도 타고 겨울도 타는, 조용하지만 이상한 영혼들. - P109

나는 아이였을 때 꿈결에 걷곤 했다. 몸은 이불을차고 일어나 방을 나왔지만, 실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다. 마루를 맴돌 때도 있었고, 아예 집을 벗어날 때도 있었다. - P1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걸 사용해." 나는 아술 위에 타고 앉은 남자아이에게 수건더미를 건네고 아이는 곧바로 그것들을 받아들고 아술의 머리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 P83

"내 실수였어." 아술은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눈을감는다. 나는 그애의 손톱이 내 팔을 파고드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갑자기 울고 싶어진다. - P85

그때 구조대원 하나가 우리 쪽으로 다가와 이제 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빵!
"한 분은 남으셔야 합니다. 한 사람 탈 공간밖에 없어서 말입니다." - P87

"제가 잘못 풀었으면, 그러니까, 제가 맞지 않았으면 말이에요. 저를 왜 이곳에 초대하셨어요?"
그는 거실로 걸어와 내게 찻잔을 내밀었다. "시험을 끝낸 유일한 학생이었으니까."
나는 그를 쳐다봤다. - P93

"그런데 뭐가 문제죠?"
문제는 그러니까, 우린 언제 다시 보죠?"
로버트가 주머니 속에서 꺼낸 열쇠고리에서 열쇠를 하나 빼낸다음 내게 주며 말했다. "당신이 좋을 때." 그는 미소를 지었다. - P103

짐작건대, 그들은 거기, 우리집 뒤쪽 테라스에서 남몰래 포옹을 나눈다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우리집은 양편에 빽빽하게 들어선 가문비나무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어떤 경우에도, 그 시간에, 누가 숲으로 숨어드는 일은 드물었기때문이다. - P2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날 아침 불타는 팔월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습지의 눅눅한 숨결은 안개가 되어 참나무와 전나무에 늘어져 있었다. 팔메토 야자나무 덤불은 이상하게 고요해서 못에서 날아오른 왜가리의 느릿한 날갯짓 소리만들렸다. - P17

엄마는 그날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 얘기는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특히 아버지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생선 비린내와 싸구려 술 냄새를 풍기고 들어와서 냄비 뚜껑을 쩔껑거리며 만지작거렸다. - P21

다음 날 아침에도 카야는 계단에 앉아 망을 보았다. 까만 눈으로 길바닥에 구멍을 뚫을 기세로 노려보았다. 저 멀리 습지는 안개를 베일처럼둘러쓰고 있었다. - P23

카야는 포치로 돌아와 한참을 기다렸다. 길 끝을 바라보면서도 절대울지 않았다. 눈으로는 계속 찾아도 얼굴은 무표정했고 입은 일자로 다물고 있었다. 엄마는 그날도 돌아오지 않았다.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