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의 폐허에서 나는 다시 새로운 믿음들을쌓아올릴 것이다. 믿음은 밝고 분명한 것에서가 아니라 어둡고 흐릿한 것에서 탄생하는 거라 믿기 때문이다. 밤이 가고 다시 아침이 온다. 마음속에 새로운 믿음의 자리를 만들어내기에 이만큼 좋은 때도 없다. - P65
반면 그 식당에서 며칠씩 외상을 하고 값을 치를 때마다꼭 2, 3천 원씩 돈을 헐어 내는 한 중년의 남자를 싫어했다.하루종일 흰 개를 묶어두면서도 물그릇을 자주 마르게 두는느티나무 옆 카센터 주인을 싫어했다. 그는 주로 건물 안에있다가 카센터로 들어오는 차를 보고 흰 개가 짖으면 밖으로나오곤 했는데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은 고사하고 동업자에대한 예의도 없는 사람이었다. - P109
우리의 이별은 필연적이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둘 다 살아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 일깨워주려는 듯이. 미래에 당도할 슬픔에 쉽게 마음을 내맡기는 대신 최선을 다해 지금의 ‘함께 살아 있음’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그 작은 몸을 통해 배운다. - P120
스무살이었던 나의 빈곤한 상상 속 마흔과는 다르지만 나의 40대가 즐겁고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하리란 걸 나는 예감할 수 있었다 - P224
나는 인숙 씨처럼 강해지기를소망하며 살아갈 것이다. - P105
이제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일해요. 사연도 있고 재미도 있으니까.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지.접기
지금은 내 몸만 허락하면 일을 할 수가 있자녀. 그게 행복한겨.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 P121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랑으로 키워야돼. 스트레스도 잠깐만 받고 금세 잊어버리고 자꾸 새 출발해야 해. - P97
오늘 아침 리노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가 평소처럼 돈을 빌려달라고 할 줄 알고 안 된다고 말하려 했다.
릴라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가면 구둣방에서 일도 할 수 없고 아버지는 한낱 시청 수위에 지나지 않는나는 릴라가 누리는 특별한 혜택에서 제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 P126
사춘기 시절 부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세상에 둘도 없는 신발같은 어린 시절의 공상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귀족처럼 돈을 쓰고싶어 하는 리노의 광폭한 욕구의 형태로 나타났다 - P330
상상은 도망이 아니라, 믿음을 넓히는 일이다. _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보자 - P15
우리는 성격도 취향도 쓰는 시도 달랐지만, 사시사철 싱숭생숭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통했다. 봄도 타고 여름도 타고 가을도 타고 겨울도 타는, 조용하지만 이상한 영혼들. _하룻밤 사이에도 겨울은 올 수 있다.접기 -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