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이야기 같은 거 되게 싫어한다고 성은 씨는 말했다. 그 말은 시각장애인인 성은 씨와 친구들 사이에서 농담거리가 된다. "마음의 눈으로 보지 그래?" 그들은 서로를 놀리고 웃는다. - P126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출간하기 위해 애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는 이동권만큼이나 중요하다. 어디든 언어 없이는 가볼 수 없는곳들투성이다. 언어에서 멀어지면 타자와 멀어지고자기 자신과도 멀어지게 된다. 그것은 세계와 멀어진다는 말과도 같다. - P128
나 역시 비슷하게 느낀다. 두 시간 내내 어떤 사람과 마주 보고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것보다 그의일터 구석에 있는 듯 없는 듯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기록하는 게 더 효과적인 접근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첫눈에 알아볼 수 없다. - P134
소중한 일을 오랜 세월 반복해온 사람의 이야기였다. - P138
종종 헌 마음으로 글을 쓰는 나를 떠올렸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글쓰기라는 게 혼자 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내 질문에 대답해준 사람들의 도움으로 완성하는 게 글쓰기 같다. 그러므로 생소한 얼굴들에 대한 궁금함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해서 이런 당신이 되었냐는 질문을 멈추지않고 싶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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