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업자를 불러 얘기를 들어보니 옥상 수도는 파열된게 아니었고, 그가 시키는 대로 화장실 밸브를 열어놓자 더이상 배수관으로 물이 새지 않았다. 기온이 영상으로올라가자 폭설이 내리는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고양이들이 다시 골목 위를 거닐었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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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씨랑 이런 얘기를 하게 될 줄이야.
왜요?
영은씨는 너무 건강해 보여서요.
기분나쁘네.
미안해요. 꽃을 피무슨 수술을 해요?
빨리도 물어보네. - P178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라 몸에 집중하는 일은영은 그걸 바라서회사를 그만두었다. 회사에서는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일을 악질적으로 즐겼다. 은영의 상사부터가 그랬다. 은영은 회사에서 사람들을 깊이 알아가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저 자신의 일을 잘하는 것. 그것이 은영의 회사생활 원칙이었다. - P131

아니에요. 괜찮아요. 남자친구 있어요.
오래 만났어요?
아니요, 한 일 년 정도……… 선배는요?
저도 있어요. 남자친구.
하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해요. - P51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천희가 앉아 있었다. 다른곳으로 갈까 하다가 천희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상한 부분에서 우는 나를 천희가 흘깃흘깃 보는 게 느껴졌다. 손수건을 꺼내주려나? 싶었는데 주지 않았지. 대신 천희는 자신이 가져온 간식을 건넸다. 사또밥이었다. - P9

사자야 사자야, 넌 무얼 먹고 사니?
난 토끼 같은 작은 짐승을 먹고 살아어, 알았어.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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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보르헤스가 천연덕스럽게 인용하는프란츠 쿤의 중국백과사전은 실존하지 않는 책이다. 보르헤스의 글을 읽다 보면 늘 그러듯이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 그리고 무엇이진심인지 헷갈리게 된다. 사실 보르헤스 자신도 세계저체를 테스트에 담는 시도를 수없이 하지 않았던가?

‘고양이‘ 혹은 ‘cat‘이라는 단어와 이들이 가리키는 대상의 관계는 자의적이지만, 고양이에 해당하는 윌킨스 언어의 어휘 ‘Zipi‘에는 ‘작고 집에서 기르고 쥐의 천적인(혹은 야생이고 사향을 분비하는) 고양이 종류의 길짐승‘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 고양이를턱시도, 치즈, 고등어, 삼색이 등으로 더 세분하고 싶으면 각각에 알파벳을 부여하고 ‘Zipi‘ 뒤에 붙이기만하면 된다. 윌킨스의 언어 체계만 알고 있으면 고양이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Zipi‘ 라는 단어가어떤 동물을 가리키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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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를뚫고 잘도 날아가는 그 새는 어쩌면 그들이 몇달 뒤 링 위로 던져놓을 기권의 흰 수건 같다고 불길한 생각을 했다가 곧 고개를 흔들며 은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 P45

"됐다."
남 국장이 갑자기 검지손가락을 천장으로 찌르며 그렇게 소리쳤다. 대체 뭘 듣고 됐다는 건가, 마음에 안들어서들을 필요도 없다는 건가 하며 은하가 분위기를 살피고있을 때 국장이 다시 한번 "마차라니, 제목만 들어도 레트로 뉴웨이브네. 역시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 달라" 하며오태만의 기획서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 - P23

"고모, 요즘엔 부모도 자기 자식한테 그런 기대 안 해요. 바라지 마세요."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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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들 세 테이블, 외가 한 테이블, 아버지의 옛 동료들두 테이블, 박선생이 어미 새처럼 물어 나르는 35 동창회와 구례 사람들, 서로 얼굴을 아는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대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 그게 아버지가 평생 살아온세월이었다. - P211

학수와 나는 말없이 읍내로 돌아왔다.
"노인정으로 가."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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