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도쿄에서 책만 사온 게 아니었다. 결혼할 남자도 하나 구했다. - P45

첫사랑이 가슴에 영원히 기록되듯 역시 첫 출판사, 첫번역서여서 기쁨도 슬픔도 고마움도 서운함도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 같다. 잊히지도 않는 첫 번역서의 번역료 84만 원. 그다음 책들은 얼마를 받고 번역했는지, 어떤 편집자를 만났는지, 그때의 기분은 어땠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 P41

아, 그러나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했던가, 꿈은 이루어진다 했던가. 기회는 정말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찾아왔다. 친구의 상사의 지인, 이런 식으로 몇 다리 건너알게 된 어느 소설가 선생님이 미천한 내게 번역 일을 할출판사를 소개해준 것이다. - P31

한다는 걸 알고 나면 "꿩 대신 닭 잡았구나" 하고 놀린다.
그들은 모른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꿩대신 봉황이었다는 것을.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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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뭐가 문제죠?"
문제는 그러니까, 우린 언제 다시 보죠?"
로버트가 주머니 속에서 꺼낸 열쇠고리에서 열쇠를 하나 빼낸다음 내게 주며 말했다. "당신이 좋을 때." 그는 미소를 지었다. - P103

"가자." 형이 내게 말하고 있었다. "가보자."
"싫어. 절대 안가."
"가자, 동생. 저 여자가 너를 원하잖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좋아. 좋을 대로 해."형은 모로 눕듯 진흙투성이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여자들을 향해 헤엄쳐 갔다. - P139

톰이 고개를 저었다.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난 아무 말도 안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군." - P239

여름 내내 더위는 점점 심해졌다. 기록적인 육 주 동안 비가오지 않았다. 산골 지역에서도 농작물들이 말라죽고 있었고, 도시에서도 잔디밭의 잔디들이, 심지어 부자 동네에서도, 누렇게마르고 있었다.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밤이 되어도 습기때문에 후텁지근해진 공기가 젖은수건처럼 피부에 들러붙었다. - P165

드림수화지난주에 린이 근무중인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저녁식사 데이트약속을 상기시켰다. 나는 반 아이들을 위해 창조적인 기억력에관한 수업을 준비하느라 센터의 레크리에이션 룸에 앉아 있었고내 옆자리에 앉은 몇몇 아이들은 의자에서 꼼지락거리며 『모비딕』 신판을 넘겨보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지은 다음 금방 돌아오겠다고 했다. 중요한 전화란다, 나는 수화를 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읽고 있던 책들로 눈길을 돌렸다. - P181

"저게 대체 뭐냐?" 벤틀리 박사가 식탁 저편에서 투덜거렸다.
"데이비드 보위예요."
"누구?" 박사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SIMBAHASA
"아들은 식탁 좀 치워주지 않을래?" 어머니가 말했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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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라는 말은 이제 넓은 맥락에서 쓰이지만 다양한 용례를 관통하는 것은, 성취 지향적이고 경쟁적인 시스템을 보완해 서로 의존하고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인간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취약성을 수용하고 서로의존하고 보살피며 살아가자는 태도는 능력주의와는 정 반대편에 놓인 것이고, 다양한 존재들이 외부의잣대에 상처받지 않고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모양으로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어긋나지 않는 자조적 고백도, "열살 된 아이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그 속에 좀 더어린 아이, 그보다 더 어린 아이가들어 있을 것 같다."는 서유미의 소름 돋게 정확한 비유도 양육을 하는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없다.

20대 후반에 이르러 나는 다른 산에오르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다. 그렇지만 차근차근 설명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과정은 생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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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는 마흔여덟 개의 질문과 대답이 들어 있다. 지난 글쓰기 수업과 강연에서 자주 받은 질문을 토대로 구성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이미 쓰고 있는 사람이나 책을 낸 사람이나, 놀랍게도 묻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 P18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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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것의 그림자이며

2020년 4월 23일의 꿈19세기의 드넓은 초지에 고립되어 살면서 꽃가루의 문법으로글을 쓰는 사람. - P11

가난한 마녀가 있었다. - P13

서사의 기교와 효과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럼으로써 독자를 품위 있게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글쓰기는 커다란 솥단지에 수프 끓이기처럼 자기의 허기를 메울 뿐만아니라 타인에게도 온기와 즐거움을 나누어주는 일인것이다 - P15

2016년 4월 15일의 꿈파란 대야에 용액을 채우고 인화지를 두르면 운동장의연속 사진이 생겨납니다. 야간 경기를 하고 있군요. 역동적조에트로프가 되는 거지요.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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