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거나 낮지도 않고 우리 바로 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 아래 있는 곳은 어디일까? - P71

1521년 스페인의르난 코르테스가 아즈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무너뜨리고 멕시코시티(Ciudad de Mexico)로 개칭한 후로 줄곧 정복세력은 원주민들에게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 P74

순간은 영원을 향하기 시작한다. - P77

아우라의 배경이 되는 돈셀레스 거리는 멕시코시티의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로, 땅 밑에는 아즈텍 제국의수도 테노치티틀란의 잔해가 묻혀 있고, 제국주의 시대에지어진 오래된 건물들이 남아 있으며, 주위로는 신시가지의근대적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곳이다. - P81

"우리를 꿈꾸는 꿈이 있답니다." - P83

한번 열린 세계를 보아 버린 눈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엘렌의집에서 보낸 한 시간이 그의 전 생애를 밝게 비추어 줄지도 모른다.
이미 벌어지기 시작한 꽃잎을, 어떤 관습과 예법으로 묶어 놓을 수있겠는가.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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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미신을 믿는 이탈리아에서는 미리 축하를 하면 불운이 따른다고 한다. 혹시라도 부정이 딸까 봐 미리 우승을 말하는 건 조심해야 하지만,
그러기엔 3월부터 이미 압도적인 성적으로 나폴리의 우승이 점쳐지면서 온 도시는 축제 분위기였다. 리그 종료가 아직 두 달이나 남은 4월부터는 거의 매일 밤 폭죽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온 도시의 주택들 사이에는 나폴리의 상징 색인 파란색과 흰색 천이 걸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도시는 점점 더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가로수도, 벤치도, 차량 진입 방지 바리케이드도 파란색과 흰색으로 장식됐다. 빵집의 케이크도 꽃집도 개들이 입은 옷도, 웨딩드레스도 나폴리의 바다와 하늘을 닮은 나폴리의 색으로 파랗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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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페이지만 읽으세요." - P34

100이란 아주 믿음직스런 숫자다. - P34

심바 언젠가 누가 말하길, 과거의 훌륭한 왕들이 저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대. - P40

나는 문학을 즐길 때도 ‘디스프루타르‘ 동사를 떠올리며 과일의 즐거움을 향유하듯이 생각하고는 한다. - P47

나는 문학을 공부(學)하기보다는 ‘디스프루타르‘하고 싶다. - P49

정면으로 열세 걸음 가시면 오른쪽에 계단이 보일 거예요. 그 계단을 따라 스물두 칸을 올라오세요. - P52

아우라의 주인공은 ‘나‘가 아니라 ‘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펠리페를 ‘너‘라고 지칭하는 최면적인 이인칭 문체로 진행되는데, 내내 이런 식이다. - P54

해 지는 광경의 아름다움이나 산의 아름다움 앞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아!‘ 하고 감탄하는 사람은 벌써 신의 일에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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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노력만큼 얻어 가는 일을 했다면 (그 일이 무엇일진 몰라도) 그 일을 무척 성실하게 수행했을 것이다. 애초에 군 생활로 소방서에 가서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지 않았더라면 어차피 인생 한 번 사는 거라며 불안정한 길인 영화를해보겠다고 무모하게 덤비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느덧 인생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 나는 소설가가 되었고, 역시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나폴리에 와 있다.

이탈리아를 설명하는 세 개의 동사는 ‘아마레(사랑하다)‘, ‘칸타레(노래하다)‘, ‘만자례(미다)‘라고 한다. 여러 해 동안 앉아서 글만 쓰다가 작년 인생최대 몸무게를 찍은 나는 탄수화물을 끊음으로써 감량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 생활을 하게 된 이상 ‘만자레‘할 수밖에! 아침엔 에스프레소와 보르네토, 점심엔 파스타, 저녁엔 피자를 먹는 매우 이탈리아다운 입상이 이어졌다.

나폴리에는 ‘카페 소스페소‘ 문화가 있다. 소스페소(sospeso)란 ‘매달린‘, ‘걸려 있는‘, ‘미루어진‘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다. 즉 카페 소스페소란 ‘맡겨둔 커피‘라는 뜻으로,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가난해서 마시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행위다. 혼자 와서 두 잔을 시킨다거나, 두사람이 와서 석 잔을 시킨다거나 하는 식으로, 누군가를 위해 ‘달아놓는‘ 것이다.

만물은 변화하고, 형체 없는 사람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다. 폐기 리의 노래 <I don‘t want to play in your yard>가 떠올랐다. 가사 중 I don‘t like you anymore"라는 대목은 세상의 모든 슬픔을 축약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폴리에 대한 흥분은 벌써 잦아든 것일까. 마냥 행복하던 나의마음은 왜 변한 것인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것일 수도 있었다. 다른 것은 모두 좋았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소음, 매연, 추위, 와이파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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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전 읽기는 ‘들어가는‘ 것이다. 오래된 건축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자기장이나 시간성, 종소리, 분위기 모두 고전읽기라는 행위의 체험적 측면을 표현하려고 동원한 말들이다. 그것은 다른 시대의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공간의 어떤 정신을 체험하는 일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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