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다음 말은 더 영화 같았다. - P178

‘또‘라고 그는 말했다. 시간순으로는 맞지 않는 ‘또‘였고 그렇기에더 생생했다. - P177

"대신에 살다 보면 가끔씩 그런, 어떤 것이 떠오를 때가 있죠.
좀 숙연해질 때는 있어요......." - P176

"그런데 보통 영화는 잡초를 보려고 하지 않아요. 물론어딘가에는 그런 걸 그린 영화도 있겠지만, 그보다는인위적으로 미화시키려는 욕심이 보일 때가 많죠." - P180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는 그것이 제목을 영 모르겠는 그 영화에 아주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씻을 수 없는 그의 마음을,
그칠 줄 모르는 그의 애도를 담아 온 그 영화에 말이다. 아니, 지금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숨죽여 울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하여반드시 만들어져야만 하는, 아직 빈칸으로 남아 있는 그 영화에말이다. - P184

그러니까 세상에는 의외로대가 없이 무언가를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진짜로 있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되고 나면, 반대로 명함은 종종방해가 될 뿐이란 진실 또한 깨닫게 된다. - P186

나중에 그들은 최후의 순간에는 건물 입구의 어떤 경계에서절반은 빨려 들어갔고 나머지 절반은 뱉어져 나왔다는 얘기를들었는데, 너무도 생생한 무언가를 더 이상 떠올리지 않기 위하여늘 노력해야 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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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내리깔고 입꼬리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선량한 표정을 만든다. 내 책을 읽고 모인 독자들에게 최대한 예의 바르고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게 나를 보기 위해 모인 분들께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 의도는 거의 성공이었다. 그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 P213

"제가요? 왜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해요?" - P201

"자녀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모가 삶을 마음대로 재단해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어머니 눈에 비참해 보여도 당사자는 행복할 수도 있잖아요. 어머니도 우리 엄마처럼 본인 죽을 때 같이 죽자고 하실 건가요? 그게 부모의 사랑인가요?" - P214

나는 단순한 손님이 아닌 그녀의 조카가 되었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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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생각을 많이 하는 직업이에요. 그 스트레스 어떻게하실 거예요? 사람은 그저 속없이 살아야 돼요, 아무 생각없이....... 그저, 이런 일이 딱 좋아요." - P152

"왜 딱 이틀인가요?"
"이틀은 필요하겠더라고요, 정리해야 되니까. 하루는 슬퍼할날이 있어야 되잖아요. 슬퍼는 하고 싶어요. 그래서 딱 이틀필요해. 딴 사람들은 하루 더 산다고 하잖아요. 아니에요.
이틀은 살아야 돼…………….‘ - P154

"정미야, 한번 써 봐라."
"뭐를 써 봐?"
"나에 대해서, 한번 써 봐. 요즘 나 이상하잖아. 괜찮을 거같애." - P163

문제없어. 그것이 내가 그로부터 알아들은 마지막 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도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질 때면, 최대한 시크하게읊조리곤 한다. 문제없어. - P165

그럼에도 그는 꿈속에서라도 걸으면 그게 더 현실 같고 침대에누워 있는 게 오히려 꿈속 같다 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가생의 마지막 페이드아웃 때에는, 기필코 스스로 걸어서 간 거라고믿고 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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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사회적, 생태적 소명을지속적으로 세상에 환기할 것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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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이 ‘준비‘가 될 때까지요?"
"네, 음악이라는 건 흐르는 거고, 흐르는 건 시간이니까요.
결국 어느 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듣는 사람이 준비가 될까,
라는 의식이 있는 거죠." - P107

어쨌거나 하필 쥐가 나오는 식당에서 그들의 서사를 마무리할 수는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이날의 이별 작전은 유야무야되었다. 진짜는전혀 다른 방식으로 왔다. - P112

"강아지 이름을 크게 불러 보려고 했어요. 아직도 나를기억하고 달려와 주는지를 보려고." - P116

믿기지가 않았다. 취미로라도 무용의 세계를 어느 정도 접하고나면,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게 있다. 무엇보다 사람몸의 한계에 대해 알게 된다. 또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 한계로부터벗어나려 하는 도약에서 생겨난다는 것도. 이러한 깨달음은 대개뼈아픈 자기 객관화로 이어지게 되고, 그러므로 절망할지언정,
아니 절망할 때에야 비로소 타자들의 몸을 가늠할 만한 눈썰미를체득하게 된다. 그리고 실은 모든 예술적 심미안의 본질이 이와같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 P127

"예, 아무리 나한테 악하게 하더라도 서로 의지하며 사는게 좋아요. 얼마나 아이러니해요. 저거 저거 빨리 죽었으면좋겠는데 해 놓고, 막상 죽고 나면 그래도 그게 나한테 관심이있었으니까 날 힘들게 했던 건데, 한다고요. 다들 그렇게말해요."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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