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이 ‘준비‘가 될 때까지요?" "네, 음악이라는 건 흐르는 거고, 흐르는 건 시간이니까요. 결국 어느 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듣는 사람이 준비가 될까, 라는 의식이 있는 거죠." - P107
어쨌거나 하필 쥐가 나오는 식당에서 그들의 서사를 마무리할 수는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이날의 이별 작전은 유야무야되었다. 진짜는전혀 다른 방식으로 왔다. - P112
"강아지 이름을 크게 불러 보려고 했어요. 아직도 나를기억하고 달려와 주는지를 보려고." - P116
믿기지가 않았다. 취미로라도 무용의 세계를 어느 정도 접하고나면,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게 있다. 무엇보다 사람몸의 한계에 대해 알게 된다. 또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 한계로부터벗어나려 하는 도약에서 생겨난다는 것도. 이러한 깨달음은 대개뼈아픈 자기 객관화로 이어지게 되고, 그러므로 절망할지언정, 아니 절망할 때에야 비로소 타자들의 몸을 가늠할 만한 눈썰미를체득하게 된다. 그리고 실은 모든 예술적 심미안의 본질이 이와같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 P127
"예, 아무리 나한테 악하게 하더라도 서로 의지하며 사는게 좋아요. 얼마나 아이러니해요. 저거 저거 빨리 죽었으면좋겠는데 해 놓고, 막상 죽고 나면 그래도 그게 나한테 관심이있었으니까 날 힘들게 했던 건데, 한다고요. 다들 그렇게말해요."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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