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오 반장‘의 사정이 충분히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요. 내내 오해만 받다가 퇴장한 것 같아 무척 미안한 마음입니다.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 온전한 이름을 가진 인물로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 P67

강보라 마지막 문단의 ‘즐거웠다‘는 표현은 씁쓸한자조일 수도, 뒤늦게 찾아온 동지 의식에서 비롯한말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붓에서의 시간이 ‘나’에게 새로운 의미를 띄게 되었다는 뜻일지도요. - P73

우리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 P81

"한번 해보려고. 열심히 할게."
"열심히‘ 문제가 아니잖아."
"딱 1년이야."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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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기 무섭고 싫으니까. - P77

그때부턴 모든 게 잘됐습니다. 거짓말처럼. - P79

인생이라는 게 두 개를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니까요. - P96

누군가의 선택이 한 사람을 살린 거죠. - P112

작가님. 그런데요. 저는 블로그를 하나 하고 있는데사람들이 글을 읽고도 댓글을 안 달아주거든요. - P140

바로 그래서 함정이 생기는 거고요. - P136

그 뒤로 지금까지 신문, 잡지, 사보 등 각종 매체들에 돈을 받고 글을 써서 넘기는 필자 생활을 근 30년째 해오고 있고, 음악 비평가 혹은 동호인으로서 일간지에 제 이름을 걸고 칼럼 연재를 하기도 했고, 문화 전반을 다루는 잡지도 직접 만들어서 발행인 겸기자도 해보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죠. - P134

그러곤 음악이 딱 끝났고 마이크가 들어왔죠. 무슨음악을 하길래 이름이 그러느냐 웃으면서 물어보는디제이에게 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고, 그렇게 PC통신 음악 동호회에서 장난처럼 벌였던 일은 졸지에전 국민을 상대로 한 거대 사기극으로 확대가 되어버립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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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점장은 파란색 플러스 펜으로 상수의 셔츠 주머니아래를 찔렀다. "뭔데, 너? 너, 너, 뭐냐고?" 허연 입김이사납게 터졌다. - P7

경필이 고소하다는 듯 낄낄거렸다. "야, 은행원은 할 만하냐?" - P21

홍 팀장은 선선히 웃으며 잔을 마저 비우고 받았다.
"그러니까 사귀면 사귀는 거잖아. 내가 형사 나부랭이도아니고 팀장인데 얘기 못 할 건 뭐야, 안 그래?" 홍 팀장은 좌중을 쓱 둘러본 다음 수영을 쳐다봤다. "안 주임, 정청경이랑 사귀어, 혹시?" - P29

"나 걔 좋아해." 상수가 보지 않은 채 내뱉었다.
"누가 몰라?"
"나 안수영 좋아한다고!"
"그러니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좀!" 경필은 담배를탁탁 털어 껐다. - P33

"아니에요, 내 마음이 그렇지가 않아요." 상수는 수영을간절히 쳐다봤다. "알잖아요,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고 싶은데요." 수영은 상수를 보지 않은 채 핸드TES폰을 쥐었다. "더 할 말씀 있으신가요?" - P37

수영은 상수가 계산한, 아직 뜯지도 않은 유자차를 들어 보였다. 쓰레기통 뚜껑을 밀고 가볍게 던져 넣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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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지붕처럼 무성한 나무들. 이런 것들이 단어이고,
구절이며, 얼굴이고, 동물이고, 길모퉁이이며, 선율이다.
뒤엉킨 잡초로 자라더라도, 기억만으로도 슬픔과 피할수 없는 상실의 고통이 야기되더라도, 내가 붙잡아야 할그 씨앗들의 내부에는 세계가 담겨 있다. - P65

오래된 전통에 참여하고 있었다. 나 여기 있노라. 바위에새겨진 상형문자. 나 여기 있노라, 나의 이야기가 여기있노라. - P73

실천이 곧 예술이다. - P77

04대학원생을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맡았던 몇 년간, 봄마다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원고가 담긴 커다란 봉투들이 우편함을 가득 채웠다. 경쟁 프로그램이어서 입학 허가를 받은 작가는 소수에 불과했다. 나는 지원자들의 섬세하고 두근대는 심장을 손에 쥔 마냥 지원서를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았다. - P93

이 과정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상상력은 자체적으로일관성을 갖는다. 초고가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다. 우리가 원고에서 이전까지 숨겨져 있던 무언가가 분출하도록 한 다음에도, 생각하고, 다듬고, 구조를 다시 짤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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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장작을 태우면 벌레들이 기어나온다는 것을 나는알고 있다. 우리가 잊은 모자가 테라스의 어둠 속에서 짓고 있 - P139

기억을 다루는 방식에서 나와 베를린 서가의 주인이 얼마나 다른지 나는 종종 깨닫는다. 만약 그의 어머니가 머나먼 뤼겐섬 출신이었다면, 아마도 그는 그곳을 찾아갔을 것이다. - P145

밀밭의 아름다움에서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언제까지고그 자리에 머물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바흐를 듣기 위해서밀밭길을 따라 계속해서 갔다. - P181

5월의 정원은 잊게 만든다. - P37

아이가 태어나고 삼 년 후에 증조할머니가 죽었다. 아이는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아이가 겪은 최초의 죽음이었다. 망자의 판자에 증조할머니의 이름이 새로이 적혔다. 그날 밤 아이는 잠들지 못하고 귀를 기울였다. 혹시 증조할머니의 증조할머니처럼, 증조할머니의 죽음 역시 착오였으며, 그래서 묘지에서 깨어나 집으로 되돌아오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일은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는 밤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았으며,
거기서 입을 벌린 까마득한 심연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삶에는 가공할 만한 어둠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아이는 그때 최초로 예감하게 되었다. - P117

죽어가는 고양이의 비명네게 줄 것이19아무것도 없구나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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