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최근 많은 이들이 언급해서 사서 보았다어릴전 유명했던 영화와는 관련없다.ㅡ1948년부터 시작된 한 여성의 인생 여정.ㅡ17세인 빅토리아는 우연히 윌슨 문이라는 청년을 만난다. 그는 인전이라 불리는 아메리칸 인디언.그 때는 끔찍한 차별이 벌어지던 시대.첫 눈에 알아본 사랑으로 그들은 연인이 되지만윌슨은 죽게되고 빅토리아는 홀로 아이를 낳는다.ㅡ뭘또 한번본 사람한테 저렇게 애정을 느끼나..라면서도 잘 읽히는 수려한 문장에 매료되고 있는데,홀로 산장에 올라 아이를 낳는 부분은 경이로웠다.동물에 가까운 인간, 원초적 본능만이 남은 모습,그래도 아이는 낳아야하고 아이는 살아야한다.ㅡ출산 후의 그녀의 결단은 또 충격이었는데,여전히 그 행동을 지지할 수 있는지 결단이 안 선다.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모습은 멋졌다.괴롭고 그립지만, 가장 중요한건 함께라는 게 아니라 생존이라 생각했을테니까.ㅡ그리고 이어지는 땅과의 화해.이전과는 다른 삶.한때 본인의 집이었던 마을이 매몰되어 저수지가 되었지만, 강을 그 모든걸 묻은체 여전히 흐르는 것처럼, 그녀도 시간의 흐름에 흐르는 강물처럼 자신을 맡기고 살아간다.그럼에도 강인함이 느껴지는.ㅡ한 여성의 서사이자, 어머니의 서사.빅토리아의 ˝고맙습니다˝와 잉가의 ˝미안합니다˝로 함축되는 두 어머니의 만남은 감동적이었다.0.블랙 캐니언이 월의 깊고 끔찍한 무덤이 되어버린 것은 그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 마을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진실을.0.단 한번의 폭풍우가 강둑을 무너뜨리고 강물의 흐름을 바꾸어 버리듯 한 소녀의 인생에 닥친 단 하나의 사건은 이전의 삶을 모조리 지워버렸다.0.여자는 아기와 슬픔을 실어나르는 그릇이 아니에요.0.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겁먹은 마음 속에서 한 뼘의 자리를 찾아낼 것이다
0. 민음사에서 받은 단편집 "착한 애나"를 읽다가 작가 "거트루트 스타인"을 검색해봤더니, 엥? 지금 읽으려고 들고 온 "세명의 삶 / Q.E.D.에 들어있는 단편이 아닌가! 인연인가...쓸데없는 책 중복인가...1. 착한 애나(민음북클럽 에디션으로 읽음)- 독일 남부의 중하층 집안 출신의 '애나 페더너'- 식모살이 : 메리 워드스미스 양, 손젠의사, 머틸다 양- 유일한 연모의 대상이었던 "렌트만 부인" 아이 입양과정에서 렌트만 부인이 우위를 차지하며 관계의 균형이 깨짐- 이복오빠의 부인(올케)인 "페더너 부인"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김0. 처음에는 반어법일 것이 틀림없는 공포소설인 줄 알았는 데, 진짜로 애나가 착할 줄이야. 작가 이름도 표지도 딱 공포소설필인데 말이다. 착하게만 사는 애나는 잘 살았던 것일까.아니, 진짜 착하긴 한걸까.쓸데없는 아집과 고집만 있었던 건 아닌지.이게 중하층이면, 하층은 도대체...이유없이 그토록 일부 사람에게 애정을 느끼고 잘해주게 되는 이유는 뭘까.결혼도 없이.그냥 물음표만 남는 소설.
- 처음 읽어보는 그래픽 노블. 원래 그래픽 노블이 이런건가? 마블같은 영화로만 접해봐서 뭔가 난잡하고 아동 취향일 줄 알았는 데수필 같고 소설 같고 그림체가 독특하고 새로웠다. 스토리도 훌륭했는 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마치 짧막한 철학 에세이를 읽는 듯 했다. - 물론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겠지만, 새로운 문학작품 뿐 아니라 새로운 조각상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공간속의 새˝라는 콩스탕탱 브랑쿠시의 작품.이 작품을 읽으면서 몇 년 전 조영남의 재판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생각났다. 화가로 활동하던 가수 조영남의 작품을 두고 대작이니 아니냐 말이 많았던 사건. 내가 본 인터뷰에서 조영남은 작품을 ˝직접˝ 그린 건 아니라고 했는 데그렇더라도 작품의 기획, 제작에 참여했고 특히 ˝아이디어˝는 본인의 것이니 본인의 작품이 맞다는 말을 했었다. 현대미술은 현재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그 인터뷰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평소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밀어두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이 정도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구나, 하고.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분야구나, 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1926년 미국에서 전시회를 하기 위해 건너온 작가의 작품에 매겨진 관세를 둘러싸고이것이 예술품이냐 실용품이냐는 재판에 대한 내용이다. 청동으로 만든 오브제는 기존의 조각과는 다른 추상적인 작품으로 기존 시선으로는 예술로 인정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던 듯 하다. 그를 둘러싼 논쟁과 친구들의 반응, 작가의 성찰 등이 담긴짧은 시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래픽 노블이었다. 그런 식이라면 도전의식이 좀 더 생기는 장르이다. (이래서 내가 이동진을 못 끊어! 파이아키아와 작별이란 최근 유튜브보고 소리를 질러버린 나.)
400페이지 넘는 소설을 하루만에 읽는건 드문 일인데마침 대체휴무일이라 흔치않은 일을 해냈다.잘 읽히고 의미있고 지금까지의 김금희 중 가장 재밌다.문화재 공사 백서 기록담당자로 계약직 채용이 된 영두는14살 원서동의 낙원하숙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리게된다.그 곳의 주인 안문자 할머니와 손녀 리사,첫 사랑 이순신까지.온실 아래 공간을 파헤칠 수록 알게되는 진실과그덕에 자기의 삶에서 무너진 시간이었던 시절을 조금씩 재건해가는 이야기.대온실 수리 보고서이자 내(우리) 과거 수리 보고서.공간을 쫓다보면 만나게 되는 인물.스쳐지나가는 인물 중 중요 인물이 있음을 발견하고 인물을 쫓아 시간을 되찾게된다.각자에게는 서로 다른 시간이 있는 법인가보다.마냥 우울하게 전개될듯 했던 소설이 따듯하기도 웃기기도 해서 재밌었다. 흡입력도 있고 궁금증도 일었다.무엇보다 창경궁에 가보고싶어졌다!○사는 게 말이야, 영두야. 꼭 차 다니는 도로 같은거라서 언젠가는 유턴이 나오게 돼. 아줌마가 요즘 운전을 배워본게 그래.○돌이킬 수 없는 불행은 생각해보면 아주 작은 것에서 출발했다.○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처럼 죽지 않고 이렇게 특별한 자기 냄새를 내며 내 옆에 살아있다는게 좋았다.○지금도 가끔 기억 속으로라도 손을 내밀어 안쓰럽게 어루만져주고 싶은 얼굴이었다.
내 책 기준, 96쇄에 빛나는 작품.이 책의 주인공인 ˝찰스 스트릭랜드˝는 폴 고갱을 떠올리게한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부동산 중개인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겠다며 가정에서 나오고, 더크 스트로브 부부와 엮히고 고생하다가 타히티에 정착하여 말년에 많은 그림을 남기고 죽는다. 죽고난 후 천재로 인정받은 작가를 돌아보며 쓴 글, 같은 느낌의 소설.[달과 6펜스]라는 작품명이 독특한데,달을 동경하기 바빠 발밑에 떨어진 6펜스도 못 본다, 라는 의미에 가깝다는데,글쎄 6펜스보다는 달을 동경하는 게 낫지않나?6펜스보다 달에 눈이 가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핵심질문은,그럼 과연 (그 고난한 삶 속에서) 그는 결국 무엇을 얻었는가?그는 인생을 망친건가?자기가 바라는 것을 한다는 것.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그게 대답에 가깝겠지.공교롭게 내 책장에는 폴 고갱 전기가 있다.다음 책으로 그 책을 재독할 생각이다.